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好雨時節(A Good Rain Knows)
허진호 감독, 2009년, 100분, 한중합작 영화
2008년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의 참사가 그대로 널려 있는 칭뚜成都에 건설회사 팀장 박동하가 출장을 온다.
출장 첫날 잠시 틈이 나자 ‘두보초당杜甫草堂’으로 향한다. 시사당詩史堂의 ‘두보의 상’ 오른손에다 자신의 손을 살포시 포개며 대학시절 시인을 꿈꾸었던 아련한 향수와 아쉬움이 겹쳐진다. 기념관에서 마주친 추억 속의 ‘두보 시선’.
그곳에서 초당 가이드를 하는 대학시절 연인 메이와 극적으로 재회를 한다. 대학시절 시인을 꿈꾸었던 동하와 두보의 '춘야희우春夜喜雨’ 를 주제로 논문을 쓴 메이...내용은 그렇고 그런 로맨스영화...
주목을 끄는 것은 영화의 배경인 成都의 ‘杜甫草堂’!
영화 내내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두보의 시, 특히 春夜喜雨!
이 시는 두보가 成都의 초당에서 지낼 때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당시의 成都는 오랜 가뭄으로 몹시 곤란을 겪던 시기였다고 한다.
안사의 난 이후 감숙성에서 갖은 고초를 겪던 두보가 成都로 이주해 초당을 마련하며 겨우 안정을 찾던 시기이기도 하다.
어느 봄날 밤에 소리없이 내린 비가 천지에 생기를 주는 가뭄 끝의 단비라면,
두보의 인생에서 초당은 천신만고 후에 만난 ‘호우시절’이 아니었을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난 뒤
‘春夜喜雨 봄 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로 대미를 장식한다~~~
그 옛날 두보의 '春夜喜雨'가 딱 오늘같은 봄날의 밤 비는 아니었을까...
첫댓글 두보의 시를 더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두보초당과 함께.
허진호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이 두보초당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