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결혼식이 있었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230km쯤 떨어진 라팅겐(Ratingen)이라는 듀셀도르프(Duesseldorf) 근처의 작은 마을이
결혼식 장소라 아침부터 준비하고 떠났습니다.
보리밭인지 밀밭인지 푸른 들판사이 좁은 시골길을 가니 뒷편에는 이렇게 밭이 펼쳐져 있는 예식장소가 나오네요.

입구에 있는 창고(?)같아요.

옛날 농가를 개조해서 예식장을 만들었네요.

앞마당에선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런 날 꽃이 빠질 수 없지요?

한가하게 오수를 즐기고 있던 멍뭉이.

"어으.....오늘 또 결혼식이군....어디 조용한데로 피해야겠다..."
사진 찍으려 고개 좀 돌려라 부탁하니 할 수 없이 돌려 주더니 이내 저 뒤쪽 감자창고로 가버리더라구요.
예식장 입구

1744년에 지어져 1994년도까지 250년 동안 이 집 창고, 마굿간등등 으로 쓰였었나봐요.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피로연장이 준비를 끝냈군요.
한 켠에는 예식이 진행될 식장이 준비 되어 있구요.

저 뒤쪽으로 보이는 벽돌벽이 아마 1744년에 지을 때 쌓은 오리지날 벽일거예요.
오래된 건물은 헐지 않고 기본 벽, 기둥을 유지하고 개조하는데 오히려 옛날에 지은 벽들이 더 튼튼하다네요.
하객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고 원래 오후 3시 반에 예정되었던 결혼식은 4시가 다 되어서 시작되었습니다.
신랑이 먼저 기다리고 있고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신부가 입장합니다.

친구들이 축가를 준비 해 합창으로 들려주고
신부의 언니와 여동생이 또 이중창으로 축하해 주는 동안

창가에 장식된 난이 예뻐 한장 찍었어요.
주례사가 끝나고 양쪽 증인들이 보는 가운데 반지교환 시간이예요.

이렇게 감동의 식이 끝이 났습니다. 왜 왜 감동이냐구요?
신랑 신부가 16년 전 대학교에서 만나 지금까지 정말 친구인줄로만 알았는데 얼마 전에 둘이 결혼한다고
해서 처음엔 아무도 안 믿었었거든요. 절대 결혼같은 거 안 하고 살것 같았던 화산같은 성격의 신부가
잔잔한 호수같은 신랑을 바로 옆에 두고 있었다고....정말 잘 됐다고....다 짝이 있는 거라고....모두 감동 감탄했답니다.
신부의 친정아버님 왈 " 그 동안 잠을 편히 못 잤었는데....허허허..."
앞마당에서 티 타임 입니다. 요기 머핀 보이시나요?
제가 만들어 갔어용^^*

평소 못 먹는 떡에 먼저 손길이 스르르륵.....
프랑크프르트나 듀셀도르프같이 한국교민이 많은 큰도시에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떡집이 한 두개씩 있답니다.
신랑 신부가 잘라야 한다고 먼저 손 못대게 한 대형 하트딸기케잌~

어? 내 머핀이 혼자 있네...

당근을 넣어 만든 건강 당근케잌
얌냠냠냠.......

커피와 차와 함께 또 얌냠냠냠.....
사진 찍어 준다고 하니 예쁘게 웃었는데 그만 햇볕이 너무 부셔....^^

어린이들을 위해서 조랑말 태워주기가 있었어요.

독일 어느 파티에 가나 꼭 있는 뛰기 놀이터. 대여 해줘서 쓰고 난 후 바람빼고 접어서 돌려 줍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신납니다.
손님들의 식탁 자리가 정해져 있어요.

아무나 와서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고....가 아니지요.
음식은 이태리식 이었어요.

제가 끌리는 쪽은 역시...

-한국인 가는 곳에 전기 밥통이 함께 간다-
나물, 오이소박이, 김치....

메인요리로는 밖에서 스테이크, 각종 소세지, 연어 그릴이 있었는데 먹느라 사진 못 찍었어요. ^^::
역시 새색시 한복으로는 녹색 저고리에 다홍치마~

요즘 한복에 금박 은박 박는 유행이 다시 돌아 왔다면서요?
오이 소백이와 김치를 열심히 먹었으니 혹시...고춧가루라도.....화장실에 잠시 가서 정리 좀 해야겠지요.
저 오늘 신발은 요런 거 신었구요

(배 집어 넣고 숨 멈추고 찍느라...^^:::)
참, 가방이 없어 어떻하나.....한줄메모에 올렸더니 미수샘께서 고맙께도 귀뜸해 주셨어요.
깜빡 잊고 있었는데...

바로 요것! 메이드 바이, 메이드 인 지리산~
이 자리를 빌어 만들어 주신 신**니께 캄사의 인사를....꾸벅~
신**니가 만들도록 영감을 주신 퀼트반 안샘께도 꾸벅~
미호님을 위한 인증샷 서비스~
백색의 신부를 빛내주기 위해 특별히 블랙으로 코디를...

(모자이크 처리 하느라 고생 중...^^:::)
볼레로 벗고 또 한 컷!

여기서 잠깐 기사님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 (한줄메모에 궁금해 하셨거든요)
*볼레로(Bolero) : 1) 4분의 3박자로 된 스페인의 민속춤, 또는 그 춤곡.
2)단추가 없는 여성용의 짧은 웃옷.
바로 요렇게 살짝 들어주면...

세계의 명품이 따로 없습니다. 흠~흠~!
이제 식사가 끝나고 신랑이 감사의 인사말 한마디.
그 뒤를 이어 양쪽 아버님들께서도 감격의 소감과 함께 인사를 하셨구요.
두 사돈이 만나 보니 예전에 어떤 모임에서 한번 뵌적이 있었던 사이시래요. 세상 좁아요...

빠질 수 없는 신부 부케 던지기~

휙~ 던졌는데.... 벌써 앞으로 손이 나가고 있는.... (저 싱글 시절이 사실 제일 좋을 땐뎅... 호호^^)
오..........신랑 신부의 왈츠........

장모님과도 왈츠를....

자~ 진짜 파티는 이제부터 시작 입니다~
모두 나와 댄스! 땐쓰!!

오늘은 일찍 자러 안 가도 되는 아이들, 제일 신나요!

평소 부끄럼 많은 큰아들까지 춤에 심취해 독무대를.....

마시고 추고.....삼삼오오 모여 얘기꽃도 피우며 밤은 깊어 갑니다...
저는 밤 1시 반 쯤 숙소로 돌아 왔는데요 나중에 들으니 젊은이들은 새벽 5시 다 돼서 파장 했답니다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결혼식을 빛 낸 MADE IN 지리산...

첫댓글 글과 사진 재밌게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이드인지리산해서
깜짝놀랬네요
이쁜이언니가 올린줄알고....
한국말은 아무튼
끝까지
읽어봐야혀
우리풍습도
다양하게 변화고 있는것같고
친구들 사이에서 자녀결혼도
야외서 식구끼리 조촐하게
할거라 그래요
현실에 결혼식은 너무형식적'''''
잘보고 눈요기 잘하고갑니다
제목 영어로 고쳤습니다. 안 그래도 쓰면서 메이드님 생각이 났더랬어요...죄송....
볼레로 벗은게 훨씬훨씬!!! 예뻐요!!!
우와~~ 형식이 아닌 즐겁게 즐기는 결혼식!!
그리고 저 식탁에 밥솥과 오이소박이 너무 반가워요~~ ㅎㅎ
저도 오이소박이 담아 먹어야 겠다요!!
캄사~!! 밥솥없이는 하루도 몬살아요.
와~ 그야말로 흥겨운 '잔치' 네요~
가방.. 탁월 합니다. (배낭 이었으면 정말 대박이었을 듯...^^;;)
탁월한 선택...감사합니다~ 배낭 메고 빠쑝의 신세계를 열걸 그랬지요? ㅋ..
볼수 없는 결혼식 잘 봅니다
자유스럽고....시간에 쫒기지 않고....모두다 축하하고.....^^
모두 즐기며 시간 구애 받지 않는 거 너무 좋았어요.^^
신부님이 한국분이셨나봐요~~
결혼식 넘 멋있어요..우리도 옛날엔 저리 하루종일 잔치를 했을텐데 말이죵..^^
뽀글이이모 섬진강가 결혼식도 멋졌을 거 같아요...배도 타고...^^
케익이랑 머핀이랑 눈이 번쩍 ㅋ... 숲길반 객관식 문제 2번.. 차가운 맥주랑 마시면 그만이겠는데요~~
맥주랑 케익?.... 그 보담은 4번 매운 냉면 한그릇 먹고 달달한 케잌을....이 더 낫지 않을까요?^^
춤에 심취한 큰아들의 독무를 보고 웃음이 빵~터졌어요 ㅋㅋㅋㅋ
배고프다요...점심 사줘~~
왜 봉실이님이 기사님 점심을 사야 되는데요?
결혼식이란 언제 어디서나 축하할 일이죠.두분의 백년해로를 빌어봅니다.
혼기가 되었는데도 아직인 지리산의 노총각 노처녀들!
이런 거 보고 뭐 느끼는 거 없나?
회장님이 지리산 처녀 총각들 미팅 한 번 주선하시지요?
ㅎㅎ 장지갑도 있었군요? 저는 색시가방과 삼각패치가방 생각하고 말했는데..
삼각패치가방은 있는데...색시가방은 뭐지요?
캬~미치겄네..요.내가 볼레로가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물었지 언제 옷 벗으라 했는감?? 가만있자...이번엔 멀 물어야 수영복 차림세가 나올까??
일단... '수영복' 을 모르셨어야...되는.....;;; (쿨럭;;)
저 수영복 색색깔로 있슴다. 깜장 파랑 주황 분홍. 무슨 색깔을 좋아하시는지?
알록달록 비키니도...(아직 들어갈 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