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법조
‘공익신고’ 김태우는 대법 유죄…비리 혐의 조국·백원우는 이제 2심
조선일보
허욱 기자
김정환 기자
입력 2023.05.19. 03:00업데이트 2023.05.19. 08:49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3/05/19/LNPAG6J56NBDJNHY62UJIZHI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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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 폭로
대법, 공익 신고에도 “비밀 누설”
사법부 재판 속도도 제멋대로
/사진=조선DB
문재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제기했던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이 18일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공익 신고를 했던 김 구청장은 이날 대법원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하게 됐다. 하지만 그가 폭로했던 문재인 정부 ‘권력형 비리’ 혐의자들의 재판은 아직 2심에 머물고 있다.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이 선고됐지만 법정 구속도 되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날 김태우 구청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재수 당시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각종 비위 혐의에 대한 감찰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무마했다는 의혹 등을 폭로했다. 유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兄)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자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태우 구청장이 폭로한 의혹 35건 중 15건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있다며 고소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5건과 관련해 김 구청장을 재판에 넘겼다.
이후 김 구청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아래 1심과 2심 재판에서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원심을 확정한 박정화 대법관도 문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김태우 구청장은 이날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저는 문재인 청와대의 부정 비리 은폐를 공익 신고했는데 문재인 검찰이 기소하고 김명수 법원이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면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유죄이면 저는 무죄이고 이게 상식이고 정의이며 법치”라고 밝혔다.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민정수석은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을 당하진 않았다. 감찰 무마 사건으로만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역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비위 혐의자들의 재판은 아직 2심이 진행 중인데 이를 공익 신고한 사람은 정작 유죄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하게 된 상황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김태우 구청장에 대해 신속하게 판결을 선고해 달라며 대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영호 국회의원과 서울 강서구가 지역구인 강선우·진성준·한정애 국회의원이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민주당 의원들은 김 구청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강서구의 정책 수행이 어렵고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지만 그 속내에는 김 구청장이 물러나면 민주당 출신이 구청장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김 구청장의 변호인들은 “문재인 정부 검찰이 김 구청장의 폭로 내용 가운데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사안들만 선별적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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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계담당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확정했고 김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오 대법관은 이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온 지 3개월 만에 판결을 선고했다.
그런데 오 대법관은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의 대학원 입시를 위해 허위 인턴 증명서를 써줬다는 사건을 작년 6월부터 맡고 있지만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미뤄지면서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 대법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진보 판사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판사 출신인 한 법조인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대법관들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을 진행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크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가 야당 후보 표적 수사, 여당 내 경쟁 후보 매수 등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20년 1월 검찰이 기소했지만 3년 4개월째 1심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도 2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1심 판결이 나왔다.
https://youtu.be/ZdS5ntDRL9E
허욱 기자 편집국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