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투스 / 존 윌리엄스 / 조영학 / 구픽
이 책에서는 시기를 말할 때 '서기'와 '서기전'을 사용한다. 서기전 40년 그리고 서기 40년, 이런 식이다. 바람직한 표기인 듯하다.
아우구스투스라 불리는 로마의 첫 번째 황제,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에 관한 이야기다. 세 친구와 아내 리비아 그리고 딸 율리아를 중심으로 조부 또는 양부라 할 수 있는 율리우스·카이사르에 이어 삼두를 근간으로 소설이 꾸며져 있다.
낯선 많은 이름 덕에 소설은 내용보다는 이름을 좇아가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이를 견디지 못하면 책을 덮게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중요 인물 외에는 외면하게 되고 그러면서 아우구스투스를 근간으로 소설에 다시 몰입하게 된다.
소설은 약 100년간의 글, 편지, 메모, 일기, 기록 등을 필요한 순간에 배치하여 완성한다. 하나의 글이 마치면 다음 글을 통해 어느덧 나는 그 상황을 조금 이해하게 된다.
청년 4인방의 시작, 22쪽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에케나스
-마르쿠스 아그리파
-퀸투스 살비디에누스 루푸스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
삼두: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마르크스 아이밀리우스 레피두스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
로마 역사를 간혹 접할 때 늘 호출되는 사람은 카이사르라는 이름을 가진 자와 그가 선택한 조카의 아들, 양자로 선택하여 후일 황제가 된 옥타비아누스이다. 옥타비아누스에 관해 접할 기회는 나에게 없었다. 늘 조부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나에게 그렇다는 것이다.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 * * * *
"우리는 승리가 아니라 삶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26
네 젊음을 조금 받아들이고 네게는 대신 내 나이를 나누어주었다. 26
도대체 그놈의 거짓말들은 어디에서 생명력을 빨아먹고 진실보다 강하게 자라는 걸까? 28
세상을 정복했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구나. 사람들에게 자유를 보여주면 마치 질병이라도 만난 듯 달아나버린다. 믿을 만한 자들을 외면하고 언제든 배신할 인간들을 사랑하며,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는채 이렇게 국가를 이끌고 있구나. 28
"증조부 말씀이, 시를 읽고 시를 사랑하고 시를 써먹되···절대 믿지는 말라고 하셨지." 30
"자네를 사랑하지만 우리도 믿지 말게. 이 순간부터는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우리를 믿게." 34
"그대들 모두에게 맹세하겠소. 이곳에서 살아남을 운명이라면, 그게 누구든 중조부님의 살인자들을 찾아 복수하고 말겠소." 36
"이제 여러분들도 선택을 해야겠소. 누구든 나와 함께 돌아가면 운명을 나한테 맡기는 거요. 다른 방법은 없고 돌아올 수도 없소. 물론 내 자신의 운 말고 여러분한테 아무것도 약속하지 못해요." 37
너를 아들이자 상속자로 지목하셨더구나. 아무래도 이름과 재산을 모두 받으려 하겠지? 하지만 이 어미는 조금 참고 잘 생각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구나. 39
그곳은 바로 로마 세계야. 피아의 구분이 불가능한 곳. 가치보다 특권을 존중하고 원칙이 이기심의 굴복하는 곳. 39
피아을 확인할 수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그자를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외통수에 몰릴 것이다. 문제는?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하면서 어떻게 동시에 움직이게 만들지? 54
내가 궁극적으로 찾아내는 목표는 처음에 내가 인지한 목표와 크게 다르다. 어느 해법이든 새로운 선택을 내포하고 선택은 예외 없이 새로운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역시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야 하며 그 과정은 무한 반복할 수밖에 없다. 57
성공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난제를 드러내고 승리는 예외 없이 패배의 가능성을 키워준다. 75
내가 물었다. "데키무스를 돕겠다는 겁니까?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살인자를?" 옥타비우스의 대답. "우리 자신을 돕는 것이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76
자상한 성품 덕분에 시간 말고는 적이 없으셨건만 마침내 시간이 어머니를 앗아가는군요. 113
오, 보라 로마 시민들이여, 내 그대에게 청하노니, 부디 그녀의 가치가 그녀의 재와 함께 묻히지 않고 로마의 삶 속에서 영원히 남게 하라. 그리하여, 육신은 재로 남되 의지는 계속 살아, 온 로마인들의 영혼 속에 살아 있게 하라. 113
내가 보기엔 도덕주의자야말로 가장 쓸모없고 경멸스러운 존재들이야. 쓸모없는 이유는 식을 얻기보다 판단을 내리는 데 에너지를 쏟기 때문이지. 단순히 판단은 쉽고 지식은 어렵기 때문에 말일세. 경멸스러운 까닭은 그들의 판단은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하고 무지와 오만의 힘으로 세상에 강요하려 하기 때문이라네. 부디 간언하건데, 도덕주의자는 되지 말게나. 171
평생, 남편이 셋이지만 내가 사랑한 이는 없다. 228 율리아의 일기에서
"황제는 황제한테 걸맞는 슬픔을 보여줘야겠군. 하지만 남자는 어떻게 남자한테 어울리는 슬픔을 나타내지?" 249 베르길리우스 죽음을 두고
아버지가 황제임을 잊을지 몰라도, 내가 황제의 딸이라는 사실만큼은 잊게 않겠다. 258 율리아의 말
어느 경우든 저 화려한 저택으로 가리긴 했네만 그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보지 못하게 만들었을 뿐이야. 371
법이 인간의 내밀한 열정까지 금할 경우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오로지 시인이나 철학자처럼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하는 사람만이 인간의 영혼을 향해 가치 있게 행동하라 말할 수 있다. 382 호타리우스가 아우구스투스에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의미가 없어질수록 세월을 버텨낸 힘에 대해서까지 점점 회의가 든다네. 인간이야 운명을 향해 발버둥친다지만 신들은 분명 그런 미천한 존재들한테 관심조차 없다네. 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