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전하다 보면 교통질서를 무시하고 난폭운전을 일삼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연 평균 3만 킬로미터 정도를 운전하다 보니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많아 그런 경우를 더 많이 접하는 것 같습니다. 선을 물고 가는 이,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이, 깜빡이도 없이 훅 들어오는 이,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않음에도 연이어 급제동을 거는 이, 교차로에 주정차를 하는 이, 2중 3중 주차를 하여 차선을 막고도 비상깜빡이를 켜면 되는 걸로 치부하는 이, 거기다 역주행 하는 이까지... 이해할 수 없는 운전 행태나 주정차 행위를 보이는 이들을 보면 운전면허 교부를 더 엄정히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교통량이 많은 4차선 이상 고속도로에서 빨리 가기 위해 1차선부터 5차선까지 사선으로 지그재그 운전하는 이들을 적지 아니 보게 됩니다. 블랙박스의 USB메모리를 빼서 그 장면을 신고할까 생각도 해보지만 그 자체의 불편함, 이후의 번거로움 때문에 억누르고 맙니다.
이와는 달리, 이런 지그재그 운전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트래픽 브레이크’입니다. 최근 범죄자 운전 차량 혹은 음주 의심차량 단속이나 사고 지역 전방에서 교통사고나 후속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차 등이 지그재그로 운전해서 차량의 운행속도를 떨어드리는 영상을 보았을 겁니다. 모르고 보면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거리인가 싶지만 알고 보면 사고를 억제하거나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큽니다.
세상이 그런 것 같습니다.모르고 보면 왜 이러나 싶은데, 알고 보면 합당한 이유가, 필요성이 보이는 경우들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눈 닦고 봐도, 분석해 봐도 답이 없는, 이해할 수 없는 갈지자 행보가 요즘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기엔 너무나 거슬립니다. 저는 그렇다 치고, 다음 대에서 당장 피해를 볼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마음은 번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나 혼자만이라도 맞는 길을 가야겠다 싶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고 있는 걸 알지만, 느끼지만, 답답할 때는 세상이 왜 이래 싶기도 합니다. 나훈아의 ‘테스형’ 가사가 한 구절 한 구절 와 닿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더디건 빠르건 합목적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믿고 싶기에, 오늘도 거실을 지키고 있는 어머니의 서예작품, 이백의‘산중문답’ 시구를 떠올리며 웃고 맙니다. 특히 ‘소이부답심자한’에 집중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자연에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웁니다.
찔레꽃은 흰색? 노랑도, 분홍도 있습니다. 장미과, 장미속!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429241121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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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에 봄이 가득합니다. 느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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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문답(모셔온 글)=======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고
笑而不答心自閒(소이부답심자한)을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하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이라
나더러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냐길래
웃으며 대답 않았지만 마음만은 한가롭다.
복사꽃이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내려가니
인간 세상이 아니라 별천지로다.
-----이백
테스형(모셔온 글)=======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 가 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나훈아 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