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남녀 사이라는 건 그렇지 않은가? 잘 해보려고 하면 더 오합지졸이고, 약속 시간이 차 사고가 나거나 사정이 생겨서 늦어버리면 소개팅 상대가 킹카, 퀸카이거나 상당히 마음에 들거나 그런 법. 어디 그 뿐인가? 꼭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를 하거나 옷차림마저 후진 것일까? 이상한 일이다. 연애, 남녀관계란 그런 것 같다. 애를 쓰면 쓸수록, 마치 후비면 후빌수록 더 코 안으로 더 들어가 나올 듯, 나오지 않는 코딱지와도 같은 것. 그렇게 후련해지지 않는 것, 한번에 짠! 하고 일사천리가 되어가지 않는 것.
남녀의 만남, 무릎 탁, 치게 만드는 머피의 법칙
- 왜 꼭 조건이 괜찮은 남자는 이성적이 감정이 생기지 않는 걸까?
소개팅을 나갔다. 맞은 편 상대는 조건, 성격 모두 괜찮았고 준수한 편이다. 약간 아쉽다면 외모 정도? 외모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라는 걸. 스스로를 타이른다. 외모는 좀 그냥 그랬지만, 그렇다고 완전 추남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백만 번씩 타이른다.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쏘옥, 이성적인 마음은 감춰진 채, 오로지 사회성으로만 상대를 대하고 웃고 있다. 그래 잘해주니까, 착하니까, 능력 되니까, 일단 만나나 보자 싶지만, 거기까지 더 이상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꼭 잘생긴 외모를 따지는 것도 아닌데, 그 놈의 필(feel)이 뭔지. 점점 상대를 만날수록 마음만 무겁고 미안해지기만 할 뿐. 심지어 이런 생각도 든다. ‘아, 이렇게까지 해서 남자를 꼭 만나야 되나?’
- 왜 꼭 비주얼이 좋은 남자는 돈이 없거나 능력이 안될까?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현실 속 평범한 이들의 주변인 중 얼굴 좀 반반하다 싶으면 그 남자들은 죄 다 철이 없거나, 능력이 없다. 아니 더 문제는 딱히 스펙도 야망도 키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헌데 이상하게 여자는 꼬인다. 데이트할 때에도 여자가 돈 다 쓰고 심지어 선물까지 사다 바치고, 모텔비까지 여자가 내는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남자를 만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한다. 사랑하니까. 그리고 그렇게 얘 나쁜 애 아니야, 라고. 그렇다, 이상하게 여자에게 절대 매력을 갖고 있는 남자들은 능력의 부재가 심각하다.
- 왜 꼭 죽 써서 개주는 걸까?
비 노래에도 있지 않은가?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갑자기 내가 아까운 것 같니…… (중략) 가지 말라고 너를 붙잡고 제발 조금만 참아달라고 곧 성공해서 잘해준다고 뭐랬니, 뭐랬니, 뭐랬니’
떠난 차에 손 흔들어봤자, 소용도 없다. 그런데 저 떠난 차가 벤츠가 되어서 버젓이 눈 앞에 나타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당시에는 이 남자를 떠나면 더 잘 될 것 같고, 더 좋은 사람 만나, 남부러운 연애나 결혼을 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이미 난 노처녀가 되어 있거나, 한 물 간 퇴물 취급이나 받는데, 그때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가지 말라고 애원했던 그 남자는 이미 그 누구나가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 싶어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한다. 그럴 때 밀려드는 후회와 자괴감으로 매일 밤 배가 아팠다가 지금 와 돌이킬까? 생각도 해보지만, 이미 늦어버린 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 왜 꼭 친구의 연인은 이상형에 가까운 걸까?
A군은 오랜만에 여자친구가 생겼다던 자신의 절친과 만나기로 했다. 허거덕, 이게 웬일인가? 절친이 데리고 나온 그녀는 A군에 이상형이었다. 친구의 연인이니 그 마음 숨기고 있지만, 괜히 짜증이 난다. 이 자식은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데 대체 이런 여자를 어디서 만난 거야? 라고. 게다가 혼자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가는 길에서 허무하게 담배를 하나 물고서니 지난 사랑에 대해 반추까지 해본다. 하지만 이내 절친 여자친구의 얼굴이 오버랩이 된다. 깊은 숨과 담배연기를 들이마시며, A는 생각한다. 친구끼리는 닮는다더니, 여자 보는 눈도 다르지 않구나. 이제 그들의 만남에는 끼지 말아야겠다고.
- 왜 꼭 고르다 고르다 반대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걸까?
옛 말에도 고르다 고르다 제일 못한 사람 만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이상한 낭설도 있다. 믿을 수 없는 이런 이야기를 마치 뒷받침 해주듯 꼭 보면 이런 거 저런 거 너무 구체적으로 따질 경우, 꼭 거기에 치명타 되는 그 주인공을 만나게 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키 작은 남자는 죽어도 안 만나마, 했던 친구가 자기보다 키 작은 남자를 데려오는가 하면, 무뚝뚝한 남자는 절대 싫어, 했던 그녀가 그야말로 경상도 사나이를 데려오기도 한다. 키가 작은 들, 무뚝뚝한들 어떤가, 너무 구체적으로 사람의 기준을 정하지 말라. 꼭 그런 사람과 만나게 되니까.
첫댓글 왕공감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