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벌써 40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래 그리고 많은 후속편을 만든 이야기는 없을 것입니다. 아마 마니아층도 두텁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 1편이 나왔을 때의 놀라움을 잊지 못합니다. 감탄 경이, 입이 한참이나 벌어졌습니다. 물론 공상의 이야기지만 캄캄한 하늘에서의 전쟁을 처음으로 경험하였지요. 아직도 먼 미래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무한한 공간으로 생각을 확장시켜주었습니다. 그 후 많은 아류들이 영화뿐만 아니라 TV 드라마를 통해서 등장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발전해갑니다. 이야기도 다양해지고 장면 묘사도 확장되어 갑니다.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이지요.
여러 편을 보았습니다. 청년 장년 그리고 이제 곧 노년에 이르는 시기까지 보아왔지요. 그런데 그 많은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하나이리라 생각합니다. 하기야 인간사의 핵심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선과 악의 대결’입니다. 한참 동안 ‘다스 베이더’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후 그의 일생은 끝납니다. 그렇게 모든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줄기로 이어나갑니다. 아무튼 몇 편을 건너뛰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악의 대리자가 등장합니다. 그들의 절대자처럼 군림하던 자까지 처리하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를 통하여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질 것을 짐작하게 합니다.
복잡한 이야기를 일일이 이야기한다면 차라리 영화 한편을 다시 보는 것이 낫겠지요. 간단히 광고에 소개된 줄거리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선과 악의 전쟁, 거대한 운명이 결정된다!
악의 세력인 무자비한 ‘퍼스트 오더’가 은하계를 장악한 시대.
레아 장군이 이끄는 저항군은 승리의 불씨를 지필 마지막 희망을 찾아 ‘레이’를 과거의 영웅 ‘루크’에게 보낸다.
루크를 통해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특별한 힘을 깨닫게 된 레이는 뜻밖에 퍼스트 오더의 실세 ‘카일로 렌’과도 교감하게 되는데…
누가 빛이고 누가 어둠이 될 것인가?
지금, 선과 악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옛날 익숙한 레아 공주는 저항군의 수장이 되어 이끌고 있습니다. 그만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실제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는 그 레아 공주를 현세에서는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2016년 12월 겨우 나이 60에 세상을 떠났고 이번 영화가 유작이 된 셈입니다. 한 생애 ‘스타 워즈’로 시작하여 ‘스타 워즈’로 끝낸 것이지요. 그래서 어쩌면 또 새로운 저항군의 수장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던 막강 통치자가 사라졌지만 그를 이어 또 다른 악의 화신이 등장했으니 말입니다. 권력에 대한 의지는 누구 하나 사라졌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나 어떤 실체가 사라져도 그 사상과 이념 어떤 이치는 그대로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인간사가 선과 악의 대결로 이루어지듯 사람 개인의 삶도 어쩌면 선과 악의 대결로 형성됩니다.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서 항상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질 수 있습니다. 아마 그 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의식과 신념 또는 신앙일 것입니다. 지배욕, 권력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게 강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어떻게든 제압하여 자기 임의로 다스리려 합니다. 그리고 권력은 부패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듯이 ‘권불십년’이란 말도 그런 속성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권력은 부패하게 마련입니다. 당연히 반항의 세력이 등장하게 되지요. 새로운 권력투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개인 안에서도 선악의 투쟁은 상존합니다. 우리는 어느 한편에 속한다기 보다 그 둘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개인의 신념이나 신앙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권력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강하게 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악의 도구를 사용해서라도 쟁취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니면 스스로 악의 화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권력을 쥐면 자기 스스로 선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악이 선의 왕좌를 차지하여 선으로 행세합니다. 그러기 위해 위장하고 감추고 덮어버립니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의 역사 속에서 경험한 것들입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 한 목숨 살려고 기꺼이 배신하는 자, 돈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선의 편을 들며 지킨다는 것이 매우 위험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선을 향한 자들에게는 대의명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옳은 것을 향한 신념이지요. 그래서 기꺼이 죽음과 맞섭니다. 냉혹하지만 전쟁에서는 승자가 선입니다. 이유도 변명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므로 일단 이기고 봐야 합니다. 인간 역사 속에서 보아온 현실입니다. 훗날 평가한들 당시 존재하던 사람들은 이미 세상에 없습니다. 아프지요. 인류 역사가 존재하는 한 그 아픈 역사의 기록이 유일한 위로요 희망입니다.
그런데 너무 흔하게 보아서 그런지 이제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요 장면들입니다. 오히려 마치 3류 무협소설을 우주에 펼쳐놓은 듯한 인상이 듭니다. 현실감이 없는 결투와 전투에 식상하기까지 합니다. 글쎄 다음 편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별 기대도 생기지 않네요. 혼자만의 별난 투정인지는 몰라도. 영화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