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흰자가 좌우(左右), 상하(上下)에 나타나는 것을 삼백안(三白眼) 또는 사백안(四白眼)이 라고 한다. 상삼백안(上三白眼)은 정면을 바라볼 때 까만 눈동자의 좌우와 위쪽 흰자위가 드 러나는 눈을 뜻한다.
고전 관상학에서 상삼백안은 성격이 거만하고 고집이 세며, 성정이 난폭하고 괴팍한 면이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부욕과 냉정함이 있다고 본다.
상삼백안은 세상의 규칙이나 상식을 거부하는 반항심이 강하다. 규율을 거부하고 무모한 도전을 일삼다가 스스로 화를 자초하여 집 밖에서 비명횡사한다고 했다. ‘객사상(客死相)’이라는 것인데 그 정도로 파격적이고 예측불가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했다.
현대적 관점에서도 교통사고, 조난, 폭력 등 갑작스러운 외상을 조심해야 하는 관상으로 보면 된다.
상(上)삼백안에는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인간이 공포심을 강하게 느낄 때도 상삼백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상학에서는 놀란 토끼눈이라고 하는 ‘경안(驚眼)’에 해당하는 눈이다.
생존을 위한 신체적 방어기제로 위협이 어디서 오는지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눈을 둘러싼 근육을 최대한 확장하게 된다. 동료를 향해 눈을 크게 떠 흰자위를 많이 노출시키는 것은 말로 경고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집단 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위험이 닥쳤음을 빠르게 전파하는 시각적 신호 역할을 한다.
일시적인 공포 반응을 넘어 정신 질환을 갖고 있거나 무속인에게서 상삼백안이나 사백안처럼 위쪽 흰자위가 항상 드러나는 현상이 관찰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만성적 각성과 뇌의 통제력 상실정신 장애(조증, 급성 조현병, 심한 정신증적 흥분 상태)를 겪는 환자들에게서 상삼백안이 고착화되어 나타나는 이유는 뇌와 신경계의 이상 항진 때문이다.
극심한 불안, 망상, 분노, 조증 상태에 빠진 뇌는 마주한 현실을 온통 '비상사태(공포·위협)'로 인식한다. 이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지속해서 분비되어 눈을 크게 뜨게 만드는 근육(상안검거근)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수축한다.
전두엽과 같은 뇌의 중추 기능이 저하되면 감정 조절뿐만 아니라 안구 운동을 통제하는 능력도 상실된다. 이로 인해 초점을 잃은 채 눈이 아래로 처지거나,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눈을 고정하여 치켜뜨는 과정에서 상삼백안의 형태가 고정된다.
세상을 향한 극도의 적대감이나 피해망상증이 발동하면 상대를 압도하거나 방어하려는 ‘포식자적 시선(Predatore gaze)’을 유지하느라 윗눈꺼풀을 비정상적으로 들어 올리게 되는 것이다.
신내림을 받았거나 접신(빙의) 상태의 무속인들에게서 상삼백안이 자주 관찰되는 것은 의식 상태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이 있다.
무당이 굿을 하거나 신을 받아들일 때, 뇌는 일상적인 이성적 상태를 벗어나 일종의 최면이나 트랜스(Trance) 상태에 진입한다. 이때 눈의 초점이 흐려지고 안구가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자연스럽게 위쪽 흰자위가 노출된다.
관상학에서 ‘검은 동자’는 인간 본연의 정신을 뜻한다. 무속 신앙에서는 신(神)이 몸에 들어오면 인간의 본성(검은 동자)가 밑으로 가라앉고 억눌린다고 본다. 이로 인해 위쪽 흰자위가 드러나 눈빛이 인간의 모습이 아닌 섬뜩하고 기괴하게 변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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