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6년10월16일 06:40 청량리역 출발 - 22시 30분 청량리 도착
산행코스 : 민둥산역 - 화암약수 - 고사리 농장 - 지억산 입구 - 삼내약수표지 삼거리 - 민둥산 정상 - 주차장 - 민둥산역(약12km)
참석자 :김규일.김세봉.조병국.윤우섭.이용복,이제만,김재원.김태선.정승수.김상현. 박기철.송재혁+어부인.이동관+어부인.
이문로.이장원.....15명+어부인2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구수한 정선 아리랑 가락소리가 가을 민둥산 역에 울려퍼진다.
멀리 까까중 머리를 닮은 민둥산이 빼꼼이 우릴 내려다 본다.
굽이 굽이 아리랑 고갯길을 돌고 돌아
열두굽이 세상살이
애닯고도 고된 인생
구성진 가락들이 온산에 가득하다.
아라리~
아라리~
바람이 분다.
소슬바람이 가을 산을 적신다.
젖어드는 것은 산 뿐이 아니다. 우리네 마음도 온통 가을 빛으로 채워진다.
가을 빛으로 내려선 화암 약수 입구!
푸른 하늘 맑은 숲 따뜻한 햇살에 곱게 물든 단푸이 우릴 반긴다.
★ 불로 장생수★
신선이 마시던 영험한 화암약수
오늘 와 우리도 고이 마시니
바로 선인(仙人)인양 마음도 하 맑고녀..
오늘 산행에 앞서 화암 약수터에 들려 약수를 한모금 마시고 준비한 물병에 감로수(?)를 채워 넣었다.
물맛이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톡 쏘는 맛과함께 뒤 끝이 비릿한 묘한 물맛이다.
건강에 좋다하니 나도 한잔!.
오늘 산행의 사작은 화암약수가 있는 대웅산 불암사 표지석으로 부터 오름을 시작한다.
우리가 올라야 할 민둥산 정상까지는 약 8.2km ........거리는 좀 멀지만 쉬엄쉬어 오를 수 있는 코스라는 말에
안심을 하며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산아래까지 내려 앉은 단풍이 울긋 불긋 곱기도 하다.
골을 따라 내리는 물빛도 붉게 물들었다. 가던 길을 멈추어 선 문로도 이미 산빛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가을 편지가 물소리와 함께 산아래로 떠내려 온다.
움켜쥐고 살아온 나날들의 회한들이
뚝뚝 미련없이 떨어져 내려온다.
인생도 우리네 나이쯤 되면 내려 놓아야 할 때가 된 듯도 하다.
맑은 물소리만 우릴 깨운다.
노란 금불초(金佛草) 무리가 풀섶에 무리지어 피어있다.
하얀 개망초 꽃처럼 생긴 노랗고 향기로 운 꽃 - 국화처럼 향기도 곱다
눈을 가까이 대고 보면 노란 꽃잎 한가운데로 천백억화신 부처님의 형상처럼 금색 얼굴표정을 짓고 있다고 하여
금불화라고도 한다던데........
연꽃은 늪지에서 피어나고......금불초는 황무지 버려진 풀섶에 오롯이 피는구나.
잠시 쉬어가가로 한다.
이제부터 비포장 산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후미까지 모두 올라 선 것을 확인한 선두 병국이와 이제만대장이 출발을 시작했다.
잠시 길을 잘못 들었을까 싶어 후미는 쭈빗쭈빗 - 선두의 눈치를 살피며 삐대고 있는데,
수풀이 우거진 산길을 헤치며 옛길을 더듬어 지름길을 찾아 전진하는 선두들의 힘찬 독려에 후미도 열심히 따라 오른다.
루드베키아(?) 노란 잎이 개망초 꽃들과 어우러져 하나 둘 눈에 띈다
산 오른쪽으로는 침엽수림이 하늘을 찌를 듯 높고 곧게 자라고 있었다
루드베키아 꽃밭을 지나기도 한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를 닮은 꽃!
해는 태양을 의미하고 바라기는 내 눈이 당신만 본다는 의미라는 '해바라기' 꽃!
꽃들이 온통 나를 바라보며 웃어보이는데 어찌 그냥지나칠 수 있으랴.........나도 잠시 그들 품안에 안겨
그들과 눈맞춤 인사를 나누었다.
가을 산행은 문득 문득 발길을 멈추어 눈인사라도 해야 할 친구들이 많아 걸음이 더뎌진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산들바람에 땀과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식힌다.
상쾌한 바람소리 산자락을 휘감아 낙엽내음을 내려놓고 훌쩍 달아나 버리고.......
우리들 수다에
고즈넉한 숲 속 다람쥐 녀석들
까던 알밤 놀라 굴러 내리고
산새소리
푸른 하늘로 푸드륵 날아 오른다.
한참을 쉬었으니 또 걸음을 재촉한다.
산 중턱에 가로지른 등산로를 따라 트래킹하듯 걷는 산행은 여유로워서 좋다.
아내와 다정한 모습으로 가을 산과 동화되어 함께하는 재혁 부부의 표정에서도......
언제나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세봉이의 얼굴에서도......
한 여름인 듯 난닝구(?)만 입고 유유자적 오르는 상현의 모습에서도........
그리고 대놓고 사랑 놀음인 동관 부부의 애정어린 눈빛에서도 온통 가을 빛이 가득하다.
가을 산에 서면 누구나 가을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이 되는가 보다.
아침 햇살이 구름에 가려도
산빛은 오히려 더욱 선명하기만 하다.
가을이 물들어 가듯
우리들 마음도 한층 영글어 가는 것 같다.
낯선 나무와 풀들도
이내 친구가 되고
무디어진 우리의 고단한 삶도
향긋한 감성으로 꿈틀댄다.
반짝이는 꽃들의 눈빛에서
수채화처럼 투명한 나를 만날 수 있고
갈색 나뭇잎들의 차분한 몸짓에서
사랑처럼 성숙해진 나를 만난다.
그런 가을 산이 있어 난 오를 뿐.........
한 두방울 내리는 가을비에 혹여나 감기걸리지 않을까 걱정해주는 산악회 임원들의 배려로 바람막이겸 잠시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만이 만들어지고 우린 맛있는 점심을 나누어 먹는다.
오손도손 모여앉아 각자 준비해온 진수성찬으로 왁자지껄 떠들며 먹는 점심!
아카시아주에 ....... 메실주....... 다양한 술들도 빠질 수 없는 친구들의 우정주 임을 우린 안다.
과하지 않게 입을 축이고 추위를 이기기에 좋다.
오리고기에 삼겹살,,,,,각종 과일과 채소류들.......
푸짐한 점심은 병국이표 어묵탕과 라면......그리고 구수한 커피로 마무리를 한다.
선두는 이미 민둥산을 향해 떠나버렸고.....
병국이와 세봉이 그리고 상현은 지억산을 다녀온다고 아직 소식도 없는데......
후미에서 열심히 홀로 일행을 따라 오르는 용복이 왠지 안스럽다. (장단지는 나보다 두배는 굵은데.....ㅋㅋ)
그래도 아직 뒤따라 올 지억산 팀들이 있어 잠시 쉬었다 오도록 하고 나는 또 선행팀을 따라 오른다.
삼내약수로 내려서는 삼거리 못미쳐에는 잣나무 숲과 침엽수림이 비탈길에 가득하다.
푸르른 산소가 꿈틀꿈틀 숲 속 가득하다.
난 깊게 심호흡을 해 본다.
마구 건강해지는 듯 하다.
누가 불러 세우지 않아도 여기쯤에서는 쉬었다 가야만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도 찍어야 한다.
푸르른 공기가 마음을 맑게 해 주지 않더냐!
새록새록 고운 정도 샘솟지 않더냐@
그래서 숲이 좋은 것 같다.
푸르른 숲길을 지나면 이젠 단풍길이 자꾸 우릴 붙잡는다.
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
애원하듯 손짓하는 그들을 뿌리칠 수가 없다.
속삭이는 밀어에 잠시 귀 기울여 보자.
우리모두 잠시 가을 단풍이 되어 보는거다.
이제 민둥산 턱밑에 선 듯 하다.
가을 억새가 하나 둘 눈에 띈다.
친구들아! 모여라.
잠시 억새와 친구가 되었다 가자.
오직 가을만 기다린 꽃 - 억새꽃
날 두고 그냥가지 말라고 온몸으로 애원하는 그들을 두고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한 계단 올라서니 민둥산 억새 군락의 가장자리에 섰다.
하늘과 맞 닿아 발길 머문 곳
구름이 내려 앉아 비를 뿌리고
갸녀린 억새의 흐느낌은
바람결을 타고
산 위를 흐른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나날들
푸른 가을하늘을 날고 싶었던 꿈이
비에 젖어 울고 있다,
그래도 이렇듯 찾아 주는 이들이 있어 좋지 않더냐?
너를 벗삼아 찾아 온 우리들이 있어 울음 멈추고 방긋 웃어보렴.
만남은 잠시.........
우린 또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그들은 먼 발꿈치에서 우릴 애닮게 바라만 본다.
♧민둥산 억새
은어들은 춤추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가을산은 온통
풍어축제 입디다.
민둥산 억새 능선이 너무 아름다워 혹여 더럽혀질까 글을 쓰기 조차 어렵다.
그 풍경속에 녹아 든 친구들의 모습또한 보는 것 만으로 더 이상의 표현이 필요할까?
아름답고 멋지다.
♤민둥산 억새 (2)
덩실덩실 어깨 춤에
설레는 마음
내 마음 홀씨하나
온산이 심쿵심쿵
드디어 민둥산 정상 표지석에 서다.
조금은 먼 거리일 수도 있었지만 쉬엄쉬엄 걸은 오늘 산행은 가을 산을 마음껏 호흡하며 만끽할 수 있었던 산행이다.
아라리 아라리 정선의 내음 가득한 산행과 억새꽃들 때문에 가을사랑에 빠질 것 같다.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다.
자꾸 밟히는 그들의 그림자..........
더 깊이 사랑에 빠지기 전에 떠나야 한다.
오른쪽 증산 초교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을 시작했다.
빗줄기는 굵어지기 시작했고.......
우린 산이 더 미끄러워지기 전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부지런히 산을 내려 섰다.
모두들 다친친구없이 안전산행을 한 기념으로 막걸리 한사발로 "용두팔"을 힘차게 외쳐본다.
다리가 아파 고생한 우섭이도 고생많이 했지만........
다함께 건강하게 오랫동안 산행할 것을 다짐해 본다;
못다한 아쉬움은 열차를 타고 오면서도 계속되었다.
특등실 안락한 의자를 뿌리치고 식당칸에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함께 하는 친구들!
언제나 만나면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행복인 것을.........
지금 마음 그대로 쭉 함께하는거다 . 우린 용두팔이니까!
억새보다 멋진 용두팔 친구들!
시인보다 시를 잘 쓰는,
아니 이미 시인인,
섬돌의 글은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