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밀 진료 안하고 망치교정술 시행 등 중증 부작용"
[ 2013년 06월 02일 20시 00분 ]
중증 척추질환을 단순 목디스크로 오진, 의료용 망치로 환자에게 수 차례 뼈 교정술을 시행하다 척수를 심하게 손상시킨 한의사에게 2억4000여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의사는 제대로 된 정밀 진료도 하지않고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망치 교정술을 7차례나 실시했으며 잘못된 시술로 인해 척수 신경이 손상된 환자는 상하지 위약, 보행장애, 대소변장애, 성기능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조휴옥)는 "진료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의 질병 원인을 정확히 찾지 않은 채 상당한 물리력을 필요로하는 시술로 척수 신경을 망가뜨려 장애 유발했다"며 한의사에게 환자와 가족에 손해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디스크 진단 후 치료를 받은 뒤에도 양손 저림 등의 증상이 사라지지 않자 환자는 해당 한의사를 찾아 턱관절 요법과 뼈 교정 및 해머링 요법을 비롯해 부황∙침술치료를 받았다.
뼈 교정 및 해머링 요법은 환자의 목∙허리뼈를 의료용 교정석을 이용해 틀어진 뼈를 교정하는 시술로, 상당한 시간동안 강한 물리력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네 차례의 뼈 교정 이후 양손과 오른 다리에서만 발생했던 저림∙당김 현상이 발목, 허벅지, 엉덩이, 가슴, 양팔 등 전신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다리 절룩임이 악화되고 마비증상으로 대소변 장애가 발생했다. 환자는 이 같은 증상을 호소했지만 한의사는 오히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여해 뼈 교정술을 실시했다.
총 7 번의 교정술을 받은 후 증상 악화를 겪은 환자는 타 병원으로부터 "목디스크가 아닌 척추 부분 인대가 뼈처럼 단단히 굳는 '후종인대골화증'이며 이미 척수손상이 심하게 발생해 급히 응급 수술을 해야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진단 결과를 전달받았다.
20일 간의 교정술로 급격히 질환이 나빠져 심각한 장애를 얻게 된 환자는 한의사를 상대로 3억5000여 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주장한 한의사측 진료 과실과 척수손상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미약한 저림증상만을 보인 환자가 한의사 뼈 교정 이후 양하지 근력저하, 대소변∙성기능 저하 등 척수손상 증상이 나타났다"며 "환자를 단순 디스크로 단정짓고 7차례에 걸친 시술을 통해 외부 충격으로 환자의 신경을 손상시킨 책임이 상당하다"고 오진을 지적했다.
또 "한의사는 환자에 뼈 교정술로 인한 척수손상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 설명 의무를 위반하고 환자의 시술 선택 권리를 침해했다"며 환자가 입은 정신적 손해까지 책임질 것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