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중순 아들놈과 오사카와 교토를 여행 후(슬롯은 잠깐만 했다).. 19년부터 내가 몸담은 기관협회장(능력보다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조직이 작지 않다보니 거의 매일이 회의참석이고, 고위층들과 명함주고 받으며 인사하고 좋은 밥 먹는 게 일과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오락(술을 거의 하지 못하니 이쪽으로 발달한 모양인 듯..)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그래도 분기별에 2틀 정도는 시간을 빼서 내가 즐겨하는 슬롯은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일처리는 내 위주로 돌리자!!...
1분기가 끝나고 2분기가 시작되는 4월 10일(수)~11일(목)에 날짜를 잡았다. 떠나기 전날까지도 밤늦도록 일처리를 마무리 하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밤 12시가 다되었다.
출발은 제주항공 새벽 5:45, 귀국은 밤 9:45(요거를 눈치 채신 분은 내가 무엇을 실수했는지를 바로 알 것임...)
고작 하루 밤이니 짐이고 뭐고 없다. 대충 백팩에 세면도구와 전투복(담배냄새 배어도 게임할 수 있는 옷 -> 귀국 때는 출발 옷으로 갈아입고-> 이 부분은 항상 강조하는 것인데.. 비행기 탈 때 옆 좌석에서 풍기는 지독한 담배연기 밴 옷을 입고 타는 사람들 보면 너무 괴롭다. 나도 담배를 피지만.. 공공영역으로 들어가면 주변에 폐를 안 끼치려고 옷을 항상 갈아입는다.)
공항에 늦어도 4:30정도에 도착하려면 새벽 3시 경에는 일어나야한다. 잠도 오지 않아서 가아라가 오리는 동영상(링만 주구창장 본다) 몇 개를 시청하고, 일본 프로 슬롯터들이 올리는 ‘지오디와 하데스’ 동영상을 보니 어느덧 3시가 디 되었다.
“샤워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오락이 좋아도 그렇지 새벽비행기를 타려고 밤을 세워가면서 까지 모닝을 하러 가는 게 좋은 판단일까?... 나이 육십에 좀 주책 같기도 하고..”
아들놈 차를 끌고는 네비를 키고는 인천공항을 향해간다. 이 짓도 이젠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경제적으로 좀 풍족하게 하면서 편하게 살려고 하나보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공항주차장에 파킹하니 4시가 조금 넘었다. 로밍도 하지 않았다. 가능한 문자나 전화를 받지 않을 작정이었다.
작년에 게임 중에 걸려온 전화와 문자에 답하느라... 완전히 망해부럿다. 무려 하루 게임에 12만엔을 죽었던 기억이 있다.
면세점에서 내가 피우는 담배와 아들놈에게 줄 담배와 향수를 샀다. 후쿠는 작년 8월 중순 여름휴가 때 3박 4일간게임하고는 8개월 만에 가는 것이다.
“묘한 해방감”....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게임도 좋지만 이 묘한 해방감이 주는 가치가 더 크지 않을까...
숙소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다. 밤을 세서 그런지 피곤함이 밀려왔다. 모닝이고 뭐고 우선 잠깐이라도 잠부터 자고 보자!.. 일어나보니 거의 11시가 다 되었다. 더 잘까했는데.. 이정도면 버틸 만해서.. 내가 항상 가는 페이스 880으로 갔다. 아직 식당이 오픈을 안 해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데워서 먹었다.
따뜻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는 업장으로 들어간다. 언제나 확 풍겨오는 업장 특유의 니코틴 냄새를 맡으며... 내가 좋아하는 ‘지오디’로 간다.
사람들이 별로 없다. 여기서 전에 내가 올린 내 나름의 공략기준을 정하고 게임에 임한다.
*지오디와 하데스 게임 *
1. 화면상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믿을만한가?
2. 기준선(0점)이 주는 의미가 게이머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가?
3. 최고치와 최하치가 그려낸 선(대박과 쪽박)이 다음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4. 하데스의 화면 전환과 예시는 믿을만한가?
5. 통상 32회전의 의미는 무엇인가?
6. 화면에 떨어지는 숫자 배열을 통해서 다음 아타리 시점을 감 잡을 수 있는가?
7. 어느 때 천장을 보고 파야하는가?
8. 설정(1~6)을 이야기 하는데... 믿을만 한가?
9. 심어 놓은 다이(그날 최고 장원다이)는 있다고 판단하는가?
10. 사람의 심리
- 내가 업장(하데스 관리자) 라면 내일은 어덯게 다이를 배열할 것인가(설정 or 확률)
- 내가 게임하는 게이머 라면 그래프를 보고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돌아간 회전수를 보고 들어갈 것인가?
- 2~5천엔 사이에 그래프판단, 떨어지는 숫자배열, 화면전환, 촉(감)으로 게임하는가?
유트브 프로파치 슬러가 보여주는 동영상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참조조차도... 맞는 과정과 연타로 이어지는 과정만 보여주고, 중간의 지루한 과정은 시청자를 위해서 생략하기 때문이다.
슬롯이든 구슬이든 컴퓨터 제어판의 구동 확률(평균회전 수의 결과)에 따라 움직인다면 업장에 입장해서는 최소 30분 이상은 자기하고자 하는 게임(나는 하데스)종류를 다니면서 지켜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슬슬 ‘지오디와 하데스’가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공부(분석-문제풀이-사람심리포함)하려고 생각하니 오락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로 접근하기로 했다.
---------- 윗글은 전에 내가 놀닷에 올린 글을 인용했다.-----------
좀 귀찮았지만 돌아다니면서 ‘지오디와 하데스’ 비어 있는 다이들을 별로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의 기준점을 찾기 위해서 일일이 비어 있는 다이들의 이력들을 확인했다.
지오디 중에 마음에 든 다이 2대를 찾고는 우선 먼저 아타리가 될 다이에 앉았다. 1만엔 이내에 아타리 되었다. 1,500매 정도 뽑고는 버렸다. 다음은 하데스로 가서 2만엔 정도에 아타리가 되었는데.. 단타로 끝나버렸다. 계속 팔까하다 450회 넘게 확인하고는 버렸다.
거의 본전수준으로 게임했다.. 그 시간이 오후 2시가 넘어갔다. 가아라 영상이 생각나서 링으로 가서 돌렸는데.... 1만엔 넘도록 지루한 그림(난 여전히 공포물은 체질에 안 맞는다) 만 실컷 보고 강한 예시 하나보고는 버렸다.
다음은 북두무쌍이다. 여기서도 알도 안 들어가고, 사람들도 없고 여기서도 5천엔 정도 주고는 다이를 버렸다. 다음은 009인가?... 이 줄엔 딱 두 사람만이 돌리고 있다. 여기서도 5천엔 조금 넘게 헌납하고는 다이를 뺐다.
다음은 루팡인다.. 맞을 때 까지 오기로 돌려보겠다고 승부욕을 발산한다. 니기미... 15,000엔 넘게 돌렸는데... 본 것은 빨간풍차 올라오고는 클라이막스에서 에러다.. 자학한다. 역시 나는 구슬은 체질에 안 맞는다고 스스로 위안하고는.. 다시 ‘지오디’로 간다.
마음이 편안하다. 1만엔 정도 들어가서 2연타 받으면 뭐하나.... 확인한다고 도로 넣어주고는 자리를 턴다. 저녁 9시가 다 되간다.
어차피 지금 지오디나 하데스 잡아봐야 의미가 없을 듯해서.. 마감시간까지 자그라나 하고 숙소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1부. 끝.
첫댓글 하바님 원정은 짧지만 임펙트가 잇으시네요. 1박2일이 제 11박12일 같은 생각이드네요. 이번에도 스트레스 확 풀고오시길. 다음에는 저도 좀 데꼬가주세요 ㅎㅎ
하바님후기는 왠지 소설읽는 느낌이 드는건 저만의생각일까요?..ㅎㅎ
항상 열독하고 읽고 있습니다..
승전기 나 패전기가 아닌 소설읽는 기분으로 ....
슬롯도 파치도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겠지만...다이선택은 항상 어렵네요..~~
전 그래서 항상 감으로만 선택하는편이지만요....정답은 없으니까요..
2편도 기다려 봅니다..~~
짧지만 굵게 즐기고 오자. 제 신념입니다.
후기 즐겁게 봤습니다
2부가 기대되네요^^
잘보고갑니다^^
간만의 후기 2편 기대해 보겠습니다.
저도 묘한해방감이 좋습니다ㅎㅎ
역시 하바님글은 두근거립니다 ㅎㅎ
오랜만에 여기서 널 보는구나 여전히 바쁘시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