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빅 2 정상들의 표정이 유난히 차이가 나 보인다. 한쪽은 피곤함에 찌든 표정이고 다른 한쪽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다. 앞의 인물은 바로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고 뒷 인물은 중국 주석 시진핑이다. 바이든은 올해 81살이다. 시진핑은 70살이다. 나이차이도 나지만 바이든은 내년에 재선을 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입장인데 반해 시진핑은 3연임을 확정짓고 아주 여유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이든이 전쟁과 다름없는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다 미국 국내 문제 또한 전혀 만만하지 않다. 아니 아주 복잡하다. 아마 머리가 터질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꼭 재선을 하고 싶다. 바이든은 1973년 미국 연방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투신했다. 벌써 50년이나 됐다. 정치인 경력만 따지면 바이든을 따라올 인물이 전세계에 없다. 하지만 아직도 배가 고픈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시진핑은 자국내에서는 겁날 것이 거의 없다. 한때 그의 심기를 건드렸던 신장 위구르지역의 반항도 수면아래로 가라앉았고 티벳도 겉으로는 잠잠하다. 대만문제가 남아 있지만 내년 대만 총통선거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친중파가 권력을 잡으면 생각보다 쉽게 대만을 흡수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래서 요즘 시진핑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쟁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접촉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인 젤렌스키가 시진핑의 제안을 수용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인물은 시진핑밖에 없어 보인다. 중동문제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 등지에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중동국가들을 중국의 영향하에 두려는 광폭 행보를 진행중이다. 그동안 계속해서 미국이 해왔던 세계 경찰국가의 역할을 지금 중국이 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른바 경찰국가 2인조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지금 시진핑의 행보에 가장 심기가 불편한 인물이 바로 미국 바이든일 것이다. 중국 시진핑이 기고만장해서 설치고 다니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을뿐 아니라 신경을 심하게 건드리는 사안들이다. 얼마전까지 미국이 해왔던 역할을 요즘 중국이 한다고 하니 속이 불편하기 그지없다. 지금 미국 바이든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가장 피곤하게 하는 인물은 바로 미국의 전 대통령인 트럼프이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가운데 최초로 기소된 트럼프는 기소 인정 절차를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트럼프 타워 주변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 그리고 수십명의 취재진들로 붐볐다. 마치 대통령의 귀환처럼 보인다. 차기 대선에 유력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바이든의 최대 라이벌이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정면 도전하는 행위가 지금 중국 위안화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 경제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중남미와 중동을 중심으로 중국 위안화로 무역 대금을 결제하는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위안화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지금 세계 경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달러화라고 깊게 판단하는 미국입장에서는 정말 괘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위안화의 도전이 거세면 거셀수록 바이든의 인기는 하락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오펙 플러스 소속 주요 산유국들이 내달부터 원유를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미국 입장에서는 아주 불편한 사항이다. 지난해 10월 원유 생산량을 감산한데 이어 또 한번 감산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미국은 여러차례 원유의 증산을 요구했다. 국제적인 원유값 인하를 위해서다. 사실 미국의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생각이지만 말이다. 이번 오펙 플러스의 결정으로 증산을 원하는 미국과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대립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때 최강의 유대관계였던 미국과 사우디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도 미국입장에서는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정도니 미국 바이든의 얼굴이 얼마나 피곤해 보이겠는가. 81살의 바이든은 이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내년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사안도 정말 만만치 않다. 미국이 피곤함을 겪을 때 야금야금 그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계략속의 중국이기에 더욱 힘든 승부를 벌여야 한다. 지금 미국의 실질적인 동반자는 결코 없다. 유럽은 원래 그랬고 일본도 앞에서는 온갖 애교를 부리지만 뒤돌아서는 뒤통수를 치는 꼼수의 명수 아니든가. 러시아 고립정책에 앞장선다고 떠들더니 결국 러시아산 원유를 도입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이다. 바이든이 그래서 그렇게 한국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압박을 넣고 있는 것이다. 피곤한 바이든때문에 더욱 피곤해진 한국 정부가 아닐 수 없다. 이래 저래 봐도 당분간 아니 앞으로 상당기간 바이든의 얼굴은 항상 피곤함으로 지쳐 있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23년 4월 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