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9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4-22ㄱ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15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22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희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온 나라에 코로나 19라는 감염 병으로 몸살을 앓았고 뒤숭숭한 정치로 또 어수선한 채 새해를 맞았습니다. 이제는 정치 경제 문화에서 새로운 변혁이 우리를 아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백신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 사회가 변할 것인지 의구심도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금년 희년을 선포하시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회복하자고 권고하십니다. 2000년 대희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희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별로 기억이 없습니다. 지금 회고 해보면 정말 다시 오지 못할 그 희년을 나는 엉망으로 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아무 것도 기억하기 싫은 해처럼 그렇게 추락하면서 대 희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는 대 희년을 맞이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것처럼 안타까웠습니다.
그동안 수없는 희년을 보냈으면서도 특히 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고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을 정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의 잘못 된 생활에 빠져서 희년의 참 의미를 망각하고 살았던 것을 회복할 기회가 온 것입니다.
매년 이 희년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면 나는 가슴이 답답합니다. 지난해도 희년이었고, 금년도 희년일 것입니다. 매년을 매 순간을 희년으로 살라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특별히 희년을 선포해야 희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생각됩니다. 구약에서 희년을 선포하였던 것을 지금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선포하시는 희년의 참 의미를 모든 사람들이 간직하기를 더 바라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1.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진다고 하셨습니다.
부자들은 희년의 참 의미를 새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입니다. 부자들은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교만한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말씀이나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속에는 자신들의 사고와 이념이나 가치로 가득히 채워져 있어서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속에는 쓸데없는 지식으로 가득 차 있어서 세상을 즐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냉소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어찌 희년의 의미를 알겠는지요. 나도 아직도 세상의 것으로 가득 찬 부자로 살고 있어서, 복음을 전수 받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사람입니다
2.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한다고 하셨습니다.
잡혀간 이들은 우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자유를 박탈당하고, 자신의 의지를 제지당하고, 잡아간 사람들에 의해서 통제됩니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잡혀가서 그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고 자유를 다시 되찾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죄에서 해방되는 것이 신앙과 종교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그 구원계획에 우리를 포함시키시고, 해방시켜 주신다는 것입니다. 죄의 속박과 악마의 사슬에서 인간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행복입니다. 나는 아직도 그 모든 죄의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모든 유혹과 악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눈먼 이들을 보게 하시고, 귀먹은 이들을 다시 듣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진정한 희년은 모든 것을 다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며, 듣지 못하는 것을 다시 듣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 사랑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으며, 세상 사람들의 그 사랑의 노래를, 밀어(密語)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혼란과 어려움과 고통과 슬픔을 보면서도 눈 감고 살았고, 세상의 아우성을 들으면서도 귀 막고 살았습니다. 가족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어려움을 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4. 억압 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보내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과 같은 21세기에 누가 억압을 받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억압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집살이를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집에 있으면 시키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억압을 받고 있답니다. 남편들도 구박하지 않아도 심한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일등이 되기 위해서 매일 억압 받아서 학원에 가야하고, 과외 공부를 해야 하고, 직장에서 해직 당할까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고, 눈치를 보아야 하고, 이런 수많은 스트레스가 우리를 죄어오고 있습니다. 매일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이 정신적 억압에 시달리다 못해서 신체적인 병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지금은 스트레스의 천국이랍니다. 암도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도 우리의 일입니다. 그 안에서 자유롭게 해 주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의심없이 믿어야 합니다.
희년은 주님께서 선포하시고, 희년의 참 의미를 주님께서 깨우쳐 주시고, 그 모든 것을 이루어 주십니다. 희년은 해방의 해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매년, 매월, 매일, 매 순간이 희년임을 삶 속에서 성찰하고 돌아보도록 주님께서 이끌어주심을 우리는 늘 기억해야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희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