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격리기간이 거의 9개월에 가까워진다. 집콕 생활에 겨우 가끔 할 수 있는것이 산에 오르거나 트레킹 하는 것이 유일한 야외활동 인 것 같다. 해외여행은 벌써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예나 지금이나 산길 트레킹은 길 양쪽에 하늘을 찌르듯이 올라간 전나무 숲길, 자작나무 숲 길, 그리고 때로는 대나무 죽림 사이를 묵묵히 걸어 갈 때가 가장 운치가 있다. 마치 해군사관생도가 도열한 가운데를 흐뭇한 마음으로 걷던 때의 느낌 이랄까 싶다. 나무 이야기가 나오니 육중한 몸매로 나란히 버티고 서 있는 바오밥 나무가 생각이 난다.
우리는 어린 시절 생텍즈베리가 쓴 <어린왕자>라는 소설 속에서 처음으로 바오밥 이란 나무의 존재를 알았다. 이상한 모양의 거대한 나무는 당시 마치 별나라 세계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준 것이었다. 그 후 가끔씩 사진작가의 아름다운 나무가 도열한 아름다운 경치 사진이나 TV 여행 프로에서 이 나무의 여러 모양을 접하면서 바오밥 이란 나무에 대한 나의 짝 사랑이 시작되었다.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라는 나라는 이 바오밥 나무가 상징적인 나라다. 오랜 기간 이 나라를 한번 가봐야지 하는 염원을 품고 있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여기를 가려면 직항편이 없고, 태국 방콕을 경유하거나, 이디오피아를 경유하여 날아 가야 하는데 비행시간만 꼬박 25시간이 걸린다. 남미대륙 아르젠티나 가는 시간과 거의 비슷하다. 코로나로 출입이 어려운 지금 생각하니 십 년 전 60 초반에 왜 큰맘 먹고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는 꿈을 단행 못했을까 후회스럽다. 당시에도 돈이 없어 일을 해야 했다는 핑계는 십년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로 돈이 없고, 일을 해야 하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여기로 가는 여행사 패키지 여행도 없었다. 아프리카 대륙이 나의 여행 wish list 우선지역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남아연방-빅토리아 폭포-케냐의 자연 속의 Big 5 동물 관람 +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탐구 여행을 묶어 한 2주 정도 돌아보았으면 좋았을 텐테 이제 나이가 드니 실현하기 어려운 꿈의 계획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코로나가 세월을 막아서니 더욱 멀어진 길이 되어 버렸다.
바오밥 나무는 세계적으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위도 이하의 대륙 여기 저기와 마다가스카르 섬 그리고 호주 대륙의 북서부 해안 다윈 (Darwin) 도시 근처 일부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우기와 건기가 교차하는 열대 및 아열대가 생존 지역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 따라서 종목은 같은 바오밥 나무군에 속해도 이 세 지역별로 종류가 서로 다르다. 즉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바보밥이 자라고 있으니, 토양과 일기 등 기후조건에 크게 좌우하고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는 거대한 바오밥 나무를 신성시한다. 마치 우리나라 시골에서 큰 고목을 신성시하고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보호하는 것과 같다. 나무의 높이도 보통 20 메타 이상이고, 웅장한 몸통의 나무 줄기가 큰 특징이다. 수령도 수 백 년부터 2천년을 넘겨 자라고 있는 나무도 많다. 예수가 태어 날 때 씨앗에서 자란 나무가 아직 자라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대단한 현상이다. 나무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인간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나무의 다양성도 대단하다.
바보밥 나무는 전문 식물학자들은 아프리카 2종, 마다카스카르 6종, 호주 대륙의 1종 등 총 9개 종류로 분류한다. 이중 마다가스카르의 두어종은 기후변화 등 요인인지 멸종 위기가 우려되어 보호 대상 나무로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지역, 그리고 아프리카의 외딴 섬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인도양으로 한참 떨어진 호주 서북부 대륙만이 왜 바오밥 서식지인지 궁금하다. 코끼리나 원숭이 등 동물이 바오밥 씨앗을 먹고 배설하거나, 바람이나 해류에 의해서 머나먼 항해를 하여 신천지로 이식되었거나, 지정학적으로 마다가스카르도 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오고, 호주 대륙도 지구 태초에 아프리카에서 분리되었다는 지질학자의 소견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 참으로 자연의 경이의 일부이다. 여러 종류의 바오밥 나무 중에도 역시 발군의 미모는 마다가스카르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2-3종류가 가장 멋이 있고, 매력의 포인트다. 마다가스카르 하면 바로 바오밥이 연상되고, 그 나라 관광자원이며, 그 나라 화폐에도 바오밥 나무 그림이 들어가 있다.
마다가스카르 (Madagascar) 라는 섬나라는 애초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 화산이 폭발하여 바다에서 솟아난 나라인지 모르겠으나,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우리나라 남북한의 2.5 내지 3배에 가까운 크기의 나라이다. 이 큰 나라의 여러 지방이 지형과 토질에 따라 6개의 서로 다른 바오밥 나무가 서로 위용을 뽑내듯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성숙한 나무의 높이는 통상 15 -20M는 넘고, 나무 둥치가 좀 가는 나무부터 둥치 지름이 15메타 이상이 되는 거대한 나무도 있다. 나무의 딱딱한 표면과 달리 나무 줄기 내부는 스폰지처럼 물을 품는 연한 구조로 되어 있고, 나뭇잎, 열매, 껍질, 등 모두가 쓸모가 많다고 한다. 열매 과육은 식용, 건강식품, 차의 원료도 되고, 관광객의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큰 덩치의 나무는 나무 덩치 내부를 파내어 감옥소, 우체통 등으로 활용한 곳도 있다. 대부분 주민들은 나무를 신성시하고 있다. 미국 록키 산맥에 거대한 나무 줄기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도록 한 것 보다 더 둘레가 큰 나무도 있는 것이다. 쭉 벗은 뚱뚱한 몸매의 나무의 사진은 감탄을 느끼게 한다. 사진작가들은 바오밥 나무가 일출이나, 일몰 석양의 시간대에 맞추어 찍은 아름다운 사진을 창조하기 위하여 오랜 기다림의 시간과 먼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멋진 뒤태와 쭉 뻗는 다리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여인이 몸에 짝 붙는 레강스 바지를 입고 나를 좀 봐 달라고 하는 느낌을 준다. 바오밥 탐구자는 희기 종을 발견하려고 험한 산에 오르는 것을 마다 하지 않는다.
마다가스카르 라는 섬나라는 사실 바오밥 나무 이외에도 이색적인 구경거리가 많다고 한다. 여우원숭이는 여우와 원숭이이 합성한 복제품 모습으로 유명하고, <그랑칭기> 라는 바위 군락 산악지형은 지구 생성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색적 경관을 보여준다.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 석림이 아프리카에 재림한 듯하다고 한다. 카멜레온과 같은 파충류와 특이한 모양의 바다거북도 이 섬의 주인공이다. 이렇듯 이색적인 동식물이 많다는 것이 마다가스카르의 자연의 순수함을 보여 주는 것 같은데, 여기 주민은 동남아 여러 섬나라와 인도양을 경계로 마주하여 서로 대면하고 있는 위치적 특성 때문인지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인들의 피가 많이 섞여 있는 곳이다. 오랜 기간 이 섬은 유럽에서 인도양을 거쳐 아시아로 진출하는 길목이라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린 곳이어서 1811 년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896년에는 프랑스 식민지로 오래 동안 지냈다가 독립한 나라이다. 공용어는 프랑스어 지만, 말레이 계통의 언어가 혼용되어 있고, 주민이 인구 2200만 명이지만, 아프리카계, 인도인, 말레이계통에 중국인 등 18개 인종이 어울려 살고 있는 나라다.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다.
바오밥 나무의 수령은 주로 탄소측정장비를 사용하여 연령을 측정하는데, 마다가스카르나 남아연방 동북부의 바오밥은 보통 500-1000년 이고 최고령은 1853 Plus/minus 40 년이니 거의 2000년 된 나무도 제법 있다는 것이다. 나무의 지름이 15메타 인 나무는 감옥으로 쓰였던 나무도 있다. 바오밥 나무를 흔히 Upside down tree 라고도 불리우는데, 큰 덩치의 줄기에 위에 달린 잔 나뭇가지는 우기 때는 나무숲으로 덮히고, 건기에는 앙상한 가지만 보이지만, 나무의 수분 저장 능력 때문인지, 생존의 재생능력이 왕성한 편이다. 이래서 바오밥을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크나큰 나무 덩치의 굵기가 가져오는 불균형미가 바로 균형미 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고려대 교수로 있는 김기중이라는 식물학자가 바보밥 나무의 세계적 전문가이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호주 등을 10여차레 현지를 방문하여 바보밥 나무를 연구한 분이다. 우리나라의 명승지 근처 산야에 바오밥 나무가 몇 그루라도 서 있으면 좋으련만, 기후와 토질이 달라서 불가능한 꿈인 듯하다. 서울식물원에 작은 모양의 바보밥 하나가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시간 나면 온실에 있는 그 작은 나무라도 보고 올 참이다. 마다가스카르로 날라갈 꿈을 접고 대리만족을 사진과 TV영상으로만 하기에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든다. 어린 왕자의 꿈에서 이제 깨어 나서 오늘 밤에는 크나큰 덩치의 바오밥 나무 아레에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농심 컵라면이라도 한 그릇 하는 소박한 꿈을 꾸어 본다.
2020.09.20
첫댓글 우리나라에서 바오밥나무 볼 수 있는 식물원 검색결과
용인 한택식물원
마곡 서울식물원
화성 바오밥식물원카페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도 본 듯합니다만 성회장님 참고하시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