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설탕, 나쁜 설탕 따로 있을까?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WHO는 감미료 섭취를 권고하지 않고 있지만, 설탕과 감미료의 건강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사진=4nadia/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단맛을 낼 때 설탕 대신 칼로리가 낮은 감미료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미료가 체중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학계의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당뇨병 환자를 제외한 일반인은 체중 감량을 위해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추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감미료 소비와 관련한 무작위 대조시험 50편을 메타 분석해 이 같은 권고 사항을 마련했다.
WHO는 감미료의 습관적인 소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미료의 지속적인 사용이 당뇨병 증상이나 심혈관질환 지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 단, 이러한 결론을 내린 근거가 된 연구들이 감미료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보여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감미료가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칼로리 하나로 평가할 수 없다. 음식은 인간에게 신진대사, 식욕, 학습 및 기억을 포함한 두뇌 수행 능력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감미료가 이러한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언할 수 있는 연구 내용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 학자들은 WHO가 모호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공중 보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 의아함을 표현하고 있다.
감미료 논쟁이 일기 전에도 좋은 설탕과 나쁜 설탕을 구분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학자들은 가공식품이 아닌 천연식품을 통한 당 섭취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과일 등 천연 식품에 포함된 당 자체의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라기보단, 과일 섭취 시 섬유질과 여러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탄산음료나 과자를 통한 당 섭취는 칼로리만 얻고 영양가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WHO는 지난 2015년 설탕 섭취를 줄이는 식단을 권고했다. 하지만 설탕은 즉각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중독성이 강하다. 설탕을 끊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감미료들이 등장했다.
감미료의 낮은 칼로리가 체중 감량을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문제는 인체가 이처럼 단순한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들에 의하면 감미료의 장기적인 섭취는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오히려 체중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 반대로 감미료 소비가 설탕 소비보다 체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는 만큼, 감미료가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확정적인 결론이 날 때까지 소비자들은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건강상 좋은 전략일 수 있겠다. 감미료 혹은 설탕 하나만 고집하기보단 다양한 방식으로 군것질이나 디저트를 섭취하되, 영양가 없는 ‘텅 빈 열량 식품(empty food)’을 통한 당 섭취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