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혼령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한국 대표 명시 3, 빛샘]===
이랑: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일켣는 말
인고: 괴로움을 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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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金南祚, 1927년 9월 26일 ~ )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서 여학교를 마치고 1944년 귀국 후 경성 이화여자전문학교를 다녔지만 결국 중퇴하고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마산고등학교와 서울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강사를 거쳐 1954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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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바다를 찾는 사람.
왠지 무언가 가슴에 말 못 할 사연을 안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찬바람이 바다의 등을 건드려 사나운 파도를 만들고
눈이라도 내리는 날에는 수많은 눈덩어리를 삼켜 버리는 겨울 바다.
갈매기 추워 날개 접는 겨울 바다에
서 있던 그날.
겨울 바다에 서 있던 날이 있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김남조 시인의 삶!
허무와 좌절을 이겨내기 위한 기도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누구나 아픔을 안고 살아가지만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시간"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9월 13일까지 출장입니다.
좋은 날 되세요.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