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讀>다섯분의 은사

은사(恩師)는,
가르침의 은혜를 베풀어준
스승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은 많아도
가르침을 주시는 은사는 귀하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동물이다.
때문에
교육이 없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못하면,
본능대로 사는 동물적존재가 된다.
동물적 존재인 인간은
가르침,
즉
교육을 통해 인격적존재로 바뀐다.
비로소
교양인, 문화인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교육은,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 있다.

지금은
공교육인 학교교육은 사교육으로 붕괴됐고
가정교육은
핵가족시대로 소멸됐다.
그래서
고등학교까지의 의무교육은 받았지만
기본이 안된 인간들이 많다.
여기서
기본은 사람됨을 말한다.

동물적존재인 인간을
인격적존재로 키워주는 것은
스승,
즉 은사들의 가르침이다.
‘세살적 버릇이 여든까지간다’ 는 격언은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은,
어렸을 때 받은 교육으로 일생을 살게된다.

그래서 제대로된,
좋은교육은 필수다.
지금 80대중반을 살고있는 나는
내가 받았던 교육이
일생동안 관철됐고,
그 교육내용에 따라 살아왔다는 것을
재삼 절감하고 있다.
인간에게
교육을 그렇게 중요하다.
내게는
다섯분의 은사가 계셨다.
이렇게 나이가 많은데도
그분들에 대한 기억은 또렷하며
내가
그분들에게 무엇을 배웠는지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 가르침들은
그렇게 강열한것이었고
지금도 살아있는 힘으로 느끼고 있다.
스승이 없는시대에
은사들을
회고하는 것은 그래서 필요하다.
그들의
고귀한정신과 가르침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그때는
6년제인 중학교 입시를 위해
우리들은 방과후에 별도로
담임선생님과 함께
중학교입시를 위한 공부를 했었다.
한기복(韓基福) 선생님.
학원이 없던때 였기에
방과후의 공부는 더없이 중요했다.
선생님은
성실함과 열의로
우리들을 공부시켰으며
모르면 알때까지 설명을 되풀이 했다.
나는 지금도
한기복선생님의 열의와 성실함을
잘 기억하고 있으며
그게 얼마나
큰 덕목이었는지를 깨닫고 배웠다.
그리고
중하교 1학년때,
담임인 박달근(朴達根) 선생님은
한문담당이었다.

그분이
칠판에 써 내려가는 한자들은
그대로 명필이었다.
그분은
마지막남은 조선선비셨다.
고결한 인품,
성의를 다하는 강의,
풍부한 지식은 우리들을 압도했다.
지금도
박달근선생님을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정말 훌륭한 은사였다.

고3때의 담임은 신범식(申範植) 선생님.
농구선수 출신의 키가큰 분이였고
발이 너무커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농구화를 신어야 했다.
당당과목은 지리.
그분은
백묵을잡고 칠판앞에서면
지도없이
세계모든 나라의 국경선을 정확히 그렸다.
우리들은
그 실력에 감탄했고,
압도당했고, 존경했다.
그때
나는 인간에게있어
‘전문성’ 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생각은
일생동안 나의 길라잡이가 되기도했다.

대학교에서는,
사회학담당의 양회수(會水) 교수님을 만났다.
그분은 베토벤의 대가였다.
나는 그분을 통해
서양고전음악에 대해 깊이 이해했으며
특히
베토벤음악에 대해
소양을 가질수 있었다.
지금 내가
목관클라리넷과 첼로를 가지고 있는것도
그분의 영향이기도 하다.
전공이외의
자기분야를 가진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사는것이며
나는 양회수 교수님을 통해 그것을 배웠다.
대학원에서는
박창환(朴昌煥) 교수님의 지도를 받았다.
그때 그분은
헬라어에서는 독보적 존재였으며
최초의 헬리어 교본을 쓰기도했다.

나는 그분을 통해
‘학문하는자세’에 대해 배웠다.
그분은 학자중 학자였다.
그분의 영향으로
나는 지금도 평생학문인 문화사를 공부하고 있다.
특히 고인류학 분야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사피엔스종의
진화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정말
흥미진진한 분야이며
전문서적도 60여권 가지고 있다.
사람이 나이들어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계속해서
공부할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지금도
책을읽고, 공부하고, 글을쓰고
블로그를 운용하는 것은
이 다섯분 은사들의 가르침이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다.
그래서
사람은 은사를 만나야하다.
스승이 귀한 시대이기는 하지만,
잘 찾아보면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다른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는것이 깨달음의 힘이다.
ㅡ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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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다는 말은 옛말이 되고 은사의 멱살을 잡는 자가 생긴 세상이니 한탄 스럽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