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죽고싶다'고 말했을 때...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반응은?
◆정혜신 정신의학과 박사/*캡처=유튜브채널 세상을 바꾸는 15분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고,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등의 책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해온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박사는 우리 사회의 치유에 대해 소개한다.
십 수 년 동안 거리의 치유자로서 국가폭력 피해자를 비롯하여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에 힘써온 정혜신 박사는 ‘공감’이야말로 어떤 치료제나 전문가의 고스펙 자격증보다 강력하게 사람의 마음을 되살리는 힘을 발휘함을 확인하였다.
정혜신 박사는 우리 시대의 가장 필요한 치유는 정신과 의사나 전문 상담사에게 의지 않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상처투성이고, 현대인의 대부분이 일상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적정한 심리학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적정 심리학의 핵심은 공감이다. 참고 끄덕이며 들어주는 것을 말하는게 아니다. 이건 감정노동이다.
적정 심리학에서의 공감이란 “사람 마음은 항상 옳다”는 것이다.
부모와 갈등이 심한 고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 새벽에도 길거리를 배회한다. 친구에게 전화하면 “너 지금 웬 청승이냐, 집에 들어가”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사실, 이 아이는 조언을 구하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를 건 것이 아니다. 정서적으로 자신의 편이 필요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너 아직도 집에 안갔어? 무슨일이 있었구나!”라는 말 말이다. 즉, “너가 무조건 옳아”라는 안심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 얘기할 때 표면적인 말 자체를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내포하고 있는 정서, 전제가 된 생각을 메시지의 핵심으로 받아들인다.
비난 없이 자기 존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의 존재에서 불안감이 사라지고 안심을 느낀다. 그 때 사람은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존재가 된다.
누군가 “죽고싶어요”라는 말을 정혜신 전문의에게 말을 한다면, 정 전문의는 “그렇구나, 너가 너무 죽고 싶을 만큼 지치고 탈진했구나”라는 말을 한다.
또, 누군가 “ 누군가 너무 미워 죽여버리고 싶어요”라는 말을 할때에도, “그렇구나, 너가 누군가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나고 억울하구나”라는 말을 한다.
이러한 말을 전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나는지, 내 상황이 어떤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대화를 하다보면, 라디오 주파수 안 맞을 때 잡음이 들리다가 주파수가 맞아가면서 잡음이 점점 사라지고 에너지 소모가 없어지는 것과 유사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은 까닭 없는 위로를 받고, 까닭 없이 다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당신도 옳고 나도 옳다. 모든이들의 마음은 다 옳다. 그런데 당신이 옳다고 끝까지 공감해주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내가 옳다, 내 마음이 이럴 땐 이유가 있는 거다”라며 나를 옳다고 해주는 것이다.
어떤 극단적인 마음이 들어도 그 사람은 이유가 있으며, 그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에 살아가면서, 공감이라는 심리적 무기 하나만 있다면 나 뿐만 아니라 곁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공감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진정한 치유자다.
상담심리학이나 심리학 학위를 가진 사람들만이 상처받은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게 아니다. 오히려 공감능력이 뛰어난 일반인들이 상처받은 사람에게 공감하며 치유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신도 옳고 내 옆에 있는 사람도 옳고 나도 옳다라는 한 문장만 마음에 품어보는 것이 어떨까.
※ 유튜브 관련 영상 참고하세요
https://youtu.be/GmUgwL25j0o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