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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15:30 헬스 11 (월323.연3153)
어느새 10월말 마감주 하는 날이되었다.
월~화요일은 친구들끼리 부부동반 대천 한화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먹고 마시다 왔고, 어제 밤 올라오자마자 또 다른
모임에 참석하여 상당히 마시고 고꾸라졌다.
춘천대회 회복이 덜 되었는데 장시간 운전과 연속된 술로 아직도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래서 오늘까지 쉬고 싶은데 연속 3일을 운동 못해 속상하고 일요일 중앙대회가 신경쓰여 별수없이 한바탕 뛰고 왔다.
매우 중요한 시기에 몸관리를 잘못하여 어쩌면 이번 중앙대회에서 큰 벌을 받을 것 같고 걱정스럽다.
마라톤을 우습게 생각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묘하게 꼬인다.
그런데 사실은 꼬이는 것이 아니고 아직도 내가 절주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이다.
항상 겸손하고 분발하는 자세로 살아야 하는데 그리 안되니 나는 바보다.
10/27 일 09:00 춘천공지천공원 42 (월312.연3142)
조선일보춘천마라톤 참가 기록 3:45:57 (번호C4119.풀225회.전체2639등.연대103등.날씨좋음.안걷고21회)
구간기록 5키로 10 15 20 (하프) 25 30 35 40 42.2
26:02 26:24 25:07 25:20 (1:48:44) 25:22 28:43 28:19 28:58 11:42
올해도 어김없이 마라톤 뛰러 춘천으로 갔다.
04:50 기상, 상봉역에서 06:55 경춘전철을 타고 춘천에 내리니 08:20이고 주유소 화장실에서 많이 기다려 꺼림직함을 해소
하고 대회장인 공지천 인조구장에 도착하니 08:50이 되었다.
정신없이 배낭을 보관시키고 몇몇 회원들을 만나 선전을 다짐하고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배동성이 그룹별 출발을 너무 빨리빨리 운영하는 바람에 내가 속한 C그룹은 가버리고 결국 09:12 E구룹에서 출발
하게 되었다.
제대로 몸풀기도 못한 채 엄청난 인파 속에 파묻혀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약간 씰쌀한 날씨에 손가락 발가락 감각이 이상하지만 달리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아쉬운 것은 짙은 안개 때문에 의암댐의 정취와 삼악산의 단풍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새벽에 식사를 조금 했지만 배고플 것 같다는 생각에 김밥 한줄만 더 먹으려고 회룡역 상봉역 춘천역을 기웃거렸으나 못
먹었고 오늘 잘 견딜지 걱정이 된다.
그래도 생각보다 몸이 가벼워 초반 속도가 괜찮고 10키로 이후에는 더 가속이 붙어 많은 주자들을 추월하고 있다.
이 정도면 30분대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해보는데 25키로에서 완만한 오르막을 만나고 속도가 뚝 떨어진다.
28키로 춘천댐에 올라가 잠시 스트레칭을 하는 순간 나랑 동시 출발했던 E그룹 3:40페메한테 추월당하고는 나의 순간적인
엉터리 꿈이었음을 인정하고 오늘은 꼭 걷지말자를 다짐해 본다.
35키로를 통과하고는 다리가 뻣뻣해져 1키로마다 오리걸음으로 풀어주며 가고 또 간다.
40키로에서는 멀리 골인아치가 보일 것 같은데 안 보이고 2키로가 지독하게 멀게 느껴진다.
드디어 500여 미터 전방 골인아치를 확인하고 마지막 스퍼트로 골인이다.
힘든 레이스 뒤의 진한 감동을 느끼며 완주메달을 받으러 가는 발길이 가볍고 후련하다.
골인 후 뒤에 들어오는 회원들을 기다렸다가 춘천역 광장 전통닭갈비집에서 완주 자축연을 가졌다.
즐거운 대화속에 소맥을 즐기고 있는데 칠마회 맴버들과 노원도봉 친구들이 들어와 한잔씩 권하며 메이저대회 완주의
즐거움을 함께 했다. 격한 운동을 하다보면 남녀노소가 모두 마음이 열리고 친구가 되는 것 같다.
회식을 끝내고 다시 경춘전철을 타고 상봉역에 내려 호프로 입가심하고 오늘을 마감했다.
오늘 25,000여 명이 참가한 마라톤 축제는 감동적이다. 20km가 넘는 긴 마라톤 행렬이 대 장관이다.
대한민국에 이런 메이저대회가 있음을 행복으로 생각하고 싶다.
특히 춘마는 동아 중앙대회보다 기념품이 좋고 운영의 짜임새도 차원이 다르다.
즉 선수가 아니고 마스터즈 위주의 대회 운영으로 교통상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10/25 금 17:00 헬스 7 (월270.연3100)
춘마를 앞두고 오늘 내일 이틀을 쉴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서운해서 한바탕 뛰고 왔다.
신경쓴다고 기록이 좋아질 것 같지도 않으니까 대충 살기로 하자.
이번 춘마는 날씨가 시원하다는 예보가 있어 다행이다.
올 가을들어 처음으로 덥지 않은 마라톤을 하게 될 모양이다.
여러모로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10/24 목 09:50 헬스 11 (월263.연3093)
춘천마라톤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젠 메이저대회라 해서 특별히 긴장될 것도 없고 기록을 올려야겠다는 의욕도 없다.
항상 하던대로 열심히 뛰다 힘들면 걷기도 하고 의암댐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전국의 마라토너들과 어울리는 대회로
생각한다. 나이들어 이런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일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마라톤이니까....
한강달클럽도 7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번 춘마가 더욱 활발한 마라톤생활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휴식도 훈련이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과훈련은 훈련이 아닌 것이다. 요령껏 잘 쉬자!
10/22 화 10:00 여의도시범탕 12 (월252.연3082)
오늘은 나에겐 한달에 한번 뿐인 한강달 정모일이다.
다른 날보다 약간 일찍 집을 나섰는데 노량진역에서 9호선 급행과 보통을 구분하지 못해 10시 정각 시범탕에 도착했다.
오늘은 급행을 탔기 때문에 약 20분을 더 소요한 묘한 공식을 체험했다.
시범탕 만남의 장소에 배낭을 맡기고 박영준 선배님과 둘이서 동반주에 나섰다.
아름다운 한강! 파도는 출렁이고, 하늘은 파랗지, 공기 맑고 시원하지, 햇볕 쨍쨍하지, 이런 멋진 자전거길을 독차지
하고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
그렇지만 나는 일요일 대회 후유증이 남아있어 천천히 뛰고 싶은데 박선배님이 속도를 올려 억지로 따라가게 된다.
평소 속도가 느린 줄 알았는데 작심하고 달리시니 시속 12키로까지 올라가고 사람이 달라져 보인다.
잠수교 직전 6키로에서 반환하고는 나도 내 실속을 챙겨야 해서 스트레칭도 하고 걷기도 하면서 회복주 본연의 자세로
여의도를 향해 달렸고 명수대 부근에서 편재일님을 만나 동반주 하며 걷다뛰다 시범탕에 골인했다.
목욕 후 8명의 회원이 흑돈가에서 맛난 정식과 소맥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어섰다.
(이곳 식대를 류임상 선배님이 계산하셔서 감사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아마 오늘은 한강달 역사상 처음으로 2차 없이 귀가한 것 같다.
이번 주 춘천마라톤이 기다리고 있고, 그동안 과음의 부작용을 체득하고 절제하려는 의식변화의 시작일 것이다.
오늘 적당한 음주가 기분좋은 귀가로 이어졌고 앞으로 나부터 절주운동에 동참할 필요를 느낀다.
10/20 일 10:00 해남 우수영(울돌목) 42 (월240.연3070)
해남땅끝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6:22 (번호4062.풀224회.남58등.언덕많고.날씨쾌청-약간더움)
전라도 가는 길은 고생길!
세상에 토요일 저녁 11시 집을 나와 전철을 타고 서울역 하차-1시간 20분 기다려-오늘 새벽 01:20 셔틀 탑승-잠실에서
추가 탑승-신갈에서 추가 탑승시키고 내려가는데 피곤하면서도 깊은 잠을 못 자고 수시로 끄덕거리다 보니 06:30경 해남
화원면에 도착한다. (잠을 자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데 25인승 카운티버스가 너무 많이 뛰고 시끄러워 어려움이 있었다)
이곳 면 소재지 백반집에 들어가 6000원 짜리 한그릇 먹고 우수영 대회장에 도착하니 07:20이 된다.
10시 출발인데 뭐 할 일도 없고 기웃거리다 진도대교(약 300m)를 걸어 진도섬도 밟아 보고 다시 건너와 대회장 부근을 배회
하다 보니 출발시간이 가까워진다. 그런데 갑자가 눈두덩이 시큰해지고 머리가 먹먹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진다.
큰일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고민하다가 우수영 입장권 판매소 앞 차디찬 평상에 누웠는데 마이크소리 등 주변이 소란하여
약 10분도 못 버티고 일어나 행사장에 합류한다. 1000여 명의 참가자(풀은 164명)와 스탶들로 대회 분위기가 그럴 듯하다.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 많은 기관장들도 전부 나와 대회 성공을 격려하고 있다.
09:56 에 풀을 출발시킨다.
오늘 코스는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에서 출발 황산면 만호염전이 있는 한자마을에서 반환하게 된다.
나는 이곳 지리에 대해 잘 몰라 지도책과 코스도를 연상하면서 앞 주자를 따라가고 있다.
파란 하늘에 햇볕이 강렬하나 아직 공기가 시원하여 달릴 만하다.
밭이 많은 이곳은 특산물인 고추 고구마와 벼 수확이 끝났고 들판에는 짙푸른 배추가 많이 자라고 있다.
언뜻 보아도 이곳 해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풍요로운 농촌인것 같다.
전반은 힘이 있어 이곳저곳 구경하며 많은 언덕을 대수롭지 않게 통과했는데 하프를 1:50에 반환하고 24키에서 언덕을
만나고는 갑자기 힘이 빠져버린다. 장시간 차에 시달리며 잠을 못 잤고, 12시가 지나면서 날씨도 더워지니 그럴 수 있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일찍 찾아온 컨디션 난조가 걱정스럽다.
하여간 언덕마다 걸아야 했고 30키로 이후는 500 미터 300 미터도 제대로 못 뛰는 상황이 된다.
코스 괜찮다 생각했는데 몸이 지치다 보니 코스 전체가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 뿐이고 평탄한 곳이 한곳도 없음이 감지된다.
후반을 천천히 2시간에 달려도 40분 초반에 골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계속 까먹고 추월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오늘은 어쩔 수 없고 기록증 하나 얻으면 된다고 체념하고 뛰었는데 다행히 서브4는 하게 되었다.
골인 후 유스호텔에서 샤워를 마치고 기념품 5키로 황토고구마와 행운권 당첨된 땅끝벌꿀을 받아들고 먹거리코너로 갔다.
풀코스 골인자가 먹는 음식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고 인심 후하게 질서있게 배식하고 있다.
김주먹밥 두부김치 된장국 막걸리 삼겹살을 주는데 음식맛이 모두 수준급이다.
특히 돼지고기는 고구마를 먹여 키운 땅끝포크를 즉석에서 구워주는데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한번 배식분 만으로 배불러 더 이상 못 먹겠고 셔틀로 향했다.
셔틀은 인원점검을 마치고 오후 3시 20분 귀경길에 올랐다.
잘 가던 버스는 천안 못 미쳐 정체를 당하고 안산까지 거북이 걸음으로 시간을 다 보내 버렸다.
6시간을 넘겨 9시 30분 잠실에 내려주고 나는 11시 정각에 집에 들어왔다. 집 나간지 24시간 만이다.
너무 배고프고 피곤하여 밥 한술 뜨고 바로 고꾸라졌다.
해남대회는 당일치기 마라톤은 무리인 것 같다.
그러나 고생은 많았지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역사현장을 보았고, 평화로운 농촌 들녘과 바다를 보고 좋은 먹거리,
훈훈한 인심을 맛본 소중한 추억을 만든 날이다.
오늘 마라톤대회는 해남인들이 참으로 정성을 들인, 흠 잡을 데 없는 행사로 평가한다.
특히 항상 양말 한 컬레도 못 타는 나에게 해남이 2% 확률의 벌꿀 행운을 주어서 고맙다.
10/18 금 17:30 헬스 7 (월198.연3028)
짧은 달리기로 주간 연습을 마무리 한다.
이번 일요일은 실로 오랜만에 전남 땅(여수는 제외)에서 열리는 해남대회를 뛰게 된다.
새벽 01:20에 서울역에서 셔틀을 타라고 하는데 상당히 피곤한 마라톤여행이 될 것 같다.
이렇게 까지 험하게 살아야 하니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뭔가를 이루려면 뭔가를 희생해야야 하는 세상사 이치를 내가 허물 수 없는 일이다.
10/17 목 16:30 헬스 11 (월191.연3021)
헬스장이 지겹지만 더 나은 대안이 없으니 또 가고 또 가고 한다.
올해도 월 15,000 원 이용료 내고 이처럼 많은 땀을 뺐으니 본전을 수십 배 뽑은 것 같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이곳 헬스장 이용자 중에서 주거리만 따지면 내가 1등이 아닐까 싶다.
10 년 넘게 다녔으니 최고참 이용자 그룹이기도 하고...
헬스장에 와서 여러 운동을 안하고 오직 달리기 한가지만 하는 사람도 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런 걸 쓰다 보니 내가 진짜 괴짜네!
10/16 수 18:00 헬스 12 (월180.연3010)
오늘 연간 주거리 3000을 초과했다.
3000은 내가 생각하는 연간 목표다.
한 때는 월 300을 채우려고 무리한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스트레스 받는 월간 목표는 생각하지 않고 연간
3000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데 너무 일찍 초과하게 되어 기분이 묘하다.
풀 마라톤 연간 완주목표 33회도 이미 초과했으니(현재 35회) 금년 할 일은 다 했다.
이제부터는 연말까지 얼마나 더 할 수 있느냐만 남았다.
부상을 조심하면서 하는 대로 하고, 되는 대로 하면 된다.
하여간 오늘은 나의 마라톤 생활에 의미있는 날이다.
10/15 화 16:00 헬스 11 (월168.연2998)
다시 이번 주 달리기를 시작한다.
일요일 홍천대회에서 언덕길이 힘들었는지 다리 근육이 평소보다 더 아프고 운동을 쉬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오후들어
상태가 좋아져 헬스장에 들어가 한바탕 땀 흘리고 왔다.
가을을 재촉하는 차가운 보슬비가 내리는데도 헬스장은 사람들이 많다. 특이한 점은 항상 여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동사무소 공부도 거의 다 여자들이고, 낮시간 지하철도 여자들이 많고. 식당에도 외식하는 여자들이 많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남자가 많다는데... 그렇다면 남자들은 활동을 덜한다는 얘긴데 어떤 타당한 설명이 있을까?
마누라는 돌아다니게 하고 집을 지키는 남자들이 많은 것인가?
10/13 일 09:00 홍천북방공설운동장 42 (월157.연2987)
홍천강변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4:13 (번호4114.풀223회.날씨좋고 경치좋음.언덕많아후반많이걸음)
지난 2008년 7월 홍천숲길대회 또 지난 7월 홍천힐링산악마라톤대회에서 험한 언덕 때문에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홍천은 나에게 무서운 곳이다. 그래도 무료셔틀을 운영하고 기념품(찰옥수수 12개)도 실속이 있어 참가하게 되었다.
새벽 05:30 노원역에서 셔틀을 타고 어두운 밤길을 달려 대회장인 홍천 북방공설운동장에 도착하니 06:40 이다.
1시간이면 올 수 있는데 뭣 때문에 굳이 출발시간을 앞당겨 2시간 이상을 대기하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하여간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6~7도의 차가운 기온이다.
어스름 새벽에 깨끗한 인조잔디를 걸으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어느 구석에 앉아 김밥을 먹고, 복지회관에서 막걸리도
시음하고, 운동장에서 커프도 마시며 최대한 시간을 늦추다 배낭을 맡기고 출발선에 섰다.
이 먼 곳, 구석진 산골짜기에 아는 얼굴들이 많이도 찾아왔다. 김무언 선배님과 정진우님 부부도 오셨고...
하여간 1,000명이 넘어보이는 참가자들은 주최측의 분위기 띄우기와 어울려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9시 정각 출발한다.
오늘 코스는 홍천 북방면 소재지 북방공설운동장에서 출발-홍천강을 따라-팔봉산 부근까지 내려갔다가 돌아오게 된다.
이곳 지리를 몰라 어리둥절한데 안개 때문에 해도 안보이고 동서남북을 가늠할 수도 없고 그냥 앞 사람만 따라간다.
1키로를 통과하니 비포장도로가 약 5키로 이어지고 각도 큰 언덕이 겁을 잔뜩 주고 있다.
이후 계속 크고 작은 언덕이 나오더니 12키로에서는 더 무서운 언덕을 만나고 그 뒤는 약간 내리막성 평지다.
오늘은 묘하게 15키로부터 속도가 나면서 앞선 주자를 추월하게 되고 하프를 1:51분에 반환한다.
이후 계속 잘 가다가 약 28키로 지점에서 큰 언덕을 만나 한참을 걸어올라갔더니 힘이 빠져버렸고, 그후 언덕은 물론
평지에서도 걷는 신세가 되고 힘들게 벌어놓은 시간을 다 까먹고 있다. 40분대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아깝다.
마지막 어려운 약 5키로의 비포장 비탈길은 돌맹이가 많이 돌출되어 있고 걸려 넘어질 것 같아 조심 또 조심이다.
마의 구간을 통과하고 포장도로를 만났지만 앞 사람이 안보여 길을 잘 모르겠고 경찰관에게 묻고 안내를 따라 달렸더니
금방 골인아치가 나온다.
오늘 출발할 때는 좀 추웠고 낮에는 햇볕이 강렬했지만 대체로 좋은 날씨였고 특히 홍천강변의 수려한 경관이 너무 좋았다.
정선의 동강, 안동의 낙동강처럼 꼬불꼬불한 물줄기를 따라 달리고, 다리건너 가로질러 가고,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홍천강의
속살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농지는 별로 없고 강따라 길따라 영어로 이름지어진 수많은 고급 펜션들과 강물에
들어가 천렵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이곳이 홍천의 멋진 관광지임을 알 수 있다.
골인 후 찰옥수수 1박스를 받아들고 복지회관에 마련된 식당에서 콩국수 두부김치 계란 막걸리를 맛있게 먹고 셔틀에 올랐다.
오후 2:30 출발한 버스는 가평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더니 설악IC로 나와 청평에서 경춘국도로 들어간다.
우리들(김준한님 조근호님 김원섭님 나)은 대성리역에서 내려 경춘전철로 갈아탔고 상봉역에 내려 순대국집에서 기분좋게
소주 몇병을 들이키고 헤어졌다.
오늘도 행복한 마라톤여행이었다.
10/11 금 17:00 헬스 8 (월115.연2945)
이번 주는 운동을 이틀 연속 빼먹은 날이 있어 더 빨리 가는 것 같다.
금년부터 내 나름대로 대회를 앞두고는 이틀 전은 짧게 달리고, 하루 전은 완벽하게 쉬는 원칙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는데
상당히 좋은 시도로 생각된다. 어떤 일이 좋다해서 많이 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나이 건강상태 환경 등에 맞추는
지혜가 접목되어야 효율이 높고 오래 오래 부상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춘마 배번호가 도착했다.
C구릅-4119 번이다. 항상 B구릅에 들었었는데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고 계속 내리막길을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메이저 조중동 대회는 참가할 가치가 있다.
세계적인 외국 선수들을 뒤따르고, 2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들고, 모든 마라토너들의 관심 대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한강달은 누구누구 가시는지 잘 모르겠다.
10/10 목 17:00 헬스 11 (월107.연2937)
이놈의 헬스장은 가을이 깊어져도 덥기만 하니 죽을 지경이다.
주말은 다가오는데 몸상태는 별로 안 좋다.
찌뿌둥한 몸뚱이를 혼내주려고 11.5까지 올려봤다.
실내온도 27도에 열을 받으니 땀이 흘러 신발속까지 들어간다.
땀으로 멱감은 몰골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되지만 기어이 기본을 채우고 왔다.
10/9 수 09:30 중랑 13 (월96.연2926)
오늘은 헬스장이 쉰다고 해서 중랑천으로 나갔다.
가을이 깊어져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햇볕이 강열하고 상당히 덥다.
특히 자전거꾼들의 행렬이 엄청 많다.
한글날 공휴일을 맞아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려고 소형 배낭을 지고 동두천 방향 교외로 나가는 것 같다.
나도 따라가고 싶어진다. 오후에 가봐야지...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다.
지금 지구촌은 끊임없이 큰 사건 사고가 판치고 있어 어지간한 사건은 눈도 깜박이지 않는 내성이 생겼다.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못 되고 그 부작용은 인간성의 결핍이고 인간다운 삶에 희망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 하느님 계실까? 계신다 해도 해결 못하시면 전지전능이 아닌데?
10/8 화 06:30 헬스 11 (월83.연2913)
때아닌 10월 태풍이 올라온다니 세상이 온통 이상해졌다.
아직 의정부는 바람없이 조용히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는 상태이고 태풍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잖아도 팍팍한
삶을 살고있는 서민들을 괴롭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토요일 100회행사, 일요일 예식장에서, 월요일 친구들모임에서 연속 3일을 마셨더니 몸이 무겁디 무겁다.
다행이 내 절주에 대한 의지가 통해서 녹초되게 먹지 않았고 오늘 새벽 운동도 나갈 수 있었다.
힘들지만 기본거리를 달렸더니 찌뿌둥한 몸이 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는 평생 술 적게 먹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겠다.
10/5 토 09:00 마포대교 42 (월72.연2902)
서울수복해병대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4:42:44 (번호169.풀222회.약간더움.박선배님동반주)
오늘 해병대마라톤은 박영준 선배님의 100회 완주를 축하하려고 한강달회원이 대거 10명 참가했다.
옛날에는 특별한 명분 없이도 대회장에 가보면 많은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격세지감이 든다.
08:20경 대회장에 도착하여 여러 회원들을 만나고 기념촬영하고 출발을 기다린다.
09:00 정각 대포 발사와 함께 출발이다. 출발신호가 대포소리! 추억이 될만한 광경이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함께 출발했으나 한참 가다보니 4명(박영준 노재선 윤우로 김정덕)만 동반주하는 상황이 된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기분 좋기도 하고 따가운 햇살을 생각하면 후반이 걱정되기도 하다.
길가 수많은 가을꽃과 억세 갈대가 우리들의 가는 길을 축복하고 응원하고 있다.
우리들은 4:30분 목표로 정속주행을 하고 있다.
나는 이런 저속 정속주행이 좀 답답하긴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박영준 선배님과의 영예로운 동반주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뛰며 수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한강과 안양천의 가을 풍광을 즐기면서 또 급수대마다 먹을 것 다 챙겨먹으면서 여유로운
마라톤을 하고 있다.
평소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기록에 얽매였는데 오늘은 참으로 마음 편한 펀런이다.
선배님들이 시간 책크를 잘 해주시니 나는 듣기만 하고 시계도 볼 필요가 없고 아주 편하다.
마포대교-염창교-신정잠수교 건너-염창교-방화대교를 반환하고 돌아오는 36키로 염창교까지도 똑같은 정속이다.
37키로를 넘어서면서 부터 힘들다, 쥐가 날려는 것 같다, 1분만 걸어야 겠다 등 고통스러운 단어들이 흘러나온다.
딱 4:30분을 설정해 놓고 달리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골인시간을 밀어내고 있다.
연습부족에 날씨도 더우니 몸이 힘든 것은 당연하고 그걸 참아내는 동반주자들의 모습들이 거룩해 보인다.
실제로 39키부터 걷다 뛰다를 실천했고 이제 40분을 넘기는 상황이 되고 만다.
골인 500m를 앞두고 회장님 박미애 님이 마중나오셔서 프랑카드를 앞세운 축하 퍼레이드를 시작하고 피니시아치 200여 m
전방 부터는 먼저 골인한 회원들까지 합세한 축하 동반주로 박영준 선배님의 100회 완주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우여곡절이 녹아있는 풀코스 100회 완주! 세상에서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마라톤 여정에 박수와 축하를 보냅니다)
골인 후 수도꼭지에서 머리 감고 탈의실에서 물수건으로 대충 땀을 닦아내고 먹거리코너에서 순두부 하나 먹고 축하연
장소인 은성회관으로 향했다.
많은 회원들과 가족이 함께 한 100회 완주 축하연은 맥주 일본?주 일본소주 ?꼬냑 등 완전 외제술 시음행사를 방불케 한다.
회장님 그리고 박선배님이 그렇게 만드셨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술을 절제하려고 가급적 권하지 않는 소극적인 음주로 일관했는데도 2차 허브 생맥주를 지나 고속터미널 굴국밥집
소주가 들어가니 상당히 알딸딸해졌다. 그래도 잘 선방한 날이다.
(다시 한번 박영준 선배님의 풀코스 100회 완주를 축하드리면서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200,300을 향해 함께 달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대단한 한강달의 역사가 계속 진화되고 먼 훗날 멋진 추억 이야기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10/3 목 14:00 헬스 9 (월30.연2860)
오늘 이것으로 이번 주 연습 끄~읕.
이번 토요일 해병대마라톤대회는 한강달의 또 한명의 100회를 배출하는 뜻있는 대회다.
대한민국 최고령 클럽이면서 가장 높은 비율의 100회 완주자를 배출한 한강달이 정말 대단하다.
마라톤 뿐만이 아니고 여러가지 적극적인 취미생활로 건강과 활력을 챙기는 모습은 노인세대의 귀감이다.
70 전후 고령인데도 노인정 얘기는 한 마디도 없고 마라톤 등산 여행 술 얘기만 나오니 젊은이들이 까무라칠 정도다.
앞으로 100회를 완주하신 회원님들도 다음 100을 위해 의욕을 보이시면 더 멋있을 것 같다.
100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80 주주를 위해 사는 한강달이기 때문이다.
박영준 선배님의 100회 완주를 미리 축하드리며, 저를 동반주자로 지명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10/2 수 18:00 헬스 10 (월21.연2851)
이상하게도 어제보다 다리가 무겁고 달리기 싫어졌다.
그렇다고 바쁜 일도 없는데 운동을 쉬기도 애매하여 억지로 헬스장에 갔다.
오늘은 재미가 없어 주말 대회 핑계대고 기본을 다 못 채우고 트래드밀을 내려왔다.
실제로 주중 달리기는 훈련주가 아니고 회복주이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주거리 욕심을 버려도 주중 3회 30키로 정도 달리고 주말 대회를 뛰면 월 300은 쉽게 넘어간다.
나이에 비해 달리기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월간 주거리가 줄지 않는 이유다.
하여간 마라톤은 밥도둑이다.
많이 먹어도 항상 뱃속이 허전하니 큰일이다.
10/1 화 17:30 헬스 11 (월11.연2841)
오늘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4분기 첫 날, 10월의 첫 날, 첫 주의 첫 연습일이 되는 날이구나.
이 정도면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길일 중의 吉日이 틀림없구나.
아직 다리가 많이 뻐근하여 오전에는 쉬고 오후에 운동을 나갔다.
중랑천이냐 헬스장이냐 잠시 고민하다가 운동효과는 헬스장이 더 좋을 것 같아 헬스장으로 틀었다.
헬스장은 계절이 바뀌었어도 너무 더워 수건에 모아진 땀을 몇번 짜냈다.
10월은 말 그대로 마라톤의 계절이고 메이저대회인 춘마가 기다리고 있다.
특별히 잘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술과 부상을 조심하여 고생 덜하고 오래오래 마라톤을 즐길 토대를 쌓아야 한다.
결실의 계절 10월은 나와 내 주변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첫댓글 김형이 동반주를 해주신다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영광이지만 기록이 맞지않으니 어찌할까요 저의 목표기록은 4시간30분(+5)정도로 하려고 합니다.
연달아 sub 4 빛나는 기록!! 축하합니다.
멋진 코스 네요.좋은 기록 완주 축하합니다.
좋은 기록으로 가을의 전설과 추억을 하나더 만드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춘천,그 어려운코스에서 3시간45분! 달리기장사. 축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