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공연·전시) / 편집 2013-01-28 21:33:08 / 2013-01-29 13면기사
두 그림을 바라보는 주관적 시선 지금 당신의 '고정인식'을 깨워라
김윤 개인展 '플라스틱 풍경'… 대전 안도르서 31일까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사람들의 인식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 그는 고정된 인식은 우리에게 때로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때로는 부정적인 방식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객관적으로 보이는 어떤 현상보다는 그 현상을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고정된 인식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인식이 지닐 수 있는 오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이처럼 현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성의 인식에 대해 고민하는 김윤 작가의 개인展 '플라스틱 풍경'이 갤러리와 카페를 겸하는 복합문화공간 '안도르'에서 31일까지 열린다.
먼저 작가는 작품의 제목을 모두 '비닐봉지'라고 한 것이 흥미롭다. 작가가 작품의 제목을 동일하게 정한 것은 바로 앞에서 말한 주관적 현상과 고정된 인식을 보여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의 작품은 비닐봉지라는 사물을 담기 위한 물질을 뜯고 녹여 겹쳐 붙임을 반복한다. 하지만 비닐봉지 본래의 생산목적이 바뀌었을 뿐 비닐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물질을 바라보는 인식은 저급성이 강한 비닐봉지에서 미술이라는 분야로 들어가게 된다. 또 행위를 통해 운전 중 찍힌 블랙박스의 영상을 캡처해 형상화 시킨다. 이처럼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이미지는 스토리나 메시지와는 무관하다. 영상을 편집하여 뜯고 녹여 겹쳐 붙임을 반복하여 재현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가 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비닐봉지를 더 이상 비닐봉지로 볼 수 없는 '인식의 오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의 작품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거칠고 황폐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상주의적인 화풍 속에 거친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삭막한 도시 생활의 단조로움과 각박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아 숨이 막혀오곤 한다.
1985년에 태어난 김윤 작가는 2011년 목원대 회화과 서양화를 졸업한 신예작가다. 2012년 첫 개인전인 '인식(認識)의 오류'展을 서울 오!재미동 갤러리에서 열었다. 이후 8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특히 이번 전시가 열리는 '안도르'는 카페를 겸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일반 갤러리처럼 벽에 그림들이 일률적으로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 곳곳에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따라서 차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리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카페의 인테리어와 그림이 공존하면서 기존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문의 ☎ 042(222)3103.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