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꼬불꼬불 고사리 이 산 저 산 넘나물
꼬불꼬불 고사리 이 산 저 산 넘나물
말랑말랑 말냉이 잡아뜯어 꽃다지
배가 아파 배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배가 아파 배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2.
가자 가자 갓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가자 가자 갓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말랑말랑 말냉이 잡아뜯어 꽃다지
바귀 바귀 쓰바귀 매끈매끈 기름나무
바귀 바귀 쓰바귀 매끈매끈 기름나무
산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2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속요 중에는 나물 노래가 많이 있다.
한푼두푼 돈나물, 쑥쑥뽑아 나싱개
이개자내 지칭개, 잡아뜯어 꽃따지
엉영꾸부정 활나물, 매끈매끈 기름나물
칭칭감아 감돌래, 이산저산 번개나물
머리끝에 댕기나물, 뱅뱅도는 돌개나물
말라죽기냐 고사리.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삼 년 가뭄도 이겨 낸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산나물은 우리 조상들의 귀중한 구황식이기도 했다.
예전에 보릿고개를 넘기는 지혜로 ‘산나물 서리’가 있었다고 한다. 가난한 산촌의 아낙네들이 산나물 철이 되면 여러 나물을 광주리에 가득 뜯어서 머리에 이고 떼를 지어서 동네에서 잘 사는 집에 들어가 나물을 마당에 가득 쌓아 놓는다. 그러면 그 집에서는 밥을 지어서 먹이고 보리쌀 한 되씩을 퍼 준다. 일종의 양식 강탈이어서 이를 ‘산나물 서리’라고 하였다.
산나물은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산에서 나는 나물거리를 이르는 것이니 수없이 많다. 산달래, 냉이, 황새냉이, 돌미나리, 두릅, 곰취, 수리취, 미역취, 싸릿대, 모시대, 참나물, 잔대싹, 뚜깔, 싱아, 누르대, 돌나물, 머위, 질경이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수많은 나무와 풀 중에서 이미 우리 조상들은 독이 없는 식물만 가려서 먹는 지혜가 있었다.
예전에는 계절에 따라 산과 들에서 나는 나물을 캐서 먹었지만 요즘에는 밭이나 온실에서 키워 봄나물과 마찬가지로 산나물, 들나물의 구별도 없어졌다. 산나물은 기른 나물에 비해 억세고 쌉쌀하여 대부분 데치거나 삶아 쓴맛을 우려낸 다음에 무쳐야 한다.
파란색의 산나물은 삶을 때 물을 충분히 끓여 빨리 데쳐 내야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고 빛깔도 곱다. 잎이 무를 정도로 데쳐 낸 나물은 찬물에 충분히 헹구었다가 건져 물기를 짜고 양념한다. 나물은 가열하면 날것에 비해 비타민 등이 손실되기도 하지만 섬유소가 연해지고 전분이 호화되어 소화 흡수율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재배하는 산나물은 자연산보다 쓴맛이나 아린 맛이 적다. 햇나물은 주로 무쳐 먹지만 묵은 나물은 물에 불려서 기름에 볶아야 한다. 산채류를 제철이 아닐 때 먹으려면 많이 나는 철에 사서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한 번에 쓸 양만큼씩 납작하게 뭉쳐서 비닐 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푸른색과 향과 질감이 잘 보존된다. 말린 나물은 주로 불려서 삶은 후에 볶아서 나물을 하는데 신선한 맛은 더 없다.
쓰임새 많은 고사리
산채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나물로는 고사리를 꼽을 수 있다. 예부터 잔칫상이나 제사상에는 반드시 삼색 나물을 갖추는데 갈색 나물로 반드시 올라간다. 지짐적을 부칠 때도 꿰어서 넣고, 녹두빈대떡에도 썰어서 넣는 등 쓰임새가 많은 나물거리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고사리를 독이 있는 풀로 분류한다. 300년 전에 영국의 식물학자 글레퍼는 “고사리 줄기를 삶아 먹으면 기생충을 박멸할 수 있으나 임산부가 고사리 순을 먹으면 태아가 죽는다”고 하였다.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고사리는 유독하며,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며 머리가 빠진다. 많이 먹으면 발이 약해져 잘 걷지 못하게 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고사리를 아주 즐겨 먹어 왔다. 날것에는 비록 유독한 성분이 있다 하여도 끓는 물에 삶거나 우려내고 물에 충분히 씻으며 다시 볶아서 나물을 만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조리법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반드시 올리는 나물이다. 지짐적이나 녹두빈대떡을 부칠 때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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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나물
재료(4인분)
말린 고사리 300g, 참기름 1큰술, 물 4큰술, 깨소금 ½큰술, 참기름 ½큰술, 실고추 약간
(가) 간장(진간장) 3큰술, 설탕 ½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말린 고사리는 하룻밤 물에 불렸다가 연해질 때까지 충분히 삶아서 그대로 식힌다.
2. 억세고 단단한 줄기는 잘라 내고 5cm 길이로 잘라 놓는다. 실고추는 3cm 길이로 끊는다.
3. (가)의 조미료로 양념장을 만들어 고사리를 무친다.
4. 냄비를 데워서 참기름을 두르고 고사리를 볶다가 뚜껑을 덮어 약한 불로 익힌다.
5. 국물이 조금 남을 정도가 되면 실고추와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고루 섞는다.
* 고비나물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칼륨이 풍부한 취
취는 대개 참취의 어린잎으로 나물을 하는데 무기질 중에서 칼륨, 칼슘, 인, 철분 등이 들어 있다. 이 중 칼륨이 가장 풍부한데 식품 중에 들어 있는 칼륨은 수용성으로 쉽게 국물 속으로 빠져 나오므로 지나치게 우려내지 않는 것이 좋다. 볶을 때, 볶은 들깨에 물을 붓고 갈아서 넣으면 구수하고 단백질과 지방질이 첨가되어 영양이 풍부한, 훌륭한 반찬이 된다.
날취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서 소금과 간장(진간장)으로 간을 하여 볶거나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무쳐도 좋다. 말린 취로는 주로 나물을 하는데 물에 불렸다가 삶아서 볶는다. 예전부터 보름날의 묵은 나물 아홉 가지를 갖출 때 곰취를 빠뜨리지 않고 마련하였다. 잎이 넓은 곰취나 요즘 재배되는 생취는 쌈을 싸 먹으면 아주 향기롭다.
조리법
참취의 어린잎으로 조리한다. 칼륨, 칼슘, 인, 철분이 들어 있는데 칼륨이 빠져 나올 우려가 있으므로 지나치게 우려 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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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
재료(4인분)
생취 300g
(가)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½큰술, 실고추 약간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취는 잎이 깨끗한 것으로 골라, 너무 큰 것은 알맞게 잘라 끓는 물에 데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2. 그릇에 (가)의 양념을 한데 담아 고루 섞은 후에 데친 취를 넣어 무친다.
기침, 가래에 좋은 도라지
우리나라 도처의 심산유곡에서 나는 도라지는 오래전부터 즐겨 먹어온 산채이다. 들판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청초하고 고고한 도라지꽃은 아름답고 향기도 좋으며 뿌리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 준다.
종류에는 백도라지, 약도라지, 꽃도라지 등이 있는데 흔히 백도라지는 약용하여 ‘길경’이라고 하고, 보라색 꽃이 피는 산도라지는 식용 도라지로 알고 있으나 두 가지의 사포닌 성분은 같아서 약용과 식용으로 함께 이용한다. 백도라지를 씻어서 말린 것을 백길경이라 하여 한약재로 많이 쓰는데 우리나라 도라지는 품질이 우수하여 일본, 홍콩,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도라지는 모양이 인삼과 비슷하고 인삼처럼 사포닌이 들어 있지만 효능이 약간 다르다. 도라지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기관지 점막의 분비 작용을 도와 가래를 없애 주며 이외에도 이뉼린 등의 성분은 기침, 가래, 해열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용이나 약용은 대개 2~4년 자란 뿌리를 이용하지만 어린잎과 줄기도 먹을 수 있다. 예전에는 각지에서 자생하는 야생종을 썼으나 근래에는 농가에서 많이 재배한다. 색이 희고 뿌리가 곧고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도라지 뿌리에는 단백질, 당분, 칼슘, 철분, 회분, 인 같은 무기질이 많을 뿐 아니라 비타민 B1·B2도 들어 있다.
날것은 가늘게 갈라서 생채나 나물을 만든다. 쓴맛이 있으므로 소금을 뿌려서 주무른 다음 씻어서 조리한다. 통으로 말린 도라지는 불려서 쇠고기, 버섯등과 함께 꼬치에 꿰어 적을 만들고 국이나 잡채에도 넣으며 후식으로 달게 조려 병과도 만든다. 명절이나 제사 때 삼색 나물 가운데 흰색으로 반드시 들어가는 나물이다.
조리법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용이나 약용은 대개 2~4년 자란 뿌리를 이용한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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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나물
재료(4인분)
도라지 300g, 소금 1큰술, 물 3큰술, 깨소금 ½큰술, 참기름 ½큰술
(가) 참기름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다진 생강 ⅔작은술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통도라지를 씻어서 먹기 쉽게 길이대로 가늘게 갈라서 소금을 넣어 박박 주물러서 쓴맛을 빼고 부드럽게 하여 물에 헹구어 물기를 짠다.
2. 파, 마늘은 곱게 다지고 (가)의 양념을 섞은 후 도라지를 넣어 고루 무친다.
3. 팬이나 냄비를 달구어 기름을 두르고 양념한 도라지를 넣어 볶다가 물 3큰술을 넣고 고루 섞어 뚜껑을 덮고 약한 불로 익힌다.
4. 국물이 조금 남으면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고루 섞어 그릇에 담는다.
독특한 향취의 더덕
더덕은 어린순으로 나물을 무쳐 먹기도 하지만 대개 뿌리를 먹는다. 더덕 뿌리는 쌉쌀하면서 단맛이 나며 독특한 향취가 있다. 전국적으로 자생하지만 자연 채취로는 수요를 당할 수가 없어서 재배를 많이 하고 있으나 아주 비싼 편이다.
더덕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 다른 산채에 비해 많이 들어 있고 칼슘, 인, 철분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섬유질이 많고 수분이 적은 편이나 씹는 맛이 독특하고 오래 씹을수록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또 약리 성분이 들어 있어 건위, 강장제로 효과적이며 거담, 기침, 해열, 기관지염이나 부스럼, 옴이 올랐을 때 특효가 있으며 물 먹고 체한 데에도 좋다고 한다.
더덕은 껍질이 억세고 주름이 많다. 좋은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섬유결이 보풀보풀하다. 그래서 겨울철에 잘 얼리면서 말린 북어를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더덕으로 음식을 만들려면 우선 창칼로 껍질을 말끔히 벗겨 내고 물에 잠시 담가 두어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구이를 하려면 반으로 갈라 펴서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넓게 편다. 너무 세게 두드리면 섬유가 끊어져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린다. 굵은 더덕에는 한가운데 노란색의 단단한 심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떼어내 버려야 한다. 생채를 하려면 두들긴 더덕을 다시 손으로 가늘게 채처럼 살살 뜯는다.
더덕으로 만드는 찬 중에는 더덕구이가 가장 인기가 있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더덕생채도 맛있다. 더덕구이는 흔히 고추장을 발라서 굽는데 먼저 기름과 간장(진간장)만을 섞은 유장(油醬)을 고루 발라서 일단 앞뒤를 익도록 굽고, 이어서 양념 고추장을 발라 살짝만 굽는다. 생채를 하려면 가늘게 뜯은 것에 고운 고춧가루를 넣어 발그스름하게 무치고 나서 곱게 다진 파, 마늘, 소금, 설탕, 식초 등을 알맞게 넣어 무친다. 입맛이 없을 때 산뜻한 찬이다. 또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쳐서 붉은색과 흰색을 한 그릇에 어울려 담으면 만들기는 번거롭지만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집안 잔치 때나 명절에는 두들겨서 누름적을 만들기도 한다. 후식으로는 섭산삼이라 하여 두들긴 더덕에 찹쌀가루를 고루 묻혀서 기름에 지져 과자처럼 만들거나 정과도 만든다. 장아찌를 만들려면 껍질을 벗겨서 한나절 꾸득하게 말렸다가 고추장에 박아서 몇 달 지난 후에 꺼내어 먹는다.
더덕으로 술을 담글 수도 있는데 소주에 넣어 석 달쯤 두면 엷은 황색의 향이 좋은 더덕술이 된다. 정장, 강장제로 좋고 거담 효과도 크다고 한다. 2월과 8월에 캐 낸 더덕을 말려서 쓰는데 뿌리가 굵으면서 쭉 뻗고 흰 것이 좋다.
조리법
더덕으로 조리할 때는 껍질을 말끔히 벗겨 내고 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가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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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덕구이
재료(4인분)
더덕 200g
(가) 간장(진간장) 1큰술, 참기름 2큰술
(나) 고추장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깨소금 1큰술
* 계량 단위
1작은술 - 5ml(cc) / 1큰술 - 15ml(cc) / 1컵 - 200ml(cc) / 1되 - 5컵(1,000ml)
만드는 법
1. 더덕을 물에 담가 껍질을 벗기고 물에 우려 쓴맛을 뺀 후 길이로 반을 갈라서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넓게 편다.
2. (가)의 간장(진간장)과 참기름을 합하여 유장을 만들어 얇게 편 더덕에 발라 석쇠에 은박지를 깔고 앞뒤로 고루 굽는다.
3. (나)의 조미료로 양념 고추장을 만들어 일단 유장을 발라 구운 더덕에 다시 발라서 굽는다. 불이 세면 양념이 타서 쓴맛이 나기 쉬우므로 약한 불에서 서서히 굽는다.
4. 구운 더덕을 먹기 좋게 썰어 접시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