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하늘 별자리②】 "그리스 최고의 영웅 - 헤라클레스자리"
여름철을 대표하는 별자리로는 독수리자리, 거문고자리, 백조자리, 전갈자리, 그리고 오늘 전달해드릴 헤라클레스 자리(Hercules, Her) 등이 있다.
헤르쿨레스 자리로도 불리는 헤라클레스 자리(Hercules, Her)는 한여름 천정의 부근에서 관측이 가능한 별자리로, 밤하늘 별자리 중 다섯 번째로 큰 별자리에 속한다. 성도에서는 한손에는 곤봉을 한손에는 뱀을 들고 있는 전사가 거꾸로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사실 이 헤라클레스 자리 별자리는 유명한 것에 비해 실상 제대로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이는 구성하는 별들이 밝은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헤라클레스 자리의 알파성인 라스 알게티의 밝기가 3.0-4.0등급 정도고, 전체적으로 3등성 이하의 별들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라스 알게티의 등급이 범위인 것은 이 별이 맥동변광성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을 꼽으라면 단연 가장 마초적인 캐릭터 헤라클레스입다. 헤라클레스는 신들의 제왕 제우스와 페르세우스 손녀인 알크메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알크메나는 티린스의 왕 암피트리온의 왕비, 즉 유부녀였지만 바람둥이 제우스는 개의치 않았다. 제우스는 남편 암피트리온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남편이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워 낳은 아들을 좋아하는 여인은 없다. 헤라클레스는 ‘봄 별자리’에서 짧게 언급했듯이, 제우스가 아내 헤라 몰래 아들을 낳자 이를 알고 화가 머리까지 치솟은 여신 헤라는 어린 헤라클레스에게 뱀 두 마리를 보내 죽이려고 했지만, 도리어 헤라클레스가 목을 눌러 죽여 버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헤라클레스에게 마법을 걸어 미치광이로 만든다. 미치광이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자신의 아들들을 모두 죽이게 한 것도 모자라 신탁을 통해 헤라클레스에게 12년 동안 12가지 고난의 모험을 하게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마초적인 캐릭터 헤라클레스자리는 여름철 북쪽 하늘에 직녀성과 왕관자리 중간에서 3등성 이하의 어두운 별들과 더불어 H자를 이루고 있다.
헤라클레스는 아들을 죽였다는 엄청난 고통을 안고 자신의 운명을 알기 위해 델포이 신전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신탁을 통해 엄청난 신탁을 들어야 했다. 티린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를 12년 동안 섬기며 그가 명하는 12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답을 들었던 것이다. 이 역시 헤라가 신탁을 통해 헤라클레스에게 고난의 모험을 겪게 계략을 짰다.
그 첫 번째가 ‘사자자리 편’에 설명한 황금사자를 죽이는 일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가 괴물 뱀 히드라를 물리친 것이었으며, 세 번째가 케리네이아의 산에 사는 사슴을 산 채로 잡은 일이었다. 그리고 에리만토스 산의 멧돼지를 산 채로 사로잡는 일, 크레타의 황소를 산 채로 잡는 일, 3천 마리 황소가 사는데도 30년간 한 번도 치우지 않은 아우게이아스 왕의 가축우리를 청소하는 일, 사나운 새를 퇴치하는 일,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의 띠를 탈취하는 일, 사람 잡아먹는 4마리의 말을 산 채로 잡는 일, 괴물 게리온이 가지고 있던 소를 산 채로 잡는 일, 님프妖精 헤스페리데스가 지키는 동산의 황금 사과를 따오는 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승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를 산 채로 잡는 일 등 모두 12가지의 힘든 업도 다 마쳤다.
자료마다 과업의 순서가 다르기도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순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겠다. 하여튼 이 과정에서 지하세계 하데스에게 사로잡혀 있던 테세우스를 구해주었으며,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었다는 빌미로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바위산에 묶여 영원히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야 했던 프로메테우스를 구출해 주는 등 그의 영웅담은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마침내 고난의 12가지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헤라클레스는 오이칼리아 공주 이올레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왕이 약속을 저버리자 배신감에 격분한 나머지 오이칼리아 왕자이자 친구인 이피토스를 죽이고 만다. 헤라클레스가 분을 삭이지 못하게끔 꾸민 집념의 여신 헤라 작품이었다.
이에 대한 벌로 헤라클레스는 옴팔로스 나라 옴팔레 여왕의 몸종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헤라클레스는 영웅의 모습 대신 여장을 하고 3년을 지낸 뒤에야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여장을 한 채로 응석을 부리며 놀이개처럼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훗날 헤라클레스 두 번째 아내 대이아네이라(Deianira)를 유혹한 켄타우스로족 '네소스'를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네소스가 죽기 전 헤라클레스가 당신을 향한 사랑이 식으면 히드라의 독이 스민 자기 피를 옷에 발라서 입히라는 거짓말을 아내 대이아네아라에게 전한다. 이 말을 대이아네이라가 곧이곧대로 믿는 바람에 헤라클레스는 죽음을 맞는다. 사랑은 믿음을 전제로 하여야 하는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대이아네이라는 남편의 사랑을 신뢰하지 않았다. 인위적이거나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사랑을 얻으려는 여인의 사랑이 고통을 몰아왔던 것이다.
헤라클레스의 12업. 3세기 중반(로마)
각설, 올림포스의 신들은 지상의 영웅이 죽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았으나 제우스만은 빙긋이 웃었다. 비록 어머니로부터 받은 육신은 불에 타버렸을지라도 자신의 아들이 영원히 죽지 않음을 알고 있었던 때문이다. 신들은 이런 헤라클레스를 하늘로 불러올려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고 헤라의 딸이자 청춘의 여신인 헤베와 부부의 연을 맺어 주었다. 그제야 여신 헤라도헤라클레스를 용서하였습니다. 헤라의 분노도 세월에 유린되어 복수의 열정이 식었던 것이다.
헤라클레스자리는 여름철 북쪽 하늘의 별자리로, 직녀성과 앞서 다뤘던 왕관자리 중간에서 3등성 이하의 어두운 별들과 더불어 H자를 이루고 있다. 독자들은 직녀별을 찾아 서쪽에 무릎을 꿇고 거꾸로 서 있는 헤라클레스를 그려보시기를 바란다. 중심 부분에 H자로 펼쳐진 별들이 헤라클레스의 몸체인데, 특별히 밝은 별은 없으나 전체적으로 뚜렷한 윤곽을 가지고 있어서 쉬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