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엑스포 갔다 왔심더.

[산나리]

어제 아침 눈을 떠자 머릿속에 전구가 반짝 켜지데요.
경주가 내캉 딸을 부르는구나. 가자!
자는 딸을 흔들어 깨워 경주가자 꼬드기니 오케이.
기차를 탈까, 버스를 탈까, 엄마 똥차를 탈까.
고속도로 올리는 길도 모르는 엄마똥차는 일찌감치 탈락.
기차 시간 알아보니 부전역에 10시 6분 통일호가 있네.
마을버스 타고 부전역에 직행.
통일호 차비 저렴해서 좋고(어른 2600+학생 2100=4700) 대신 자리는 없다.
2시간 서서 가야 하나 어쩌나 하고 있는데 어찌 어찌 자리가 나서 낑겨 앉아 가게 됐다.
사람 구경 하는 재미가 쏠쏠하네.
닭살 커플들에 눈이 많이 간다.
딸이랑 귓속말로 남자가 낫다 그쟈, 저 남자 팔에 문신 멋지다 하니, 엄마 문신이 아니고 스티커라나?
그럭저럭 울산까지 가니 잠이 쏟아진다.
자면서 자꾸 입이 벌어지는걸 겨우 콘트롤해 가며 품위를 유지하느라 애쓰노라니 어느새 경주에 도착.12시 10분. 꼬박 2시간 걸리네.
좀 뻑적지근하다 그쟈. 집에 갈 땐 버스타자.
경주역 건너편에서 엑스포 공원 가는 버스 타고(차비, 어른 1150원, 학생 1000원) 20분 쯤 후 도착.
엑스포 공원 입장료 어른 15000, 학생9000.
딸과 함께 본전 빼기로 단단히 약조하고 드뎌 공원 안에 입성.
때는 점심 때라 민생고부터 해결하기로 하고 밥집을 찾아 팔도 먹거리 마당이란델 갔는데 돗떼기 시장이다.
딸은 또 하필 부산에서 먹어도 되는 동래 파전을 먹자나.
파전 한장에 만원.
맛이 있긴 했다만 서비스 엉망이고 앉을 데도 없어 겨우 낑겨 앉아 먹는 기분은 별로였지.
우리랑 합석한 아저씨 욕이 늘어졌다.
주린 배를 채우고 아수라장을 빠져나와 맨처음 들어간 곳은 천마의 궁전이라는 곳에서 하는 <세계 캐릭터. 애니메이션전>
개인적으로 엑스포 프로그램 중에 제일 좋았던 곳이기도 했다.
어릴때 나는 만화광이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인형들이 가득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건 작은 만화박물관.
1950년대 부터 연대별로 만화를 정리해 놓았는데 나의 만화편력기였던 70년대 낯익은 만화들을 오랫만에 만나는 기쁨은 정말 컸다.
그중에서도 감명 깊게 봤던 김민씨의 책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셔터를 들이댔다.
그 곳을 조금 지나 7000원짜리 마술책을 3000원에 판다고 해서 샀는데 마술사처럼 멋지게 생긴 아저씨가 있길래 마술사세요? 물어 보니 좀 전에 본 만화박물관의 주인인 만화가 하고명씨.
경기도 용인에서 둥지 만화 박물관을 운영하신단다.(www.doongji.com)
다음에 꼭 가봐야지. 동심을 찾아서, 추억을 찾아서.

아이들과 함께 즐길만한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다.
직접 참여하는 것도 많고.
다 말하면 재미 없응께 꼭 한번 가 보더라고요.
10월 23일까지 시간은 많습니다.

어쨌든 딸과 나는 다리가 콕콕 수시도록 돌아다녔다.
한가지 착오는 문 닫는 시간이 오후 9시가 아니라 7시였다는 것. (토요일만 9시 까지랍니다)
시간 착오로 두어 군데를 못 봤지만 어지간히 본전은 뺀 셈이다.
세계 벼룩시장이라는 곳에서 나의 왕성한 호기심은 딸의 짜증을 유발했고 경주가 아니라 부산이었으면 각자 찢어졌을텐데 할 수 없이 같이 다녔다.
세계 성문화전이라는 곳엔 4000원의 입장료도 있었고 은근히 딸 눈치가 보여 안 들어 갔더니 나중에 딸 하는 말, 엄마 거기 갈 걸 그랬다나 어쨌다나....이그 여시 같은 것!
30분이나 기다려 대기표 받고 줄서서 들어간 (무료니까 악착같이 줄 섰다) 에밀레 극장의 <화랑영웅 기파랑전>도 처음 접해 보는 4D입체 영상이 볼 만 했다.
곳곳에 공연이 있고 쉼터가 있으니 다리 아플만 하면 공연 보고 영상 보고 하면서 돌아 다니면 본전 빼는 지름길일것 같다.
아이들 놀이 동산도 있고 게임관도 있다.
내가 꼭 엑스포 홍보요원 같네.
그럼 님들도 한번 다녀오세요.
경주의 하늘이 정말 멋지더군요.
방학숙제 끝! 엄마 노릇 하나 했다. 아, 뿌듯해!
집에 올 땐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왔다.
차비 3600원.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에그 피곤해. 문화인 되기 힘드네.

[이방인]

글에 돈 이야기가 와이리 많노...누가 총무님 아니랄까봐! 흠....초연해야..또.. 가벼워 지는데..쩝.. 쿠휄휄휄휄.....

[이방인]

'나 오늘 한가~~해~요!' 한 글 때릴라 카이..꼬리말 쓰기도 바쁘네...니..미..

[반야심]

ㅋㅋ 아들은 어떻하고 딸하고만 다녔습니까? 워낙 후기를 잘적어서 왠지 저도 낑겨서 다녀온 느낌입니더

[선들메]

문화 대전의 하일라이트는 세계 성문화대전이라 카던데 거길 빠뜨렸네요.한 번 더 가야겠네? 잘 앍었습니다.

[빨간딸기]

내일 비가 제법 온다는것 같은데.. 산행은 어떻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