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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소주(蘇州)-4
소주의 암흑가를 지배하고 있는 귀웅회는
강호의 방파로 분류하면 3류에도 못미치는 쓰레기들의
집합소였다.
특히, 여러 문파가 서로 견제하는 바람에 소주가
진공 상태나 다름없기에 귀웅회같은 왈
패무리들이 돌아다닐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귀웅회의 어리석은 돌머리들은
그런 상호역학관계로 발생
한 힘의 공백이 자신들의 목숨을 연명 시키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소주를 아우른다
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착각을 현실로 생각하고 있던
인물 중에 하나가 독귀라는 자였다.
귀웅회의 행동대장인 독귀는 악삼일행의 숫자가
겨우 3명이고 그중에 2명은 여자라는 사실을
점소이를 폭행해 알아내고는 간이 부어버렸다.
독귀는 부하들을 불러모아 소양객잔의 식당에 모두
자리를 잡고 악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제법 흉폭하다고 알려진 인물은 안 오고 유약해 보
이는 서생이 두 여자와 함께 오자 독귀는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으핫하하, 두목도 참 소심해 졌군,
뭐 저런 책벌레를 흉폭한 강호고수라고
거짓부렁을 치다니..."
독귀가 자리에서 일어나 폭소를 터트리며
악삼에게 다가가자 객잔주인은 두눈을 감고 말았다.
객잔주인은 독귀의 잔인함을 알고 있었기에,
한 생명이 사라지고 두 여자의 운명은
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악삼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독귀따위는
신경 쓸 가치도 없었고 식당에 모여있는 자들 모
두 떨거지로 보일 뿐이었다.
오히려, 객잔 외부를 포위하고 서서히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인물들이 문제였다.
그런데, 악삼 앞에 도착한 독귀는 악삼이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앉아있자 겁을
먹은 것이라 생각했다.
"이봐, 좋은 말할 때 오행도를 내놓고 꺼져라.
물론 두 계집도 두고 사라져라. 최소한 나 정도 되
는 영웅이 미인을 차지해야 하지 않겠느냐.
안 그러냐 애들아!"
"독귀 형님 말이 옳소."
"크크크, 형님 그 계집들 나한테도 넘겨야 합니다."
독귀가 외치자 객잔에 모여있던 귀웅회의
왈패들도 온갖 상소리와 잡소리를 퍼부어 됐다.
그런데, 갈씨 자매의 미모에 눈이 뒤집힌 독귀는
악삼의 안색이 싸늘하게 변해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독귀는 갈운지의 손목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슈각.]
[툭.]
한순간에 환상 같은 빛살이 반짝이더니
독귀의 손목이 절단돼 바닥에 떨어졌다.
"으아악, 내 손!"
악삼의 쾌검은 독귀의 손목이 두 동강내버렸다.
그러나, 누구도 악삼이 검을 뽑고 회수한 것을
보지 못했다.
악삼은 탁자에 놓여진 젓가락통에서 젓가락을 뽑아
손목을 잡고 비명을 지르는 독귀의
미간에 던졌다.
[푹.]
"커어..억."
"형님!"
"독귀 형님!"
귀웅회의 왈패들은 독귀가 미간에 젓가락이
박힌 채 절명하자 모두 자리에서 박차 일어나 악삼을
향해 달려갔다.
그런데, 달려오는 왈패들을 바라보던 갈운영은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허리에 차고 있
던 검은색 채찍을 꺼내 들었다.
[슈이잉, 위이잉.]
"으아악."
"크악."
검은 색 편영이 객잔 내부를 유영하자 왈패들은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날아갔다.
채찍은 잔혹했고 인정사정 없었다.
왈패들의 급소를 사정없이 후려쳐 그 자리에서 모두 절명
시켜 버린 것이다.
채찍이 갈운영의 손에 말려 다시 허리에 걸리자
객잔 내부는 아수라 장으로 변한 뒤였다.
식탁은 모조리 산산조각 나버렸고 걸레로 변해버린
왈패들은 객잔내부에 널부러져 있어
마치 태풍이 지나간 뒤처럼 보였다.
악삼은 주위를 한 번 힐끗 보더니 객잔주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주인장."
"네!"
차가우면서 나지막한 악삼의 목소리는 얼이 빠진
객잔주인의 정신에 얼음물을 한바가지 퍼부은
효과를 냈다.
객잔주인은 식은 땀을 흘리며 악삼에게 쪼르륵 달려왔다.
"아침을 먹어야겠소."
"네!... 아.. 알겠습니다."
객잔주인이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가자 갈운지는
악삼을 어이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해요?"
"먹어 둬야해."
"말도 안 되요... 지저분한데다가 피 냄새가
진동하고 시체가 가득하잖아요."
"아무 말 말고 식사거리가 나오면 먹어둬라."
"언니!"
"여기는 소주야. 벌판이 아니란 말이다.
지금부터는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질 거다.
우리를 감시하는 놈들이 천지이고 또한 관헌들이
들이닥치면 소주에서 몸을 피해야 한다."
"지매, 갈 소저의 말이 맞다.
한동안 식사하기가 용치 않을 것이야."
갈운지는 두 사람이 말한 내용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식사할 환경이 아니라
는 생각에는 굽힘이 없었다.
얼마 후 주방에서 나는 매콤한 음식향기와
식당내부에 풍기는 혈향이 기
묘한 조합을 이루어 냈다.
갈운지는 그 기묘한 향기에 헛구역질을
하며 두 사람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객잔 주인이 하얗게 변한 얼굴로
음식을 가지고 와서 탁자에 깔자 갈운지는 더 이
상 참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후원으로 도망가버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무런 말없이 나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정신 없이 식사를 하자
객잔 주인은 '걸음아 나 살려라 ' 하는
문구가 적절할 정도의 속도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방으로 도망갔다.
그런데, 갑자기 객잔 문이 열리며
다섯 명의 여인이 들어왔다.
그들은 태풍에 난자 당한 듯한 객잔의
풍경을 보고도 안색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식사를 하고 있는 악삼과
갈운영이 있는 탁자에 도착했다.
그런데 다섯 여인 중에 한 여인이
아무런 양해도 없이 악삼 옆에 앉아버렸다.
그리고, 네 여인은 탁자 주변의
네 방위에 해당하는 위치에 멈추어 섰다.
악삼과 갈운영은 그 여인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 식사를 멈추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화려한 복장에 구름같이 틀어 올린
머리를 한 30대 초반의 미녀였다.
또한 네 방위를 점령한 여인들도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꽃같은 미녀들이었으나 풍기는 기색은 여염집
여인은 고사하고 강호의 무인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악삼과 갈운영이 자신을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
자 30대의 미녀는 화사한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처음 뵙습니다. 천녀의 이름은 월영입니다."
"악삼이오."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오신 거요."
"제가 악 공자를 찾아 온 이유는 한 가지 때문입니다.."
"말해 보시오."
"저는 이 소주에서 제법 큰 기루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제 밤 갑자기 재미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화월영은 말을 잠시 끊고 악삼과 갈운영을 나긋나긋한
눈빛으로 훑어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악 공자께 한 자루 소도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였지요.
제 취미가 은장도와 같은 소도를 모으는
것이라 너무나 기뻐할 만한 소식이었지요."
"어째서 기쁜 것이오?"
"악 공자께서 이 못난 년에게 그 소도를
파실 거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 소도의 이름이 무엇이요?"
"오행도."
"오행도?"
악삼은 화월영이 말하는 것을 듣고는 뭔가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했다.
옛날부터 보물을 가진 것이 죄라는 말을 악삼은 잘 알고 있었다.
"당신은 무언가 잘못 알고 오시지 않았소.
나에겐 오행도는 없소.
아니 지금 당신을 통해 처음 들었소."
"그런가요?"
"그렇소."
"음... 역시 말로는 안 되는군요."
화월영은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보며 손뼉을 두 번 쳤다.
그러자, 객잔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여인이 조그만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화월영은 상자를 받아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이것은 무엇이오?"
악삼이 상자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화월영은 살풋이 미소만 던지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화월영은 상자 두껑을 열고는 악삼에게 상자를 밀었다.
상자 안에는 콩알만한 진주가 가득했다.
"무슨 뜻이오?"
"상품 진주 100개입니다.
이 정도면 오행도를 바꿀 수 있겠지요."
"미안하지만 나에게 오행도는 없소."
"악 공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벌주를 권하기 전에 먼저 행동하라."
"미안하지만 나는 당신이 권해준 술은 마시고 싶지 않소."
"호호호... 역시, 오행도가 비보이긴 하군요.
목숨과 100개나 되는 진주마저 거부하다니..."
화월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물론 진주가 들어간 상자를 챙기는 것도 잊지는 않았다.
화월영이 나가자 네 방위를 지키고 있던 네 여인은 갑자기 검을 뽑았다.
[퍽. 퍽. 퍽. 퍽.]
"커억..."
"으악."
네 여인은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들의 목에는 굵은 구멍이 나있었고 검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네 여인은 엄청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사지를 바르르 떨었지만 목
에 구멍이 뚫리면서 성대가 손상됐는지 신음소리도 내지 못했다.
"독봉전."
후원으로 도망갔던 갈운지는 탄궁을 들고 객잔 내부로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벌통과 악삼의 병기인 창까지 챙기고 온 것이었다.
"받아요, 악가가."
갈운지는 악삼에게 창을 던져 주었다.
창을 받은 악삼은 갈운지가 되돌아 온것에 대해 의아
한 생각이 들어 갈운영을 바라보았다.
갈운영은 면사를 거두고는 갈운지 손에서 탄궁과 벌통을 전해 받았다.
"언니가 연기를 해서 객잔에서 빠져나가 후원에 있는
무기랑 행장을 챙겨 가지고 오라고 시켰어요."
"쥐새끼들이 가득하니 연기를 해서 속였지요."
갈운지의 말을 이어 갈운영이 악삼에게 말했다.
악삼은 두 자매의 연기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갈운지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 악삼은
정말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 배고파라."
갈운지는 주변에 시신이 가득한데도
유유히 식탁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악삼은 그 모습을 보고는 헛구역질을 하고
도망갔던 모습이 생각나 어이가 없어졌다.
"빨리 먹어라. 바로 소주를 돌파해서 다른 지역으로 가야한다."
"어디로?"
"장강을 운행하는 배가서는 나루터가 있는 지역으로 가야해."
"그럼, 또 달려야 해?"
"아니, 말을 구해야지."
"말 시장에 가는 거야?"
갈운지의 두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그러나, 갈운영의 입가에 심술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훔치는 거야."
"말을 훔치자고!"
"그래."
"누구 말을..."
"우리가 도망가면 쫓아오는 놈들 중에 분명히
말을 타고 오는 놈들이 있을 거야.
그 놈 말을 빼앗으면 돼."
악삼은 두 자매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는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그러나, 갈씨 자매의 입가에
흐르는 미소를 보건 데 절대로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악삼은 식탁에 있는 젓가락 통에
서 젓가락을 통째로 뽑아 천장을 향해 던졌다.
[파바박.]
"으아악!"
"아악!"
천장을 뚫고 날아간 젓가락들은 객잔 지붕과
보에 숨어서 악삼 일행을 감시하던 사람들의 몸에
박혔다.
그들은 갑자기 날아온 젓가락에 아무런 방비도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지붕에서 굴러 떨어
지거나 보에 걸쳐 빨래처럼 늘어져 버렸다.
객잔 외곽에서 감시하던 자들은 갑자기 지붕에 숨어 있
던 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땅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자
문제가 심각하게 변해간다는 것을 직감했다.
특히, 객잔 밖으로 나온 화월영은 악삼 일행의
과격한 움직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모르는 인물이라고 생각해 무명인사로
깔보았기에 너무나 급속하게 행동하는
악삼 일행의 과감성에 너무나 놀라버린 것이다.
"이럴수가... 분명히 강호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인물인데...
분명히 강호의 신출내기인데...
아니 어떻게 저런 과감한 행동을 할 수가 있지..."
화월영은 도저히 신출내기답지 않게 행동하는
악삼 일행에 대해 의아함이 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객잔 지붕이 터져 나가더니
악삼과 갈씨 자매가 튀어 나왔다.
화월영은 그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잡아라!"
그러나 악삼과 갈씨 자매는 지붕과 지붕 사이를
날다람쥐처럼 날아가 화월영의 시야에선 사라져
버렸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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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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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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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합니다
즐겁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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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즐독입니다ㆍ
즐독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혼자 알고자 하면 늦게 알게되고 남이 도와서 알게되면 빨리 깨우친다
갈씨자매와 도망을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이랍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