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5주기 제주4.3 위령제…제주섬 ‘진혼곡’
4.3평화공원 유족 등 1만여명 운집 65주기 4.3위령제 봉행 “국가추념일 제정 약속지켜라” 한목소리…국무총리 “약속지킬 것”
[헤드라인제주 = 박성우 기자]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65주기를 맞은 3일 제주 섬에는 온종일 진혼곡이 울려퍼졌다.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 봉행위원회(위원장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5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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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가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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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헤드라인제주> |
'4.3의 완전한 해결은 국가추념일 지정부터'란 주제를 내건 이번 위령제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종교 추모의례와 도립무용단, 재일동포 합창단의 식전문화행사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 오전 11시,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우근민 제주지사, 박희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비롯한 주요인사, 유족 등 1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위령제가 엄수됐다.
위령제는 △주요 기관장의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김영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의 고유문 낭독 △우근민 제주지사의 주제사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의 추모사 △정홍원 국무총리의 추도사 △추모시 낭송 △유족대표인 제주4.3유족회장의 인사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제단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가 세워졌다.
4.3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과, 김영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의 '고유문'이 이어지자 4.3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암울했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속절없이 우리 곁을 영영 떠나야 했던 임들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움에 목 놓아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메아리만 맴돌아 미욱한 후손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영령님들의 육신은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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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주제사를 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 ◇우근민 지사, '4.3 국가추념일 제정' 강력 촉구
우근민 제주지사는 주제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해 유족들이 술렁거리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4.3의 완전한 해결' 약속을 촉구했다.
우 지사는 "박 대통령께서는 '제주4.3사건은 도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의 가슴 아픈 역사다.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데, 제가 4.3 추모기념일 지정 등 제주도민 아픔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제주도민들은 이와 같은 박근혜 대통령님의 4.3관련 약속이 실현될 것을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4.3 국가추념일 제정' 약속을 이행할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대목이다.
우 지사는 "지난 세월, 제주 4.3 해결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입었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며 "특히,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아주 작은 진상규명 시도마저도 탄압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나, 그럼에도 우리 도민들의 지속적인 진상 규명 노력으로 제주 4.3은 화해와 상생의 기조 속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의 과정을 거쳐 왔다"고 말했다.
그는 "4.3은 민족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주도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가장 슬픈 역사"라며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제주도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이어 "4.3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차원의 위령제가 개최되어야 한다"면서 "제주4.3의 국가추념일 지정을 2003년부터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해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정부의 국가추념일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 지사는 "지난 대선 시기에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비롯한 여야 후보 모두가 제주도민에게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다"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담은 국가 추념일 제정을 통해 제주4.3이 제주를 넘어서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수 의장도 추모사를 통해 4.3의 국가추념일 제정을 요청했다.
박 의장은 "4.3해결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제주공약에 4월 3일을 국가 추모기념일로 지정하고 4·3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약속했다"면서 "4.3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지난날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을 통한 평화와 인권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조속한 해결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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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헤드라인제주> | ◇ 정홍원 총리 "4.3국가추념일 제정 약속 지킬 것"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4.3국가추념일 제정'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말미에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바 있는 '4.3사건 추념일 지정'과 '4.3 평화재단 국고지원 확대’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앞으로도 4.3사건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국가추념일 제정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 총리는 "4.3사건의 비극이 끝난 지 어언 6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무려 7년 여 간 지속되었던 이 민족사의 비극은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지금까지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한을 남겼다"며 애도했다.
정 총리는 이어 "대립과 갈등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하면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을 놓아왔다"며 "저는 이러한 '제주의 정신'이야말로 새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 대통합’의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굳게 믿고 있다"며 "제주도민의 통합정신이 바탕이 되어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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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문현 4.3유족회장.<헤드라인제주> |
◇ 유족대표 "국가추념일 제정 정부 약속 지켜달라"
정문현 제주4.3유족회장은 행사 말미에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꿋꿋하게 살아온 우리유족들과 더불어 영령들의 억울한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며, 다시는 이 땅에 제주4.3과 같은 아픔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정 회장은 "오늘 위령제를 통해 과거의 쓰라린 아픔을 딛고 반목과 질시, 분열과 갈등을 씻어내어 암울했던 지난 세월을 용서와 화해로 승화시켜 화해와 상생의 역사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화해와 상생의 제주4.3정신은 제주도를 인권과 평화의 섬으로 세계 속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되고, 유족 복지증진에 적극 나설 주실 것을 정부당국에 요구드린다"며 정 총리에 다시한번 국가추념일 제정을 촉구했다.
위령제가 끝나자, 1만여명의 유족들은 4.3평화공원 야외제단에 헌화하고 분향하며 희생자들을 넋을 기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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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희생자 위령제에서 분향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헤드라인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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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헤드라인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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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정치권 주요인사들.<헤드라인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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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희생자 위령제가 봉행되는 제주4.3평화공원을 찾은 유족들.<헤드라인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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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헤드라인제주> |
* 제휴매체인 ‘헤드라인제주’ 3일자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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