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오랜만여, 친구....
며칠 전 안타깝고 질투가 난 일이 있었구먼....
아, 지난 토요일에는 직원 젊은 애덜을 데리고 방학도 했것다 헤서 직원 여행을 갔다 왔던거 아니것어? 고향 이웃마을 안면도로 말이지.
미안허여, 오늘도 열심히 더위와 싸우고 있는 친구 헌티 피서 야기를 꺼내서 말여.
그러나 우리도 다 제 닭 잡아먹기로 공짜로 다녀온 게 아니고 직원끼리 몇 달을 돈 덜을 모아서 갔다 왔어. 난 솔직히 말로만 듣던 안면도를 이번에 처음 들어가 보았구먼.
뭐 꽃 박람회다, 그 옛날 만리포, 천리포 해수욕장 떠들 때도 못 가보았던 곳이었었어.
다녀 온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향 당진과 비교되어서 맴이 몹시 씁쓸했어...
아- 이자석들은 모래 둬 삽만 쌓여있으면 해수욕장이라고 만들어 놓다 보니께 태안군 전체가 여름 관광객으로 난리가 난리도 아니었어....,
바닷가를 넘어서 산속까지 모텔 여관 투성이고 ,팬션이고 뭐고 남는 방이 없더라고.
펜션이 수 만개는 되는 것 같어....
3-4평 방이 보통 15만원 이상이고... 야간에 밤새도록 횟집이고 먹자 집이고 난리덜이고... 노래방도 줄 서 있다가 들어갔다니께..
아 그래도 태안 애덜은 여름 한철이고 메뚜기도 한철 인것 아니냐고???
허이고, 친구덜 세상이 그렇지 않은겨. 우리가 몰러서 그렇지, 아무리 허술허게 생긴 절간 스님들도 4월 초파일 하루 들어온 시주돈만 가지고도 3년을 먹고 살 수 있다는겨...
아, 태안 애덜은 망할지 모르고 산꼭대기까지 비싸게 돈들여 펜션을 짓고 그러것는가?
다 - 수판 팅겨 보니 괜찬을 것 같으니께 짓고 있는 겨.
요즘 농촌 실정에 사태박지에 고추나 콩 나부랭이 심는 것보다 백번 나으니께 위락시설덜을 짓는 것이것지...
우리팀도 결국은 뺑뺑 헤메다가 해변가 근처엔 방이 없어가지고 산 넘어 있는 신축 펜션에 들어가 눈을 붙이고 다음 날 나왔다니깐....
거기 주인놈은 손 바닥 만한 웅덩이(둠벙) 두 개 파놓고 이름을 거창하게 “Lake House"라고 길가에 선전하고 있더라고...
Lake는 호수인디 호수는 그만두고 저수지라도 앞에 있어야 헐 것 아니것어?
걔 덜 상술이 보통이 아녀....
아 - 태안의 워떤 또 한 놈은 머리를 썼는디 - 연꽃축제라고 당진 입구서부터 몇Km를 깃발을 세워놓고 난리를 치기에 가다가 들어가 보았더니 입장료가 4천냥씩여....
뭔 시골 구석에 입장료를 이렇게 비싸게 받는가 하였지만 그래도 뭔가 있것지 하고 들어가 봤지...
결론은 쌀 농사가 시원찬으니께 논을 개발하여 연꽃을 심었던 것 같어. 웬 걸, 들어가 보았더니 피어있는 연꽃은 3-4송이 뿐이고 , 물레방아 한 개 사 다가 억지로 세워놓고 물이 없으니께 맨 손으로 물레방아를 돌리고 앉았고, 초가집 하나 뎅그렁 세워놓은 것 밖에 없었어.. 주막이 하나 있는 디 연꽃잎을 띠운 냉수 한컵을 연화차라고 공짜니까 들어 보라고 꼬득이고 있고, 뻥튀기 2장도 꽁짜라고 주는 거여.... 3장째는 사 먹으라는 것이지. 꼴딱지 베기 싫어가지고 좋아하는 동동주도 한 잔 안 팔아주고 홱 돌아 나왔어.
그래도 거기도 우리 같이 물 꿩 같은 어리숙헌 사람들이 발디딜 틈도 없어....
나올땐 다 도둑놈덜이라고 욕허고 나왔지....
그동안 태안군 애덜이 노력도 많이 덜 하였고, 해양 자연조건도 당진보다 조금 낳다고 할지는 몰라도 우리 당진은 왜 관광정책이 꽝인가 하는 아쉬움이 컸었던겨..
내가 혹시 모르고 있는 당진의 유명 휴식처가 있는가???
있으면 소개 좀 혀 줘. 다음엔 꼭 거기로 가 볼텡게...
그 나마 고향에 보태준 것은 신평초입에 점심으로 우렁된장찌개 먹어 준 것 밖에 없어. 거긴 사람덜이 버글 버글 허더라고.... 서 너 집밖에 안되었지만 말이지.
야, 이건 나 혼자 미친 생각일지 몰라도- 우강 소들강문 벌판에 그렇기 다 연꽃을 심어 놓으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거 아녀? 인도 사람덜이 비양기 타고 다 덜 날라 올테고, 영화라도 한 판 찍어서 동남아에 돌리면 ‘한류열풍“이 별거 것냐?
헬리콥터 타고 몇 일간 돌아다니면서 연꽃을 구경헤야 될 판인디? 수로라도 꼬불꼬불 가운 데 만들어 놓고 뗏목 답사라고 개발해 놔 봐라.
그리고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살아있는 악어도 둬 마리 잡아다가 수로에 집어 넣어 놓는 겨. 아마도 젊은 애덜 서로 한 번 타 보것다고 난리 덜 나지 않것냐?.. 젊은 애덜은 그 높은디서 번지점프 허는 거 봐...
악어 아니라 호랑이가 들락거려도 젊은 애덜은 대 환영여.....더위가 싹 덜 달아날거 아녀???
배용준이 마네킹도 갈대 밭 군데 군데 세워놓으면 일본의 이쁜이덜 넘쳐 날거고.....
물론 원치리언덕, 송산리언덕, 창리 언덕에는 날라갈 것 같은 펭션들을 지어 놓는거지....
---스위스 갈 필요 없는 거여....
--- 소설같은 얘기를 해 보았어...
사실 우리끼리 얘기지 개발이 안 된 2-30년 전에는 태안 구석쟁이 애덜 누가 버그네에서 알아나 주었었나? 모르긴 몰라도 딸 덜 시집도 안 보내려고 했던디 아녀?
난 당진가는 도로가 옆에 어릴 적 살았는디 직행이 지나갈 때 마다 태안, 태안, 써 붙이고 버스가 지나가길래 우리덜도 신례원까지 나갈려면 한참인디 저기 사는 사람들은 서울 한 번 가려면 얼마나 멀리서 오는 사람들일까 하고 상상허던 기억이 나는 겨.
그 보다 우리네덜 어렸을 때 신촌리 갯벌은 얼마나 좋았었나? 두 이빨이 무시무시한 빨간 황발이 그이들이 갯벌에 지천이었고 , 숭어는 발가락으로만 잡아도 리어커로 잡혀서 빵꾸날 지경이었고,,, 새우젖은 쳐다도 안보았었었는디........ 신촌리 갯고랑 머드팩은 지금 있으면 천만불 짜리여.
공포리, 신촌리 친구덜이 어쩌다 핵교에 황발이 한 마리 가져오면 이빨에 물릴까봐 절절 매고 도망다니기 바빴잔여..... 난 그거 쳐다보면 무시웠어! 금 방이라도 나한티 달겨들어서 물 릴것 같고 손가락도 뚝뚝 짤라질 것 같잖였어?....
..
우덜은 세류리 살았어도 갯고랑 구경허고 황발이 잡는다고 어렸을 때 형들허고 동네 어른들허고 몇 번 가 보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허네..
아, 어른들은 장어를 수문 앞에서 한양동이씩 잡아오고 그랬어. 그거 완전 자연산인디 오늘 날 그 만큼 장어를 사먹으려면 돈을 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가도 무자를겨.....
그 동안 삽교천 물 막아서 쌀 농사는 잘 지어 먹었지만 이제 쌀 값을 보장받을 수 없는 세상이 돌아오고 있으니...... 시골은 점 점 걱정인겨., 어떻기 보면 태안 애덜이 머리를 잘 쓰고 있는지도 모르지.....
어이, 친구 덜 농담이 아니고
당진도 찾아보면 바다가 좋은디가 많으니께 돈 많이 번 친구 있걸랑 해수욕장이나 휴양지 한 번 개발혀 봐.
태안 애덜 허는 거 보니께 별거 아녀.
해변가에 모래가 한-둬 숟가락 정도만 쌓여 있으면 되더라고...
어떤 친구가 만약 개발 헌다면
내가 전국을 맨발 벗고 다니면서 찌라시 돌려주고 홍보해 줄텡께이....
그럼 더위에 시엄시엄 일 덜 헤여.....
난 다음 주 월요일까지 근무여.....
2005. 7. 28.
동두천에서 권 혁인
첫댓글 친구의 고향 생각하는 마음....흐믓하네.당진에도 분명 이름난 해수욕장 개발하면 충분한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데.엊그제 지하철을 탔는데 당진의 해수욕장 광고가 눈에 띄더군 .정말로 반가웠지.언제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했네.
구구절절 고향사랑, 한편의 수필이로세~~
오늘 왜넘들 델꾸 당진의 유일한 해수욕장 난지도를 들갔쮜! 근데, 거기두 개판 오분전이두만! 바가지 요금에다 무질서! 외국인 보는데 챙표해서 얼굴 화끈거리데...한국은 은제나 선진국이 될찌?
ㅎㅎㅎ..대,소난지도...챙피한건 왜목 마을도 마찬여~~에구,에구, 당진군수는 뭘 허는지, 다른 동네도 안 다녀 보는가봐...그나마 장고항은 입구부터, 좀 관리가 잘 되어 있더구먼...장고항으로 가서 어부화가가 운영하는 횟집에서, 회좀먹고, 칼국수로 마무리하면....굿~~
잘읽었네 오랜만에 향수에 젓은애기가 생생하네 우리후배들은 잘모를거야~~~
당진은 이제 시작이야~~앞으로 전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고향으로 남을거야....당진 홧팅~~
미안쿠먼 ~~~할말음쓰~~ 이몸두 맘뿐이라오 ...그간은 턱앞 농업만을 생각혔는디 칭구말들어봉게 장사두 괜찮컷네...
사람맘은 다 마찬가진가벼 다른동네 잘되는거 보면 질투나는거 ㅎㅎㅎ 소들강문을 연꽃천지로...? 기막힌 광경이 펼쳐지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