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수유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아직은 꽃샘 추위가 시샘을 하는 이른 봄이었지만 산수유 노란꽃망울을 보며 걷는 오래된 마을 길은 소풍나온 병아리 마냥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구례군 산동면 개척마을>
산수유 시목지가 있는 개척마을에는 1,000년도 넘은 할머니 산수유가 막 꽃망을을 떠뜨렸고 시목지 공원 내에는 이순신장군의 남도 출정식 첫 장소가 그림과 설명으로 되어있어 산수유도 보고 나라를 구한 장군의 뜻과 민초들의 의지를 볼 수 있는 귀한 장소이기에 자녀을 동반한 가족은 들려가시실 권해드립니다.
시목지란 산수유가 국내에서 최초로 심어진 곳으로 당나라 시대에 중국 처녀가 구례 산동으로 시집 올 때 가져와 심은 것이 처음이었다 하니 시대를 거슬러도 변치않은 사랑의 이야기가 산수유와 함께 하고 있습입니다. 그래서 산수유 꽃말도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입니다.
이 봄에 사랑을 고백하시려거든 지리산 아래 산수유 시목지로 오십시요. 영원한 사랑이 이루워질겁니다.
<현천마을>
시목지 아래에 위치한 산동네 마을로 2km 떨어져 있어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도보로 이동하시며 산천 구경을 하시기에 딱 좋은 거리입니다.
마을 뒷산이 '어질현'자 모양이여서 현천마을이라 했다는데 마을 입구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 비친 산수유 반영은 물빛과 어울러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합니다. 또한 앞으로 멀리 보이는 지리산 자락은 병풍처럼 장엄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옛날에는 100여호의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하나
지금은 40여호가 낮은 담을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있어 돌담길을 천천히 걸으며 산수유 구경을 하시기에 안성맞춤인 아주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입니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바로 건너편 반곡, 상위마을로 바로 가시기 마련인데 교통혼잡을 피하고 여유로운 봄 맞이를 하시려거든 이 마을을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지리산 어느 마을이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국방군, 밤에는 인민군, 큰 아들은 국방국,
작은 아들은 인민군? 이런 이념의 시대에 많은
귀한 목숨들이 희생된 현장이기도 합니다.
오셔서 꽃구경 하실 때 이런 부분도 헤아려
겸손하고 조용하게 보고 가시길 권해드립니다. 임세웅문화해설사의 설명과 '산동애가' 들어보니
참으로 애가 끓어 올랐습니다.
노란꽃 아래엔 영원한 사랑도 애끓었던 애가도 있음입니다.
<산수유공원>
구례 산동면 지리산온천길을 따라 올라오시다 보면 왼편으로 주차장과 산수유 전시관,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전시관에는 산수유 관련 자료와 사진, 제품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나지막한 공원은 아기자지한 야생화가 잘 조성되어 있으므로 건너편 반곡 마을의 지형과 지리산 성삼재 능선을 살펴 보시면서 걸으시면 행복감에 젖어드실겁니다.
공원에는 '언약의 문'도 있으니 언약을 꿈꾸시는 연인들은 사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반곡마을>
산수유 전시관 길 건너편 마을로 지리산에서 흘러 오는 맑은 서시천이 시원스레 흐르는 그림 같은 마을입니다. 이른 봄 뒷 지리산에 눈이라도 내리면 산은 햐얗고 산수유는 노란 절경을 이루게 됩니다.
서시천을 가운데로 양쪽으로 데크 시설이 되어있어 편리하고 쾌적하게 산수유 구경을 하실 수 있습니다. 마을 중간쯤에는 산수유 시인 '홍유경'의 생가도 있으니 시인이 어떻게 산수유를 노래 했는지 나지막히 시 한 수 따라 읇조리시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상위마을>
이름표처럼 제일 높은 산수유 마을입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관계로 좀 늦게 피고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는 맛이 시원하고 날렵합니다.
골목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기대 이상의 아늑함과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특히 산수유 빨간 열매 위에 햐얀 눈 소복히 쌓인
겨울에 오시면 탄성과 신음을 연달아 하셔야 합니다. 생각만 하여도 그림이 그려지고 느껴지시죠?
아름다운 봄입니다.
산수유꽃 어울어진 지리산 아래로 오셔서 꽃도 보시고 영원한 사랑도 엮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ㅡ지리산통신
#산수유 #산수유마을 #산수유축제 #구례
첫댓글 구례는 복받은 곳입니다.
구례군 모두가 아름답고 멋집니다.^^
개척마을 시목지를 다녀왔네요..
감사합니다.^^*
그냥 지나쳤던 섬세한 부분까지 마치 시인의 음율처럼 들리는 한소곶 한소곶이 산동을 더아름다운 산수유마을로 다가오게 해 주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읽는동안 보는동안 감동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