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양곤서신-249호, 250322)
얼마 전 “성격유형테스트”라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이런 테스트를 좋아하지 않았고, 굳이 할 이유도 없어서 무시해 왔습니다. 그런데 한 번 해보니 상당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테스트 결과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의 성격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았고, 사람의 유형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유형을 크게 나누어 보니 이상을 추구하는 형과 현실에 충실하는 2가지 유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두 가지는 서로 대립되기도 하지만, 상호 보완을 해주면 아주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아마도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은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기업을 하는 사람이나 기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현실에 충실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목사나 선교사는 어떤 유형인가 생각해 봅니다. 이들은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하는 부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현실을 멀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얀마 사람들의 종교성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불교의 이상을 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나라 전통신앙(샤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낫(Nat)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불교와 낫신앙을 동시에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감히 상상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동시에 미신을 믿는 사람을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안 된다고 하겠죠. 하지만, 잘 살펴보면 이런 기독교인들이 의외로 많을지 모릅니다. 한국교회 중에 1970~80년대를 통해 급격히 성장한 교회들을 보면 현실기복을 강조하는 교회가 많았습니다. 천국은 저 멀리 있기에, 목회자들이 현실에서 복을 받는 설교를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커졌는데, 진정 한국사회를 변화시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반성으로 천국에 대한 기대를 가지면서도 현실을 천국으로 바꾸어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및 개인 후원자들 그리고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지난 한 달 동안도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한국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산청에서, 의성에서, 울주에서 큰 불이 나서 진화하던 사람 4분이 사망했고, 아까운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건조한 날씨라 산불이 날 가능성이 많지만, 과연 해마다 되풀이 되는 산불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가 하는 점이 궁금합니다. 바람이 세계 불어 나뭇가지 끼리 서로 부딪히다보면 열이 발생하고 결국은 불꽃이 일어날 수 있다고 어릴 적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사람의 부주의로나 아니면 고의로 산불을 냈다면 정말 화가 날 일이 아닐까요? 산불이 속히 진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기도합니다. 요즘 한국의 정치가 몹시 혼란스럽네요. 국민이 둘로 나눠져서 몹시 슬픕니다. 저는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세계선교를 주도하게 해달라고, 이를 위해 정치가 안정이 되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한국 교회가 든든해야 저와 같은 선교사들이 더 활발히 선교사역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1. 가족근황. 드디어 어제(3월 21일 금요일) 기말시험이 끝나고 신학교가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약 4개월에 걸친 학기 중에 교수들이나 학생들 모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방학을 맞이하니 기분이 좋네요. 지난달에 말씀드렸지만, 저와 아내는 3월 27일 일시 귀국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2달간 머물고 5월 26일 다시 미얀마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기간 동안 후원교회들 중에 저희가 여러 해 가지 못한 교회를 방문하고 싶은데, 미리 연락을 주시면 가도록 하겠습니다. 3월 30일, 4월 6일, 4월 27일은 정해져 있으니, 이 날을 피하여 다른 날을 정해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일시로 사용할 전화번호는 010-9682-7337입니다. 얼마 전 딸 하경이가 3주 동안 미얀마를 다녀갔습니다. 하경이는 2015년 한국에서 대학입학과 동시에 저희와 떨어져 10년 동안 거의 혼자 살았습니다. 저희가 귀국하여 만날 때도 그저 며칠 간 함께 지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긴 시간동안 함께 있으면서 여행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지난날을 떨쳐버리고 돌아갔습니다. 서로 힘들 때 주님 다음으로 가족이 힘이 되어 주어서 좋았습니다.
2. 사역현황. 지금 미얀마는 무척 덥습니다. 낮 시간에 차를 몰고 바깥으로 나가면 썹시 40도가 넘습니다. 이런 더위에서는 자동차의 에어컨도 그리 시원하지가 않습니다. 저는 선교사 20년차인데 왜 전보다 요 몇 년이 더 더운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미얀마 양곤은 대도시인데 도시 골목길까지 아스팔트 혹은 시멘트 길로 포장이 되기 시작하면서 땅이 숨을 쉬지 못하고, 자동차도 많다 보니 매연이 심하고, 오후만 되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마구 태워, 미세먼지 농도가 아주 나쁩니다. 그래서 더 더울 수밖에 없습니다. 무더위와 더불어 미얀마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매일 수차례 반복되는 정전입니다. 한 번 정전이 되면 4~8시간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정전을 대비하여 발전기를 사용하면 되지만, 연료 값이 비싸 가난한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래서 보통 서민들은 그저 전기가 다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미얀마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사업이 태양광전기입니다. 태양광전기 설치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이 역시 기대일 뿐입니다. 저는 요 근래에 업자에게 의뢰하여 교회 2곳에 태양광전기를 설치를 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지붕에 한 장당 600W 쏠라패널 10장, 6KW 인버터, 51.6V 300A 대형 리튬밧데리(10년 수명)를 설치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큰 불편 없이 교회와 사택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주일에 예배드릴 때 전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 1곳당 한국 돈으로 하면 700만원이나 들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갔지만,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셨습니다. 아직도 태양광전기시설을 설치해주고 싶은 교회가 많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3월 22일 토요일) 새벽기도를 제가 인도했는데, 어제 방학을 했는데도 집에 가지 않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주일학교 교사수련회가 있었거든요. 많은 학생들이 주일에 교회마다 흩어져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를 합니다. 저도 학생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자 모두는 매일 말씀을 읽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몸이 살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매일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우리의 영이 살기 위해서는 매일 영의 양식인 말씀과 기도에 힘을 써야하는 것이죠. 방학 중에 70명의 학생들 중 약 20명이 학교에 남고 50명이 집으로 돌아갔다가 5월 말에 돌아옵니다. 혹시 학교를 떠나 있으면 말씀과 기도에 소홀할까봐 제가 강조해서 말했죠. 더구나 오늘 날 세대가 악하므로 더욱 말씀과 기도에 충실하지 않으면 사명은 둘째 치고 신앙도 유지하기도 힘든 시기를 우리 신자들이 살고 있으니까요.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신학교에 새롭게 이사장과 학장이 선출되었습니다. 2010년 12월부터 이사장으로 수고하셨던 목사님(서울소재 S교회 담임)은 정년으로 물러나게 되었고, 저는 오는 5월 31일 학장임기(3년+3년, 총 6년)가 끝나게 됩니다. 신임 이사장(전주소재 B교회 담임)은 3월 9일부터 임기가 시작되었고, 신임 학장(현 학생처장인 선교사)은 오는 6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합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이번에 정말 훌륭하고 좋은 분들을 세워주셨습니다. 신학교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생업위에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복으로 넘쳐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 안미숙선교사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미얀마를 복음화 시킬 마음으로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50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학문의 질 향상과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도록. 아울러 개설된 M. Div. 과정이 잘 운영되도록 (연중 동일).
4. 수년 내로 남자기숙사 신축과 현지인 교수사택(빌라형 8세대) 건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을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도록, 여기에 더하여 강당증축을 위해서 (장기 기도제목).
5. 신학교에 새로운 이사장과 학장이 학교를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6.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말씀과 기도에 충실할 수 있도록. 특히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7. 학생들이나 교단사역자들이 불필요한 징집을 당하지 않도록.
8. 신학교에도 태양광전기시설이 설치될 있도록. 예상소요금액 60,000불.
9. 저희가 한국을 방문기간 동안 후원교회에서 은혜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