이윽고 약속 시간. 지정된 비지니스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바로, 엘레베이터 홀에 그녀로 보이는 여성이 눈에 보였다.
깊숙히 눌러쓴 모자와 마스크, 두꺼운 니트 스웨터에 타이트한 데님바지. 모두 미리 알려준 모습 그대로다.
“처음 뵙겠습니다. 연락주신..” 천천히 다가가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본다. 그런데 “어??” 내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어째선지 몹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그녀.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닌 오히려 마치 오랜만에 친구와 우연히 마주친 듯한 느낌이었다. “왜 그러세요?” 궁금함을 못견디고 물어보니 그녀는 이내 ‘아뇨’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죄송해요. 갑자기 말을 거셔서 조금 놀라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