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아온 공장장님의 TV출연중 가장 공연장 분위기에 가까웠고,
PD님과의 친분때문인지 공장장님도 눈에 띄게 편안해보였어요.
공중파 TV출연하실때처럼 긴장하시는것 같지도 않았고
좁은 무대였지만 공장장님의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무대매너로
작은 공연장이 무지무지 크게만 느껴졌어요.
하지만 메사 10층에 위치한 팝콘홀이라는 그곳.
녹화전, 절대로 뛰거나 발을 구르면 안된다는 잔소리는
정말 "그만해~~"소리가 저절로 나오도록 계속해서 되풀이 되었고,
"여러분들이 뛰시면 음악 다 꺼버립니다"라고 겁주더니만
정말로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더군요.
"동지" 부를때 발구르는것은 다행히 괜찮은지
우리 모두가 공장장님 따라서 공연장에서 하듯이 똑같이 할수 있었지만..
"붉은 낙타"를 부를때였습니다.
공장장님은 공연때와 똑같이 숨막히게 파워풀한 "붉은 낙타"를 불러주셨고,
우리모두는 이 상황에서 뛰지 못한다는게
정말 가장 고통스런 고문인듯 느껴졌을겁니다.
전 그랬거든요.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공장장님과 밴드가
제자리 달리기를 하시면서
"나가고 싶어~ 은빛 사막으로~ 나가고 싶어~ 붉은 낙타 한마리되어~"를
여러번 되풀이하시다가 짠~ 하면서 정말 멋지게 노래가 끝나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부분에서 분위기가 가장 고조 되었을때
정말로 스피커인지 무슨 전원인지가 꺼지면서
음악이 갑자기 중단되는거에요.
분명 관객들이 겨우 몇명밖에는 뛰지 않았는데,
워낙 환장 분위기였던지라 좀 불안해보였나봐요.
무대위에 계신 분들이나 우리들이나,
정말 맥이 빠져서는 어이없어 하고,
PD분들이 뛰어나와 공장장님과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을때,
전 맨 뒤에서 봤기 때문에
박병준 기사님과 다른 음향담당분들이 계신 콘솔 바로 앞에 있었거든요.
어떤 남자분이 뛰어오더니
"아니 10초 남았는데 꺼버리면 어떻합니까!!
4마디 남았는데 그걸 꺼버리다니요!!
이게 말이 됩니까?? 10초 남았다구요!! 10초!!!"
하시며 계속해서 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시더라구요.
그 항의를 듣고 계시던 분은 그냥 작은 목소리로
우물우물 잘 안들리게 좀 얘기 하시다가
그냥 그분을 무시해버리더라구요.
그 바로 앞에서는 박병준 기사님이 아무런 말없이
씁쓸하고 슬퍼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으로 앉아계시고..
"붉은 낙타"를 다시 녹화 하기엔
이미 꽃가루 다 뿌리고 물도 뿌리고 불꽃 터뜨리고 다 했는데
다시 녹화 할수가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예정에도 없던 "세월이 가면"을 부르셔야했죠.
결국 방송에는 진짜 공장장님다운 "붉은낙타"대신
부드럽고, 어찌보면 평이한, "세월이 가면"이 나가겠지요.
"붉은낙타"가 방송되려면 마지막 최고 클라이막스 부분없이 나갈테구요.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관객들이 조금도 뛰면 안되는 대중음악 공연장이라니.
뭐 그런곳이 다 있는지.
그곳을 설계한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인지.
대체 어느 나라에서
14년 경력의 음악인이 그렇게 혼신을 다해 노래하고 있는것을
단 10초를 할애해주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음향을 꺼버리는지.
공장장님께서 그분께 걸맞는 대접을 받으며
자유롭고 편안하게 노래하실수 있었으면.
정말 그럴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