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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암도풍운(暗道風韻)-1
지하미로의 입구를 통해 강력한 폭발음이 들려오자 장 총사
의 입술은 기묘한 궤적을 그리며 실룩거렸다. 지하미로의
입구는 강한 화약냄새와 먼지, 돌풍과 함께 수십 여명의 이화
당의 무인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먼지를 뒤 덥고 나
온 그들은 하나같이 상처를 입고 있었고 장 총사는 가마 안
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마지막에 나온 이화당의 당주
는 장 총사가 타고 있는 가마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그
의 전신은 자잘한 상처와 먼지로 가득했고 그슬린 머리카락
사이에 화상을 입어 부풀어 오른 피부가 보였다.
"죄를 청합니다. 총사!"
"무슨 잘못을 했기에 스스로 죄를 청하시는 것입니까? 이화
당주."
"명령을 이행치 못하고 큰 피해마저 입었습니다."
"다행이군요. 스스로 지은 죄를 안다니 더 이상 추궁하지는
않겠습니다."
"총사!"
"지금 죄를 따질 시간은 없습니다. 본 방이 역대로 사업을 벌
여 왔지만 오늘 같은 손실은 없었습니다. 현재 중요한 것은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공을 세워 실수를 덮으라는 총사의 말씀을 뼈에 새기리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추적하는 인물 중의 한 명에게 우리 모
두의 목숨보다 더 큰 보물이 있습니다. 그것만 찾아내면 오히
려 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세 당주들은 빠른 시간 안에 남은
전력을 정비해서 그들을 추적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건양당과 곤음당, 이화당의 세 당주는 총사의 명령을 이행하
기 위해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자신의 수하를
찾아내 새로이 조직을 짜고 부상자는 따로 분류해 태을궁에
있는 한 건물에 모이게 해서 치료를 받게 만들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세 당의 인물들을 보던 장 총사는 가마 옆에 서 있
던 목도렴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목호법, 저 정도 타격이라면 세 당은 거의 괴멸됐다고 봐도
정확하겠죠."
"그렇습니다. 총사."
"하아~, 내 손으로 본 방의 수하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어야 하
다니..."
"괴로운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
니다. 건양당과 곤음당은 남해방주의 직속수하들이고 이화당
은 북해방주의 주구입니다."
"휴~, 처음부터 잘못되었어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네 방
파가 하나로 뭉친 것부터 잘못됐고, 30 년마다 대방주를 뽑는
사해대전을 치르는 것도 잘못된 일이에요. 사해대전이 벌어질
때마다 암투로 세력이 격감해 지니 어찌 본 방이 천하를 도
모할 수 있겠어요."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아닙니까."
"흠~, 선위대 대장과 환객은 어떻게 됐을까요?"
"그들이라면 살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겠죠. 특히 악운에 강한 선위대 대장이라면 충분히 살아
있겠죠."
"네, 그러나 살아서는 본 방에 귀환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폭사했기를 바라고 있어요. 내 손으로 죽이고
싶지는 않아요."
"하북벽력당의 벽력화정과 이화당 병력이 가진 화기가 폭발
했으니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 선위대
가 지나온 길을 보면 살아 있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화당이 가진 화기는 신기영(神機營)에서 사용하는 화기지
요. 신기영은 오군영(五軍營), 삼천영(三千營)과 함께 경군삼
대영(京軍三大營)으로 불리며 북경에 주둔하고 있는 중앙군이
죠. 특히, 신기영의 화기는 국가에서 특별하게 취급해 일반에
나올 수가 없는 물건이에요."
"북해방주는 그런 화기를 자유롭게 꺼내 이화당에 무장을 시
킬 정도의 권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목 호법, 나는 그것이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이에요. 하북벽력
당이나 감숙궁가조차 국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그
런 엄청난 화기를 대량으로 구할 수 있을까요?"
"그만큼 북해방주의 신분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세 방주님에 대해선 자세히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북해
방주님 만큼은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과연 황궁의 어떤 실
력자가 신기영의 금수품을 마음대로 빼돌릴 수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어요."
"태을궁에서 도망간 자들 중에 북해방주의 제자가 있다고 환
객이 말했으니, 그를 찾아내면 북해방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가 나올 것입니다."
"그렇군요."
세 당주가 가마를 향해 오자 장 총사와 목도렴은 대화를 멈
췄다. 세 당주는 새로이 전력을 정비하고 부상자는 한 곳
에 모아 치료를 받도록 만들고 다음 명령을 지시 받으러 왔
다.
"총사, 각 당을 새로이 정비했습니다."
"각 당의 전력을 보고하세요."
"네, 건양당부터 보고 드리겠습니다."
"말하세요."
"건양당의 총 인원은 39명입니다. 4명의 향주 중에 3명이 사
망했습니다. 그리고 39명중에 12명이 부상자로 현재 치료중입
니다. 임시로 전투가 가능한 병력 27명을 모아서 한 조직으로
개편했습니다."
"정비가 잘 됐군요. 그 중에 조금이라도 환자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부터는 상당한 기동성과 기밀성을 가진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곤음당 당주도 보고하세요."
"태을궁에 들어온 곤음당의 총 인원 중에 생존자는 13명입니
다. 그러나 13명 모두 부상자이며 현재 치료중입니다. 2명의
향주는 모두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외부감시를 맡은 3향과 4
향은 다른 피해가 하나도 없습니다.."
"불행중 다행이군요. 알았습니다. 이화당은 어떻습니까?"
"이화당은 지하미로에서 17명을 제외하곤 모두 폭사했습니다.
특히 화기를 취급하는 본 당의 특성이 더 많은 희생자를 만
든 것입니다."
"상당한 수가 살아 나왔는데 생존자가 17명이라..."
"지하로에서 나온 생존자 수는 35명입니다. 그러나 품속에 둔
화기가 폭발해 다들 심한 고통 속에 죽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번에 독죽탄(毒竹彈)이라는 신무기를 가지고 나온 것이 큰
참사를 만들었습니다."
"독죽탄?"
"네, 그렇습니다. 폭발과 함께 독이 분출되는 것으로 치명상
을 입히는 신무기입니다.
"허! 그런데 적을 박살낼 신무기가 오히려 사용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화당의 당주는 장 총사의 말속에 숨은 미묘한 운율을 느꼈
다. 그 운율은 비웃음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이화당주는
어리석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찌됐든 자신은 임무를 달성하
지 못했고 대부분의 수하를 잃어버렸기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세 당주는 어렴풋이 장 총사가 원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세 당주는 새로 정비한 조직을 이끌고 태을궁을 떠나 내가
지정한 장소로 가세요."
"아니, 총사! 무슨 말씀인지?"
"그들을 잡아야 합니다. 환객과 해룡단, 선위대는 지하로를
통해 그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나올
예상지점을 찾아내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럼..."
"그렇습니다. 더 이상 태을궁에 있어봐야 아무런 소득이 없습
니다. 지하로는 폭발과 함께 함몰되었으니 그들이 이리로 다
시는 나올 수 없습니다. 이제 그들이 할 수 있는 길은 저 너
머에 있는 출구뿐입니다."
"토끼사냥이군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곤음당주."
"알겠습니다. 총사. 그럼 저희들은 바로 토끼 굴로 가서 함정
을 파고 기다리겠습니다."
"곤음당주는 몇명을 남겨 부상자를 치료하고 시신들을 정리
시키세요."
"네, 총사."
"네가 산세를 읽어본 결과 동굴 출구는 3군데로 압축됐어요.
그 3군데도 정확하게 출구가 어디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니
세 당주는 자신이 맡은 지역에 도착하면 바로 수색에 들어가
세요. 그리고 이화당주는 연락용 폭죽을 두 당주에게 나눠주
세요. 그들을 발견하면 바로 연락해 포위해야 합니다. 더 이
상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네! 총사."
세 당주는 장 총사가 알려준 각 지역을 향해 수하들을 이끌
고 달려갔다. 태을궁은 부상자들이 신음하고 시신들을 정리
하는 을씨년 한 곳으로 변해갔다. 목도렴은 갑자기 가마에
서 들려온 장 총사의 속삭임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교자를 들어라. 태을궁을 떠난다."
"네."
목도렴의 외침이 끝나자 바로 가마는 움직였다. 가마는 태
을궁의 뒤에 버티고 있는 거대한 절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
했다. 건양당과 곤음당, 이화당이 떠나고 그 뒤를 이어 장
총사가 타고 있던 가마마저 사라진 태을궁에는 부상자들의
신음소리만 간간이 흘러나왔다.
악삼은 갈운영과 함께 횃불을 들고 육능풍이 전해준 지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깊고도 깊은 동굴은 구절양장처럼
수없이 꼬여 있어 움직이기 쉽지 않았지만 악삼과 갈운영은
쉬지 않고 전진했다. 그런데 그들 앞에 거대한 석축이 나와
길을 막아서자 갈운영은 당황했다. 그러나 악삼은 오히려
석축을 보고는 기뻐했다.
"악 가가, 길이 막혔는데 왜 좋아하세요?"
"길을 정확하게 왔거든... 그리고 이 지도가 정확하다는 증거
를 찾아서 더 기쁜 것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자~, 지도를 봐. 우리가 있는 곳이 여기다."
"아니, 여긴 길이 막힌 곳이잖아요. 그럼 악 가가는 알면서
이리로 온 것인가요?"
"그래."
"왜요?"
"이 석축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봐라."
악삼의 말을 들은 갈운영은 지도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지도에는 석축으로 막힌 부분에서 3장 너머에 거대한 통로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통로는 직선으로 나있고 가장 빠른 길
이었다.
"영매, 우리는 지하수에 밀려 거의 태을궁 외곽까지 왔어. 문
제는 더 간다면 바로 낭떠러지라 활로가 없다는 것이지. 우리
가 살길은 원래 목적했던 통로로 가는 길 뿐이야. 그리고 식
량도 많지는 않아. 최소한 5일 이내에 이 땅굴 속에서 탈출해
야돼."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 너머에 있는 길은 직선이
라 우리가 엄청나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
요. 하지만 무려 3장이 넘는 석축을 어떻게 지나가요?"
"뚫으면 돼."
"네!"
너무도 간단하게 말하는 악삼에게 갈운영은 반문하고는 고개
를 흔들고 말았다. 그러나 악삼은 석축을 하나하나 관찰하
기 시작했다. 돌과 돌의 위치와 구성, 압축력의 전달점등
역학적 구성을 점검하던 악삼의 안색은 진지했고 두 눈은 개
미다리라도 찾아낼 듯이 세심하게 움직였다. 근 반 시진이
라는 시간이 지날 동안 악삼이 석축만 바라보자 갈운영은 서
서히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갈운영은 이만 되돌
아가자 라고 말하려 할 때, 갑자기 악삼이 소리치며 일어났
다.
"찾았다."
"네, 무엇을 찾았다는 것이에요?"
"뚫어도 무너지지 않는 지점."
"그런 데가 어디 있어요? 석축이라는 것 하나만 빠져도 붕괴
의 위험이 있는 것인데..."
"잘봐. 이 돌들이 묘하게 연결돼 있지."
악삼은 석축을 구성한 돌들이 구름다리처럼 연결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갈운영은 그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무지개 다리!"
"그래, 맞았어. 힘은 분배와 균형을 잡으면 직하중(直荷重)도
횡력(橫力)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여기서부터 돌을 빼내기
시작하면 이 석축은 형상을 유지한다. 그동안 흙을 파내면 3
장 정도는 반나절 안에 돌파할 수 있다."
"악 가가는 이런 것을 언제 배우신 거죠?"
"내가 배운 모든 것은 사부님이 가르쳐 준거다."
"악 가가의 사부는 묵창 악 노사잖아요. 악 노사는 창의 달인
으로는 유명했지만..."
"사부님은 창술의 달인이지만 그 전엔 학문을 연구하던 선비
였다. 특히 유학 따위가 아닌 실용학문을 전문으로 하셨지.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내보인 적이 없으
셨다."
"놀랍군요...."
"자~, 영매는 뒤로 물러나 있어라."
악풍은 창을 들고는 내력을 모아 석축을 노려보았다. 창두
에 악삼의 내공이 모이기 시작하자 새하얀 안개같은 기류가
생성되었다. 악삼은 창두에 기가 유형화되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악삼의 내공은 진기를 유형화시키는 경지에는 도달
해 있었지만 그 것은 내공을 7할 이상을 뽑아 내야만 가능했
었다. 그런데 내공의 5할도 꺼내지 않았는데 기가 유형화됐
으니 악삼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악삼은 서서히 내공을
높여가며 정신을 창두에 집중했다. 악삼이 내공을 주입할
수록 창두에 서린 기를 더욱 짙어져 갔고 내공의 8할 이상이
창두에 집중되자 창명(槍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웅. 웅. 웅.]
창명이 흘러나오자 악삼은 창두에 더 이상의 내력을 주입하
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악삼은 더욱 창두에 집중하면서
태을진결을 암송했다. 그러던 중에 태을진결 후반에 있는
응축(凝縮)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창과 악삼은 하나가 됐
다. 악삼의 전 공력이 창두에 집중되었으나 창두는 폭파되
지 않았고 갑자기 안개처럼 서린 유형화 된 기가 한 순간에
창두에 빨려 들어갔다. 안개처럼 서린 기가 사라지더니 창
두에서 갑자기 강한 빛을 뿜어내며 푸른색으로 빛나는 강기
가 한자 길이로 튀어 나왔다.
'이것이 진정한 강기( 氣)구나. 유형화 된 기를 압축시켜 만
드는 것이었어. 그런데 왜 네 내공이 급증한 것이지...'
악삼은 강기를 보면서 자신의 공력이 급증한 이유를 찾고 있
었다. 그러나, 악삼의 행동을 보고만 있던 갈운영은 악삼
이 강기를 만들어내자 놀라움에 빠져 입을 벌렸다. 특히 남
궁경홍처럼 초식의 힘을 빌려 만든 강기와 달리 악삼이 내뿜
은 진정한 강기를 사용할 정도의 무력을 가진 자는 그야말로
극소수로 십대고수나 그에 버금가는 몇 명의 인물들뿐이었으
니 갈운영의 놀라움은 당연했다. 악삼은 강기를 거두고 자
신의 내공이 급증한 이유를 찾다가 그 원인을 발견할 수 있
었다.
'역기행공이다! 역기행공의 초반은 잠재력을 뽑아내는 방법이
다. 내가 역기행공의 초반을 사용해 얻은 내력을 역으로 운용
해야 했는데 하지 않아도 이상이 없었던 것은 내 몸 속에 아
직 악가의 내공과 열양공의 내력이 잠재해 있다가 역기행공
의 초반부 운공시 잠력대신 나온 거야. 그래서 역기행공의 후
반을 운용할 필요가 없이 내공을 사용할 수가 있었던 것이
고... 거기다 그 내공을 바로 태을진결로 운용해 내공이 상승
한 것이었어.'
악삼은 자기 내공이 상승한 원인을 찾아내 홀가분하다는 표
정을 짓다가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갈운영의 모습이 귀여
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갈운영은 악삼이 자기를 보고 웃자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꼴불견을 생각하고는 창피함을 누르지 못해 고개를 수그렸다.
악삼은 갈운영을 보고는 희미한 미소를 던지고는 창에 내
공을 실어 강기를 만들고는 석축을 조용히 갈라버렸다. 강
기의 칼날은 석축을 두부처럼 잘라 버리기 시작했다. 얼마
의 시간이 지나자 섯축은 반달 모양으로 잘려져 나가 버렸다.
악삼은 잘려진 돌을 치우고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갈운영
역시 악삼을 도와 땅굴을 파는 작업에 정신을 몰두했다.
악삼과 갈운영이 땅굴을 파는 동안 각 파의 수장들과 연남삼
수, 강동삼괴는 모두 헤어져 버렸다. 그들은 겨우 지하수로
에서 벗어나 동굴을 헤매고 다녔다. 그들은 고수답게 뛰어
난 청력과 안력을 이용해 동료를 찾아내기 시작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크게 세 개의 무리가 되었다. 하나는 비연
자 목추영과 괴의 공손찬, 나부파의 갈영과 나부삼로, 악기영,
악중악이었고, 두 번째는 제갈사와 남궁경홍, 팽가섭, 여진운,
진성환, 육능풍이었다. 남은 세 번째 무리는 연남삼수와 무당
파의 경운도장, 당세극, 뇌명, 곽웅, 악비영, 악비성, 악비진이
었다. 또한 이들을 혁무강이 이끄는 선위대와 뇌염이 자폭
했을 때 무사히 참화를 벗어난 해룡단 전원은 환객과 함께
이들을 무섭게 추적하고 있었다. 이 다섯 무리는 단 한마디
도 없이 미로 같은 동굴을 헤매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인공
으로 다듬어진 길을 찾아냈다.
"대장님, 여기 발자국이 있습니다."
"몇 명인지 알겠느냐?'
"대략 다섯에서 여섯 정도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약 두 시진
정도이고 부상자가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추적한다. 모두 전력으로 달려라."
"네, 알겠습니다."
선위대가 발견한 것은 제갈사가 이끌고 가는 무리였다. 제
갈사는 자신이 원하는 방안대로 일이 진행되자 마음속에 기
쁨이 가득했다. 제갈사는 두 번째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다
음 장소로 무리를 빠르게 이끌고 가려 했다. 그런데, 지나
온 길에서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깜짝 놀
라 고개를 돌렸다. 제갈사뿐만 아니라 남궁경홍이나 팽가
섭등도 달리며 내는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려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려 했다. 그들은 헤어진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방비조차 하지 않았다.
[쉭. 쉭. 쉭.]
"크~억."
"남궁숙부님!"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내며 어둠을 뚫고 날아온 세 대의 화살
은 남궁경홍의 심장과 목, 복부를 관통해 버렸다. 남궁경홍
은 바로 숨이 끊어져 버렸고 그 장면을 목격한 팽가섭은 비
통하게 외쳤다. 방심을 하고 있는 데다 오기와의 결전에
서 입은 내상이 낮기도 전에 지하수로에 추락해 더 심한 내
상을 입어 겨우 운신을 하고 있는 남궁경홍에게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날아온 화살은 막기가 힘들었다. 또한 궁술을 전문
적으로 사용하는 선위대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세
사람이 날린 화살은 웬만한 고수급도 피하기 힘든데 좁은 통
로에서 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남궁경홍을
관통해 버린 세대의 화살이 석 벽에 박혀 버렸고 남궁경홍은
피를 뿜어내며 쓰러져 버리자 제갈사와 다른 무인들은 각 자
의 병기를 꺼냈다. 또 다시 화살이 날아오자 그들은 병기
를 휘둘러 방어를 했다.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다들 피하시오."
"무슨 소리요? 진 대협 그럼 나도 남겠소."
"여기는 좁은 통로요. 투사병기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곳이
오. 여 대협의 마음은 알겠지만 절강여가의 절학은 이 곳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소. 오히려 방해만 되오."
"알겠소... 부디 무사하셔야 하오."
"흐흐흐, 나중에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제갈사는 철마곤 진성환에게 포권을 취하고는 바로 달려갔다.
제갈사의 뒤를 이어 육능풍과 여진운, 팽가섭이 따라가자 진
성환은 길이 여섯 자의 곤을 두 동강내서는 양손에 나누어
잡고는 날아오는 화살을 처리했다. 혁무강은 동료를 보내고
홀로 선전하는 진성환의 모습에 감탄해 화살을 날리는 것을
중지시켰다. 혁무강은 박도를 꺼내들고 진성환에게 걸어갔
다.
"당신의 그 호기에 감탄했소."
"어서 와라!"
"내가 전력을 다해 상대하는 것이 당신의 호기에 대한 선물
이오."
혁무강은 박도에 자신의 내공을 극한까지 밀어넣었다. 혁무
강의 박도는 뿌연 안개로 휩싸이더니 도명(刀鳴)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웅. 웅. 웅.]
"도명이라... 이런 고수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면 강호인으로
써 영광이군. 우핫하하!"
"잘 가시오."
혁무강은 한 호흡으로 삼장거리를 압축해 진성환의 면전에
도착했다. 혁무강의 박도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어졌고
진성환은 방어는 포기한 채 양손에 들고 있던 곤으로 혁무강
의 목을 후려쳤다.
[딱.]
진성환의 두자루 곤은 혁무강의 목을 치지 못하고 허공에서
서로 마주쳐 날카로운 소음을 냈다. 혁무강은 빠른 신법을
이용해 진성환의 배후에 도착해 있었다. 진성환의 이마에서
갑자기 붉은 선이 나타나더니 진한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고
그 선은 머리끝에서 사타구니까지 이어져 끊임없이 선혈을
토해냈다.
[퍽.]
섬뜩한 기음을 내며 진성환의 신체는 두 동강으로 변해 땅바
닥에 쓰러져 버렸다. 혁무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도
망간 자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선위대 대원 다섯 명은 혁
무강을 따라 달려갔다. 그들은 진성환의 호기에 감탄해 시신
을 향해 고개를 수구리고는 혁무강을 따라 달려나갔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월요일 출근길에 읽습니다
즐독 ㄳ
즐~~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즐독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즐독합니다.
즐독입니다
잘보았습니다
감사...
즐감
감사합니다
즐독하고 갑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혁무강이 도망간자들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이랍니다
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