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의 FA 제도.

[배지기의 탁탁탁69 입니다]

1996년 보스만 법이 발효되고 유럽 축구연맹(UEFA)이 받아 들여 소속팀과 계약기간이 만료 된 선수가 FA자격이 생기면 원 소속구단의 이적동의 없이 자유롭게 타구단과 계약을 체결하여 이적이 가능하다.

또한 계약만료 6개월전부터 구단동의 없이 타구단과 이적협의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 할 수 있으며 기존 계약 만료후 타구단으로 이적료 없이 이적 할 수 있어 선수들의 기본권과 선택권을 보호해 준다.
유럽 FA제도는 말 그대로 심플한 자유계약 제도이다.



문제는 한국 FA제도이다.

똑같은 프로축구이니 기본적인 맥락은 같다.
한국도 선수가 계약이 만료 되 FA선수로 풀리면 해외구단을 포함해 어느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FA와 틀린 것은 원 소속팀의 이적동의 받아야 되고 FA보상금을 지불하는 점이다.
한국은 보스만 룰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보스만 룰을 국내이적시는 적용 할 수 없으며 통상, 해외이적시에는 제한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나 일관성 없는 국내규정때문에 저촉되어 시비가 발생한다.

연맹은 한때 연봉의 상한선 제한과 계약금 제도를 도입했었다.
신인선수가 프로에 데뷔하면 계약금과 연봉을 함께 받게 되었다.
연맹은 이 계약금 제도를 구실 삼아 취약한 구단 재정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불합리한 FA보상금(FA선수 이적료) 규정을 만들었다.

즉 FA선수로 풀려도 타구단 이적시 원 소속구단의 이적동의를 받아야 하며 FA보상금(이하 아래는 '이적료'로 칭함)을 지불해야 원 소속구단이 이적동의를 해주는 무개념 기발한 FA규정이다.

국내구단 이적시는 넉넉치 못한 국내구단들의 재원 확보차원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효력도 없는 해외이적시를 대비해 관련 규정의 보완과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시로 변한 연맹 규정 규칙때문에 년도별로 FA규정이 다르다.

1. 2001년 부터 2003년에 입단한 선수들은 FA자격을 얻지만 이적료가 발생한다.
2. 2004년 입단한 선수는 계약기간 소속팀 경기의 절반 이상 출전해야 FA자격이 있고 이적료가 발생한다.
3. 2005년 부터 입단한 선수는 계약금 제도가 없어 FA자격이 생기면 이적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4. 같은팀에서 5시즌(시즌당 50%이상 출장) 이상을 뛰게 되면 자유롭게 팀을 선정, 입단 할 수 있게 된다.
5. FA제도에 따라 이적한 선수는 이적한 팀에서 3시즌을 더 뛰어야 FA자격을 다시 얻게된다.

6. 이적료는 전 소속팀 연봉의 200%로 상한선을 두었다.
7. FA로 풀리는 선수는 계약기간이 만료가 되는 12월에는 우선 협상권을 가진 소속팀과 협상을 해야하지만 협상이 결렬되 이듬해 1월 FA선수가 되면 선수등록기한에 다른구단과 협상을 하며 선수등록 기한을 넘기며 이적을 못하면 미계약 선수로 남아 무적선수가 되고 K-리그에서 뛰지를 못한다.
8. 기타 등등.. 시기에따라 상황에따라 바뀌니 일관성이 없다. (아마 위 규정도 바뀐게 있을거다)


FA로 풀리는 선수는 대부분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한다.
일부 FA선수들이 국내 타구단으로 이적료를 지불하고 이적했고 K-리그에 적응치 못한 일부 FA선수들은 재계약을 못해 프로세계를 떠나곤 했었다.
그동안 해외이적하는 FA선수가 없어 2002년 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2003년 초 고종수 선수가 첫 파동의 당사자가 된다.


2003년 초 FA로 풀린 고종수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교토구단 훈련에 전격 참여하며 계약을 체결한다.
당황한 수원과 연맹은 고종수 에이전트에게 FA보상금 규정을 들어 이적료를 요구한다.
에이전트가 교토측에 협의를 하니 교토는 박지성 예를 들며 난색을 표한다.
FA로 풀린 박지성을 교토에서 아인트호벤으로 FA보상금 없이 무상으로 보냈으니 수원에 한푼도 줄 수 없다고 맞섰다.
수원과 연맹은 이런식으로 풀린다면 앞으로 우수선수들이 무상으로 해외로 빠져나가 한국구단의 재정이 더욱 악화된다며 우려를 표명하지만 뽀족한 해결책은 없었다.

한국축협은 당사자들이 원만히 해결하라고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한다.
결론은 일본교토에 FA보상금 한푼 못받고 고종수측과 합의서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하며 이적동의를 해준다.
교토와의 1년 계약이 끝난후 교토와 재계약 안하거나 한국으로 복귀시, 수원으로 돌아 온다는 합의와 이를 위반시 10억원의 위약금을 내야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일본 교토 1년 계약기간 도중에 방출된 고종수는 한국으로 돌아와 수원과 협상한다.
고종수는 수원에 무적선수니 계약금 13억원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타 국내구단과 협상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은 쌍방에 합의한 합의서 내용대로 따르라며 불응시는 위약금 10억원을 내놓으라고 주장한다.

결국 합의서 내용이 민법상으로 유효하다는 결론이 났지만 서로의 주장은 팽팽했고 해외이적시에는 국내규정은 효력이 없다는 걸 국내구단들도 의식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김대의 선수다.
2004년 1월 FA로 풀린 김대의는 수원구단과 계약하는데 원 소속팀인 성남은 12억원의 FA보상금을 요구한다.
김대의는 부당하다며 FA보상금이 없는 일본이나 유럽 중소리그로 이적 한다고 맞서니 성남은 해외이적시 이적동의를 못하겠다면서 대응한다.
결국 수원이 김대의의 요구조건을 맞춰주어 수원에 안착한다.

2005년에는 FA선수중 해외이적 선수가 없었다.
2006년 1월에 FA로 풀린 현영민과 노병준 선수가 해외구단과 계약하게 된다.
현영민은 FA보상금 없이 울산이 이적동의를 해줘서 러시아 제니트로 이적했다.
노병준은 전남이 이적동의를 거부하니 오스트리아축구협회가 FIFA에 제소해 승소하여 선수등록하고 현재 오스트리아리그 GAK 선수로 활약중이다.


다음은 백지훈 파동이다.
2007년 1월 FA로 풀리는 백지훈이 일본구단과 접촉중인 걸 확인한 서울구단은 일본으로 이적시 이적료를 못받으니 계약 만료 6개월을 몇일 앞둔 2006년 6월말에 전격 수원에 현금 트레이드를 추진하며 막대한 이적료를 챙기려 했다.
왜 계약만료 6개월을 남긴 시점을 택해 급히 트레이드를 추진한 이유는 현영민 파동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이적시는 보스만 룰이 통용 될 수 있음을 의식하는 한국구단들의 인식변화에서 기인 한다고 본다.

즉, 계약만료 6개월전 부터 국내 타구단은 안되지만 해외구단과는 이적 협의와 계약이 가능하며 아직 시도한 선수는 없으나 해당되는 어느선수가 구단보다 먼저 움직여 시범케이스로 이적을 추진한다면 적용 될 수 있고 소속구단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한국축구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선수 동의 없는 구단의 일방적인 트레이드에 백지훈은 수원과의 이적 협상에 불응하며 거부감을 표출했다.
선수의 동의 없는 트레이드는 잘못이지만 연맹의 묵인하에 구단들은 '더많은 연봉을 주는 구단으로 트레이드 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
여력있는 수원이 백지훈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해외이적을 보장해 줘 트레이드는 성공한다.


역시 2007년 1월 FA로 풀리는 배기종은 FA보상금이 발생 안하는 선수다.
여름에 국내 모 구단과 사전접촉한 배기종은 징계사유지만 소속팀 대전은 10월 수원 조재민 황규환을 묶어 2대1 트레이드를 강행한다.
배기종은 선수동의 없는 협상은 횡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계약을 미뤘다.
대전은 11월에 사전접촉 혐의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여 선수생명이 위협을 받는다.

'임의탈퇴'는 선수의 징계사유가 있어야 공시가 가능하지 단순히 선수가 계약을 미뤘다고 쓸 수 있는 징계가 아니다.
배기종이 사전접촉만 안했으면 FA로 풀릴때까지 일방적인 트레이드 계약을 계속 미루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여 협상을 결렬 시킬 수 있었다.
최근 배기종은 수원과 몸값협상에 합의하여 전 소속팀 대전은 임의탈퇴의 족쇄를 풀어주기로 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FA로 풀리는 선수들과 소속팀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과 전쟁은 갈수록 심화된다.
하지만 선수들은 선수생활 은퇴후에도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 등을 구상하며 한국 축구계를 떠날 수 없기에 지나친 대응이나 법정다툼은 자제를 하다보니 불리한 입장에 있는 건 사실이다.
2008년 1월에 FA보상금 없이 FA로 풀리는 박주영 양동현 박병규 양상민 최효진 곽태휘를 포함해 60여명의 우수한 어린 선수들이 몰려 있어 연맹과 각 구단들은 현재 골머리를 앓고있는 실정이다.


해외이적시에는 FA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절실히 느낀 연맹은 2006년 일부 규정을 개정 보완한다.
이적료(FA보상금) 없이 해외이적한 선수가 국내에 복귀시에는 복귀시키는 국내구단이 해외이적전 최종 원 소속팀에게 이적료를 지불하도록 규정을 만들어 간접적으로 해외이적시에는 FA보상금이 없다고 시인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해외이적 협상중인 이동국이 높은 이적료 때문에 지금 이적을 못하고 보로가 이동국을 2달후에 FA선수로 풀린 뒤 영입한다면 (무적선수로 유럽 이적시장이 닫히는 3월에도 선수등록이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협상 절차를 예상해 보겠다.

첫번째 방법은 보스만 룰로 지금 계약하고 2달뒤 보로로 이적하는 것이며 이런 방식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해외이적이라 포항측의 대응이 궁금하다.

두번째가 FA로 풀리는 2달뒤 계약하고 이적하는 방법이다.
이경우 이동국은 남은 2달동안 우선협상권을 가진 포항과 협상을 해야하나 포항이 다른구단으로 전격 트레이드를 감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이미 자금력 있는 수원 성남 서울은 원톱충원이 완료 되었기에)
또한 이동국이 절실히 원치않으면 국내 협상을 결렬 시킬 수도 있다.

1. 3월 FA로 풀린 이동국은 영국으로 건너가 보로와 연봉과 세부사항을 확정 짓고 신체검사에 합격하면 계약서에 싸인한다.
2. 보로는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국제 이적동의서를 의뢰한다.
3. 잉글랜드 축협은 한국 축협에 국제 이적동의서를 요구한다.
4. 한국 규정에는 원 소속팀의 동의를 구해야 하니 한국 축협은 포항에 이적동의를 구한다.
5. 포항이 이적동의를 하면 국제 이적동의서를 발급한다.
6. 보로는 이동국을 선수등록 하고 경기에 출전시킨다.

포항이 이적동의에 불응하는 경우
1. 잉글랜드 축협은 FIFA에 제소한다.
2. FIFA는 포항의 이적동의 거부 사유를 이동국과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FA선수 이동국과 보로의 계약은 정당하니 국제이적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며 중재를 한다.
3. FIFA 제소에 승소한 보로는 이동국을 선수등록하고 영입을 마무리한다.

포항의 이적동의 거부시 문제는 FIFA에 제소해 승소하여 선수등록하는 기일이 2~3개월 더 걸린다는 단점이다.


결국 결론은 FA로 풀린 선수가 해외이적시에는 FA보상금을 받을 수 없고 국내 원 소속팀이 해외이적에 개입 할 수 있은 건 당연히 해주어야 할 대한축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을 일시적으로 거부시키는 비열하고 힘없는 저항 뿐인 것이다.

이런 이적동의 거부건이 빈번히 일어나 FIFA 제소가 늘어난다면 한국프로 연맹이 엿맹으로 불리는 것 만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도 세계축구계에서 갈수록 미개인 취급을 받으며 한국축구의 위상이 떨어지게 된다는 걸 한국축구 관계자들이 절실히 느껴야 한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연맹과 국내구단들도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스만 룰의 적용 추세를 인식하며 의식의 변화를 시작했고 건설적인 대응책도 강구하기 시작했다는 점과 한국은 현재 서서히 변화가 필요한 과도기라는 점이다.

사커라인의 drcf님 글을 지식인에서 퍼왔습니다.

[패스해패쓰!!]

"감독 휴게실"에서 옮겨 옵니다

[모따군]

어렵네..뭔2001년~2003년이야 그냥 계약6개월전 남으면 다른팀과계약하게하지

[모따군]

그리고 현영민파동? 울산이 해외진출밀어주니까 현영민이 좋게간거아닌가요? 파동까지;;??????? 좀 오래전껀가 노병준이야기가 지금 포항에있는뎁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