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교에 차를 세우고 도로를 따라가다 수영장과 축구장도 있는 너른 펜션 안으로 들어가 뚜렷한 산책로를 만나 손쉽게 능선으로 붙어 잡초들이 무성한 무덤들을 지나고 군 전화선들이 쳐져 있는 능선을 올라간다.
시멘트 도로에 군 초소까지 있는 비호고개에서 산딸기를 안주로 찬 병맥주를 돌려 마시고 본격적으로 가파른 암릉 지대를 진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험준한 아기봉이 모습을 보이고 오후에 내려갈 백호능선이 가깝게 펼쳐지지만 묵직하게 기계 음이 흘러나오는 채석장은 너무나 흉측해 눈살이 찌푸려진다.
명지산에서 연인산으로 장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무명봉들을 힘겹게 넘고 전위봉인 험한 암봉을 지나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폭포 갈림길을 보면서 아기봉(x765.5m)으로 올라가면 누군가 바위에 스프레이로 이름을 적어놓았지만 볼 성 사납기만 하다.
바람 시원하게 불어오는 안부에 모여앉아 삼겹살을 굽고 설악산 곰취와 당귀를 곁들여 한동안 산상의 만찬을 갖고 한북정맥 갈림길을 지나서 사거리 안부인 철암재로 내려간다.
백호능선이 갈라지는 827봉을 넘고 전망대 데크에서 남근석을 바라보다 몇백 미터 떨어져 있는 운악산(934.7m) 정상에 올라 외상으로 산 아이스케키를 먹으며 돌아와서 나무계단들과 안전 시설물들이 설치되어있는 백호능선으로 들어간다.
구멍 바위를 지나고 아찔한 벼랑에 서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감상하며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암 능을 따라가니 운악산을 둘러싸고 있는 병풍바위와 눈썹바위 등 수려한 바위들이 시야 가득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가파른 능선을 뚝 떨어져 내려가 차고 깨끗한 계곡물에 얼굴과 손을 닦고 유경식당에 들러 외상 값을 낸 후 차 한 대를 세워뒀던 운악교 주차장에서 개운하게 산행을 마치고 현리 중국집에서 간단하게 뒤풀이를 하고는 서둘러 서울로 돌아간다.
첫댓글 햐,, 운악산 날씨 끝내줍니다
날씨 좋았어요...지금까지 본 운악산 중에서 최고였어요.
명징한 반면 더워서리 쪼깨
힘들었던 같아요.
오전에 오른 능선 귀가길 도로에서 보니 울뚱불퉁하니 알통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ㅎㅎ
찐빵이 많아서 원래 힘든 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