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조선일보 2013-7-29
캄보디아 총선 야당 약진…훈센 총리 28년 독주 제동
|
(자료사진) [상단] 껀달 도에서 투표를 마친 훈센 총리가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지워이지 않는 잉크'를 들어보이고 있다. [하단] 프놈펜의 미언쩌이 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야당의 삼 랑시 총재가 유권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
한동희 기자
28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야당 연합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약진했다. 여당이 장악했던 의회 3분의 2 의석 구도에 금이 가면서 일방적인 정책 독주가 어렵게 됐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러나 야당이 부정선거를 문제삼고 나서면서 정국은 혼미해지고 있다. 28년 장기집권자인 훈센 총리의 대응이 변수다.
CNRP는 이번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3석 중 55석을 얻어 기존 29석에서 의석 수를 크게 늘렸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과반인 68석을 얻어 정권은 이어가게 됐지만, 3분의 2에 달했던 기존 의석 수에서 퇴보했다. AP는 CNRP의 약진으로 CPP가 국민 여론을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세대들이 야당 연합에 지지를 보내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CNRP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공무원 봉급과 최저임금 인상안이 큰 호응을 얻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캄보디아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CNRP 대표인 삼랭시(64)는 성명을 내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자축했다고 AP는 전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부정선거 논란이 일면서 정국 혼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11%가 선거인명부에서 빠져 투표를 못 했고, 선거인명부에 기록된 이름 10%는 허위라고 미국 비영리기구 민주주의연구소(NDI)는 밝혔다.
28년 장기집권자인 훈센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1993년 총선에서 훈센 총리는 소속 당이 2위로 밀려나자, 스스로 공동총리라는 이름으로 권좌를 유지한 데 이어 4년 뒤 유혈 쿠데타를 통해 공동총리였던 라나리드를 밀어냈다. AP는 "그간 훈센 총리는 승리하건 패배하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비판 세력을 진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