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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미로(迷路)-4
지반이 붕괴되면서 추락한 각 파의 수장들과 연남삼수등은
무려 백여 장이나 지나서야 바닥에 떨어졌다.
[퍼벙. 풍덩. 풍덩...]
그들이 추락한 곳의 바닥은 다행히도 딱딱한 암반이 아니라
지하수로였다. 무너져 내린 지반이 먼저 수면을 강타하고
순서대로 떨어진 각 파의 수장, 연남삼수등은 백여 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져 물 속에 들어갈 때 큰 충격을 입었다. 또
한 지하수의 유속은 너무나 빨라 그들은 물결을 따라 떠내려
갔다. 지하수의 양옆에는 수십 장의 높이의 암벽이 있었고
물 속에 빠지는 바람에 횃불이 꺼져 사람들은 어둠과 빠른
유속의 지하수를 동시에 싸워야 했다. 악삼은 물 속에 들어
가는 충격을 받아 잠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폐 속에 들어온
차가운 지하수덕분에 숨쉬기 곤란했다. 또한 수면에 부딪
치며 받은 강한 충격이 진기를 흩으러 버리면서 내상을 입게
했다. 악삼은 일단 정신을 차리고는 수면위로 얼굴을 내밀
고는 폐 속에 들어간 물을 토해냈다. 악삼은 깊은 어둠에
빠져 거대한 격류소리만 들리는 지하수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일단, 야안(夜眼)을 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하수면과 부
딪힐 때 입은 내상이 야안을 운용할 진기조차 모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심한 격류에 휘말린 악삼은 세찬 격류에 저항하
지 않고 물 흐르는 데로 몸을 맡기고는 태을지 내공편의 후
반에 있는 운기요상법을 사용해 내상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지하수의 격류에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겨 체력의 손실을
죽인 악삼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내상을 완치는 하지 못했
었지만 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정도까지 치료를 마칠 수 있
었다. 악삼은 진기를 움직일 수 있자 바로 야안을 운용해
주변을 확인했다. 세찬 격랑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생존유무
를 알 수 없었던 악삼은 야안을 운용해 다른 사람들을 찾으
려 했다. 그러나, 지하수의 세찬 격류는 개개인의 위치를
전혀 다른 곳으로 몰아넣어 버린 후였다. 악삼은 끈질기게
야안을 운용해 심한 격랑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얼마 후 악삼은 격랑 속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희끄무레한 물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악삼은 격
류를 조심스럽게 타면서 그 장소로 천천히 움직였고 그 물체
가 옷가지임을 확인했다. 악삼은 내공을 운용해 격랑을 후
려치며 옷가지가 있는 곳으로 나갔고, 그 옷가지가 한 여인임
을 알게 되었다. 악삼은 상대가 여인임이 확인되자 안색이
변해버렸다. 일행 중에서 여인은 단 셋으로 비연자 목추영
과 오독문의 갈운영, 악소채였고 하나같이 악삼에게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비연자 목추영은 악삼이 10년 간 태을궁에
서 수련할 때 남모르게 도와준 인물이었고, 악소채는 누나와
다름없는 한 가족인 사람이었다. 또한, 갈운영은 어머니를
연상하게 만드는 데다 황당하게 얻은 여동생이었으므로 악삼
의 안색은 창백하다못해 시퍼렇게 죽어버렸다. 악삼을 내
력을 모아 태을지의 후반에 있는 역기행공(逆氣行功)을 운용
했다. 역기행공은 정상적인 운공법이 아닌 편격의 무학으
로 내력이 부족할 때 진기를 역으로 운용해 강력한 내력을
만드는 수법이었다. 정상적인 길로 가면 십 년이 걸릴 길
을 옆으로 가면 단 일년 안에 갈 수 있듯 역기행공은 여타
내공과는 그 내력의 운용법이 전혀 달랐다. 그러나 편격으
로 가는 길은 나중에 위험이 닥치듯이 역기행공도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역기행공의 부작용은 한 번 사용하면 심한
고열과 탈수증세를 일으키며 원정의 일부를 손실돼고 최소한
십여 일 동안 내공이나 무공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만
약, 10여일 이내에 무리하게 무공을 사용하다가는 주화입마의
위험을 면할 수가 없는 위험한 내공운행이 역기행공이었다.
또한 악삼이 역기행공을 사용하기 전에 내상을 입었기에 그
위험은 더욱 높았다.
악삼이 역기행공을 운용하자 단전에 남아 있던 미약한 진기
는 바로 단전에서 빠르게 회전을 하며 세 개로 나누어지더니
혈도가 아닌 골수로 들어갔다. 골수에 들어간 세 진기중에
큰 것은 바로 두개골을 향해 달려가더니 골수에서 천령혈로
이동했고 두 개의 작은 진기는 악삼의 양 발바닥을 향해 달
려가더니 용천혈로 이동했다. 용천혈에 도달한 두 진기는
바로 족소음경(足少陰經), 족태음경(足太陰經), 족양명경(足陽
明經)을 통해 바로 단전을 향해 올라갔다. 용천에서 시작할
때만 해도 미약한 진력은 회오리처럼 회전하며 각 혈을 지나
가며 기하급수적으로 내력이 강화됐다. 또한 천령혈에서 시
작한 진기도 용천혈에서 시작한 진기와 마찬가지 회오리처럼
돌면서 임독양맥을 바로 통과하며 단전을 향해 달려갔다. 단
전에 모인 진기는 융합을 하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원적
(本元的) 잠력(潛力)을 끌어내 버렸다. 악삼은 강력한 내력
이 모이자 수면을 박차고 허공으로 날아 수면위에 떠있는 여
인을 향해 날아갔다. 악삼은 창응박토의 신법으로 독수리가
토끼를 채가듯 수면에 죽은 듯이 엎어진 채 둥둥 떠있는 여
인을 잡아채고는 바로 지하수로의 벽면을 향해 날아갔다.
악삼은 계곡을 뛰어다니는 산양처럼 벽을 차면서 위를 향해
날아갔다. 악삼은 무려 이십 여장이나 되는 절벽을 단 세
번만 박차고 올라갔다. 악삼은 절벽의 상부에 안전해 보이
는 지역으로 가서 여인을 내려놓으며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알
게 되었다. 그 녀는 운남오독문의 사갈미인 갈운영이었다.
악삼은 급히 손가락을 갈운영의 코밑에 대어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이런... 숨을 안 쉬잖아!"
악삼은 갈운영의 아래 배에 손바닥을 대고 내공을 넣어 내리
눌렀다.
"컥!"
악삼의 태을진기는 갈운영의 신체에 들어가 단전을 흔들어
갈운영의 내력을 움직여 움직이지 않는 심장에 충격을 주면
서 막힌 기도를 뚫고는 입을 통해 나왔다. 갈운영의 막힌
기도가 뚫리면서 폐 속에 들어간 물을 토해냈다. 기도가
뚫리면서 들어온 신선한 공기는 충격을 받은 심장이 힘차게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갈운영은 한동안 물을
토하고는 잠시 눈을 깜박이다 다시 의식을 잃어버렸고 악삼
은 그녀의 맥을 잡아 보고는 한도의 한숨을 내셨다.
"다행이군...."
갈운영이 피로를 이기지 못해 의식을 잃고 휴식에 들어가자
악삼은 자리에 앉아 토납좌공을 하기 시작했다. 악삼은 역
기행공으로 인해 일시간에 강력한 내공을 얻었지만 이 내력
이 떨어지면 무려 십일간 꼼짝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
다. 다행히 역기행공으로 얻은 진기가 4할 이상이 남아 있
자 악삼은 그 진기를 이용해 토납좌공을 하면서 내공요상을
병행할 생각을 했다.
'잘하면 원정이 큰 손실을 입지 않아도 되겠군. 이 내력이라
면 운공요상으로 내상은 완치가 가능하겠어. 그나마 이 진기
를 역으로 운행하는 역기행공법을 하지 않은게 천만의 행운
이었다. 이 내력으로 치료와 토납을 병행하면 부작용이 없겠
군.'
악삼은 눈을 감고 역기행공으로 발생한 격렬하고 불순한 내
력을 순수하게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순수해진
내력으로 운공요상에 들어갔다.
갈운영이 정신을 차린 것은 근 여섯 시진이상이 지난 후였다.
갈운영은 서서히 눈을 뜨고는 주변을 확인했다. 그녀의
내력은 아직 야안을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밀림이 많은
운남 출신답게 어둠에 금방 익숙해 졌다. 갈운영은 주변을
두리번대다 좌공을 하고 있는 악삼을 발견했다.
"아니!, 악삼 오라버니잖아... 그럼 나를 또 구해준 거구나."
갈운영은 지하수로에서 정신을 잃은 것을 기억해 내고는 자
신을 악삼이 또 구해준 것을 알아챘다. 갈운영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자신을 구해준 악삼에 대해 말하기 힘든
감동을 느꼈다. 갈운영은 악삼이 운공을 끝낼 때까지 호법
을 서기로 마음먹고 주변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갈운영이
깨어나고 반시진이 흘러서 야 악삼은 운공을 모두 마칠 수가
있었다. 악삼의 두 눈이 떠지자 새파란 섬광이 찰라에 나
타났다가 사라졌다.
"악 가가!"
악삼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갈운영이 뛰어오면서 자신을 향해
가가라고 부르자 그만 자신도 모르게 안색이 굳고 말았다.
가가라는 호칭은 여동생이 오빠를 부르는 호칭이지만 그보
다 미혼의 여성이 연상의 연인을 부를 때 사용했기에 악삼의
안색이 굳어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 갈 소저 무사했구려."
악삼의 굳은 목소리를 들은 갈운영의 안색은 굳어졌다. 갈
운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악삼을 노려보다 흐느끼기 시작했다.
악삼은 갈운영의 다채로운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당황해버
렸다. 갈운영의 눈동자에 눈물이 흐르자 악삼은 더욱 당황
해 어찌할 바를 찾지 못했다.
"아니... 갈 소저 왜 그러십니까?"
"흑... 흑..."
"제가 무엇을 잘못했다면 고칠 테니 말을 하시오."
"뛰어난 무예와 훌륭한 인품을 가진 악 소협이 미천한 소녀
에게 무슨 죄를 지었겠습니까. 다만 이 어리석은 계집은 악
소협의 그런 흉금도 모르고 무례하게 행동을 했으니 제가 잘
못을 한 것이죠. 흑... 흑..."
악삼은 갈운영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
인지 알 수 있었다.
"에... 여... 영매, 울지 말고 이 오빠 말을 들어.."
"방금 소녀를 영매라고 부르셨죠. 분명히 영매라고요."
"그... 래..."
"꺄아악, 악 가가, 그래 무슨 말을 하실 거죠. 어서 말하세요."
눈물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갈운영의 얼굴에서 사라져버렸
고 웃음꽃이 만발하자 악삼은 그녀가 정말로 운 것인지 궁금
해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을 운남오독문의 인물
이 봤다면 놀라서 입을 벌리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악삼은 짐
작하지 못했다. 사갈미인이나 뛰어난 재녀라는 소리를 들
으며 운남오독문에서 싸늘하지만 당차고 우아하면서도 깊은
속정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갈운영이 악삼에게 이런 행동
을 하는 것은 그녀 자신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영매는 언제 일어났지."
"소매는 오빠보다 반 시진 정도 더 일찍 일어났어요."
"흠, 그렇다면 지하수로에서 빠져나온 지 대략 일곱 시진이
흘렀다는 이야기이군."
"일곱 시진이라고요... 그래서 배가 고픈 것이군요."
"이런... 이 어둠도 문제지만 식량이 더 급한 일이군."
악삼은 야안을 사용해 주변을 흩어 보다가 작은 동굴을 발견
하고 일어서려 했다. 그런데 악삼이 일어서는 순간 악전이
준 마대를 묶어 논 줄이 풀리면서 어깨에서 풀려 바닥에 떨
어졌다. 악삼은 마대가 풀려졌음에도 한 덩어리로 유지하고
있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마대를 풀어보자 그 속에는 뜻
밖에도 물개가죽으로 만든 큰 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이건 방수가 되는 물개가죽으로 만든 것이군... 그럼 그는 지
하수로에 빠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악삼은 물개가죽 주머니를 묶은 줄을 풀어 안에 들어있는 내
용물을 바닥에 풀어냈다. 물개가죽 주머니에는 수십 장이
넘는 화섭자와 기름이 들어있는 대나무 통 2개, 기름 먹힌 천
이 말린 작대기, 즉 횃불이 3개, 건량과 수통, 지하미로가 그
려진 지도와 편지가 들어있었다.
"허, 필요한 것은 다 있군."
"악 가가, 이걸 준 사람은 악전이라는 인물이었죠."
"영매의 말대로 악전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줬지."
"악 가가의 말 속에 묘한 어감이 있군요. 악전이라 불린다...
그럼 악전의 탈을 썻다는 이야기인데... 변장을 하거나 인피면
구를 쓴 표식이 없었어요."
"물론, 그 얼굴이 맨 얼굴이지."
"악 가가의 말은 무척 어렵군요."
"일단 이 편지부터 확인하자꾸나."
악삼은 화섭자를 사용해 횃불에 불을 붙이고는 편지를 꺼내
보았다.
[삼아, 네가 마대 안에 있는 가죽 주머니를 보면서 분명히 내
가 이번 사태에 한 목한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네가 내 정체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
니 15년전에 내가 너를 업고 표차를 향해 갈 때 네가 깨어있
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너에게 손을 쓰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서였다. 물론 지금이야 네 무공이
나를 능가하니 불가능하지만 지난 십 년 동안은 가능했었다.
하지만 내가 그러지 아니한 것은 내 정체가 드러나 죽는 것
을 원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를 파견한 가문
에 대한 내 분노의 표시였다. 내 본명은 능풍이다. 그리고 내
가문은 산동육가문이다....]
"아니... 육능풍이라면..."
갈운영은 육능풍이 악삼에게 보낸 편지 속에 나온 육능풍이
라는 이름을 보고는 놀라 외쳤다. 악삼은 갈운영의 반응에
의문을 가졌다. 악삼은 아무런 말도 없이 물끄러미 갈운영
을 처다 보았다. 갈운영은 악삼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악 가가, 육능풍은 산동육가문 문주의 서자에요."
"그 정도인데 운남성에 있던 영매가 정 반대에 있는 산동성
의 한 인물을 안다는 것이 이상하군."
"풋, 악가가의 말이 옳아요. 제가 육능풍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듯이 강호의 여러 사람들이 육능풍을 알고 있어요."
"그건 더욱 이상한 이야기이군. 갈수록 오리무중이야, 영매..."
"네, 자세히 말해들이게요. 5년 전에 산동육가문 문주의 서자
인 육능풍이 육가에서 비밀리에 소장하고 있던 한 비급을 가
지고 도망쳤다는 소문이 강호에 은밀하게 나돌았어요. 그리고
그 비급이 전설로 내려오던 광풍난도(狂風亂刀)라는 말이 나
돌자 강호에서 내노라 하는 인물들이 육능풍을 추적했지요.
그런데 5년이 지나서 이곳에서 보는군요."
"육능풍은 15년 전부터 태을궁에 있었다."
"그럼..."
"산동육가문이 유언비어(流言蜚語)를 퍼트린 것이다. 그들은
최소한 세 가지 뜻을 가지고 유포시킨 거다."
"세 가지요... 음... 첫 째는 육능풍이 제어가 힘들어 지니까
새로운 약점을 만들어 쉽게 제어하려는 것이죠."
"그래. 이 편지의 중간에 있듯이 육능풍을 간자로 써먹기 위
해 산동육가문의 문주가 사용한 치졸한 함정을 한 번 더 만
든 것이지. 물론 육능풍이 그만큼 육가문과 반목이 심하다는
이야기이지."
"둘 째는 육능풍이 정체가 들키는 일이 생겨도 육가문에서는
발뺌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군요. 진짜 육능풍은 15
년 전에 악가에 침투했지만 강호에 알려진 것은 5년 전에 비
급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돼 있으니 까요."
"영매야, 말로 정말 뛰어나군."
"세 번째는 혹시 육능풍이 도망을 갔을 때 자기 손으로 처리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손으로 처리하려는 것인가요?"
"물론, 그런 뜻도 있어. 하지만 육가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은 다른 것이야. 바로 육능풍이 지금 어디로 움직이는가를 알
고 싶은 것이지. 육능풍이 움직이는 곳에는 육가문이 원하는
매력적인 물건이 있다는 것이지."
"그 물건이 무언지 아세요? 그리고 그걸 어떻게 짐작하셨어
요?"
"그 물건을 노리고 온 문파가 있잖아."
"사해방이요?"
갈운영이 두 눈이 동그래지며 반문하자 악삼은 그 모습이 귀
여웠던지 그만 미소를 던지고 말았다.
"사해방은 그야말로 몇 사람만 알고 있는 문파였어. 그런 문
파가 왜 많은 인력을 투입해 정체가 드러날 위험마저 감수하
면서 말이다."
"그렇군요."
"나 역시 이 편지가 있기에 어느 정도의 추론이 가능한 것이
다."
"그런데, 악 가가 육가문에서 육능풍의 위치를 알려고 그런
위험 부담이 되는 소문을 퍼트렸을까요?"
"그래. 육가문이 소문을 퍼트려야 할 정도로 몰고간 인물이
있다는 것이지."
"그건 무슨 말씀이에요?"
"난 그 소문이 왜 하필 5년 전인가 하는 것에 의문이 간다."
"5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있었다. 그 때 악가는 100명이 넘는 고수 급 인물이 나타났
고 당장 나를 비롯해 일곱 사람에게 사부가 생긴 날이다. 더
정확히는 육능풍에게 비호리 제갈사라는 사부가 생긴 것이
다."
악삼은 사부인 악풍이 생각났다. 악삼은 사부인 악풍이 사
망한 것을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악삼은 오년지약이
깨져 나가고 많은 생명이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떨어지게
만든 음모의 원흉이 누구인지 알았다. 악삼은 편지의 남은
부분을 잃어 나갔다. 편지 안에는 육능풍이 왜 간자가 됐
는지 써 있었고 오년지약이 깨져나가게 각 파의 수장들을 불
러 모은 것이 제갈사라는 것이 나와 있었다. 그런데 편지의
남은 부분이 악삼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히 무당파와 절강여가에는 첩지
를 보내지 않았는데 도착한 것이다. 그것은 사부인 제갈사마
저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나는 무당파의 간자가 악가의 일곱
기재들 중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절강여가의 등장
은 가장 이해를 하지 못할 내용이니 나중에 네가 한 번 알아
보도록 해라. 마지막으로 태을궁에 도착했던 황 노사는 가짜
다. 나는 백변음사가 만든 인피면구를 얻기 전에 그 자에게
목갑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목갑에는 변용술에 대한 모든
것이 집약돼 있었기에 나는 심심풀이로 그 것을 모두 배웠다.
내 눈에 보인 황 노사의 얼굴은 인피면구였다. 아마 그자는
사해방의 인물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악중악은 본인이
맞다. 아마도 사해방에 입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지닌
무예로 보건데 사해방의 네 방주 중에 한 사람의 제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몇 마디를 하겠다. 첫
째는 제갈사와 싸울 일이 있다면 최소한 3번 이상은 숙고하
고 싸우도록 해라. 그에겐 많은 정보망과 사람을 속이는 높은
기만술의 대가이지만 지닌 무공이 얼마인지 전혀 알려지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마지막 두 번째는 나는 너를 무척 좋아한다
는 것이다. 그래서 네 사부인 악 노사가 죽음의 길로 가는데
도 같이 남은 황 노사가 가짜라는 것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제갈 사부 역시 황 노사가 가짜인 것을 눈치채고 있다고 느
꼈기에 나는 더욱 말을 못했다. 단지 이 것을 변명으로 받아
들여도 좋다. 지하미로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남겼으니
무사히 벗어나갈 빌겠다. 그리고 이 지하미로를 통과해도 절
대로 산동악가에는 돌아가서는 안 된다. 나중에 네가 악 노사
정도의 고수 3인의 합공을 받아낼 정도라 여길 때 악가가 돌
아가는 모든 것을 파악하고 오도록 해라. 이건 내 간절한 소
망이다. 이만 글을 줄이마. 언제가 너를 다시 만날 날을 기대
하마.]
악삼은 육능풍이 남긴 글을 몇 번씩 보다가 탄식하고 말았다.
악삼이 탄식하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단지 제갈사가
음모의 주역이고 사부인 악풍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것
은 사해방이라는 단순한 수식이 아니라 또 다른 음모의 조연
이 깔려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갈운영도 악삼이 본 편지를
받아서 몇 번이나 보면서 깊은 생각에 젖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고맙습니다
즐감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재미있어요
즐독입니다
즐독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
즐독 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육능표의 서신 스승의 죽음 음모들 악삼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이랍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