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약관이 헌법에 우선한다' 주장...채권추심 심각성 드러나

현대캐피탈의 한 채권추심원이 '약관이 헌법에 우선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으로 현대캐피탈이 벌이고 있는 채권추심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특히 이같은 발언은 소비자 보호 원칙을 무시할 뿐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마저 침해할 우려가 있어 향후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P씨는 지난 5월 현대캐피탈 드림론 카드 할부 대금 일부를 연체해 현대캐피탈 강서채권추심팀의 추심원으로부터 자동차를 가압류 당했다. P씨는 이달 5일 모든 금액을 변제하고 회원을 탈퇴한 후 가압류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캐피탈 측은 비용을 P씨가 부담해야만 가압류를 풀수 있다고 답했다. P씨는 "현재 현대캐피탈과 아무 관계가 없는 상황이며 채무관계도 없는데 개인의 사유 재산에 가압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약관에 그러한 조항이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P씨가 비용은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P씨가 "그렇다면 현재 현대캐피탈과는 어떠한 채무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사유 재산에 가압류가 존재하는 것은 헌법에 정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하자 현대캐피탈측은 "약관은 당사자의 계약이기 때문에 재산권에 우선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헌법은 국민 생활의 지도 이념이며 모든 법에 우선한다"며 "약관이 헌법보다 우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 민법의 재산관련 법규에 대해서는 거래 당사자간의 계약이 법에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계약이 아무리 우선한다해도 불합리하거나 계약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약관의 경우 무효"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사 등 타 금융사의 경우 가압류의 원인이 종료되면 회사측이 비용을 부담하고 가압류를 풀어주고 있다. 보험사의 법제팀의 한 관계자는 "가압류는 회사가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차원에서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무자가 책임을 다하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압류를 푼다"고 설명했다. 한편 P씨는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에 현대캐피탈이 부당하게 자동차 가압류를 풀지않고 있다는 등을 기본으로 한 내용의 진정서를 낸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금감원이 현대캐피탈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스탁데일리 2004-10-08 14:44] 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