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 프린세스] 06
S#1. 혜리 검사실
5회 엔딩과 연결해서...
혜리, 장난기로 살금살금 걸어서 두 사람 뒤로 간다. 둘, 눈치 못 채고 있고.
혜리 : (둘 사이로 얼굴 쏙 디밀며) 뭐길래 그래요? 같이 좀 봐요.
둘 : (혜리 돌아보며 헉!)
혜리, 웃으며 모니터 보다가 헉! 굳어진다. 모니터에 올라있는 뚱녀 시절의 자기 사진 보고 경악한다.
더구나 서영과 동근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혜리 : (자기도 모르게) 아니 이 사진이 어떻게...
계장, 정임 : (막상 혜리 입에서 확인되자 또 한번 놀라는, 서로 쳐다보는데 가운데 끼어든 경악한 혜리 얼굴 보게 되는)
혜리 : (그 시선에 뚝 굳어지는, 아차! 사색되는)
둘 : (동시에 고개 바로 하는)
혜리 : (둘러댈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충격이다. 후다닥 뛰어나가는)
S#2. 진 검사실
들어오다가 실무관에게 들은 듯 실무관 모니터로 혜리 사진 보고 있는 진검.
진검, 안 믿는 ‘아니다!’ 하는데 열린 문으로 복도 뛰어가는 혜리 보인다.
S#3. 윤 검사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모니터에 떠있는 혜리 사진 보고 있는 윤검.
우현 : (메신저 보며) 맞대요? 그 사진 마검사님이래요!
윤검, 진짜? 놀라는데 열린 문으로 후다닥 뛰어 지나가는 혜리 보인다.
S#4. 화장실 안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두 손 부여잡고 앉아있는 혜리, 밖에서 여직원들 얘기 소리 들린다.
여1(E) : 어떻게 인간이 변해도 저렇게 변할 수가 있어?
여2(E) : 지는 그래놓고 우리한테 허리 굵고 얼굴 크다 그랬니?
여2(E) : 원래 갑자기 이뻐진 애들이 유난이잖아, (혜리 흉내 내는) 부러우면 지는 거야? (깔깔) 부러우면 지는 거래...
셋(E) : (우하하 웃는 소리)
혜리 : 어떡해... (고개 푹 숙이는, 카메라 위로 올라간다)
학생1(E) : 핑크 돼지 데려가자!
S#5. 화장실 안 (회상, 여고시절)
밖에서 수근대는 소리 여고생 아이들 목소리로 바뀌면서, 카메라 아래로 내려오면...
변기에 앉아서 고개 숙이고 있는 여고생 혜리, 90키로 정도의 거구다.
볼일 보는 중에도 수첩에 따로 적어놓은 영어 단어 외우고 있다. 자기 얘기인지 모르는 척 중얼중얼 단어 외우지만
사실은 다 듣고 있는 혜리다. (교복차림이지만 머리핀이나 머리끈, 머리 띠 정도 분홍색 리본 달린)
학생2(E) : 핑크 돼지? (하다 기막힌 듯) 마혜리?
학생1(E) : 걔 데려가면 우리 주가 올라가잖아.
학생3(E) : 우리 주가 떨어지지.
혜리 : (고개 드는, 서러운 듯 문 쳐다보면서 휴지 잡아당긴다)
S#6. 교실 안
곰 같은 덩치로 책상에 웅크리고 앉아서 수학 문제 풀고 있는 혜리. 필통부터 가방 등 알록달록하다.
학생1 : (옆에 서서 황당한 듯) 안간다구?
혜리 : (풀다 쳐다보는, 순하다) 어...
학생2 : (옆에서 듣다 이해 안 되는) 왜 안가? 너 미팅 한번도 안 해봤잖아?
혜리 : 대학 가서 할 거야. 우리 엄마가, 대학 가면 좋은 남자 천지랬어.
학생1,2 : (기막혀 서로 쳐다보는)
담임 : (들어오는)
학생들 : (자리에 앉으면)
담임 : (웃으며) 우리 반 마혜리가 이번에도 전교 일등 했어요.
혜리 : (수줍게 좋아서 웃는)
S#7. 혜리방 몽타주
-지금 보다 더 공주 풍으로 꾸며진 혜리 방.
-열려진 옷장 안, 혹은 드레스 룸에 예쁜 여성스런 원피스, 앙증맞은 볼레로 가디건 등등
여고생이 좋아할 만한 옷들 죽 걸려 있다가... 갑자기 빅빅사이즈 청바지들과 티셔츠, 남방 등 엄청 큰 혜리 옷 들 나타난다.
-수학 과외 하는 혜리. 천하장사 소시지 먹으면서 선생님 문제 풀이 열심히 듣는다.
-영어 과외 하는 혜리. 애자, 혜리가 좋아하는 바나나 우유와 생크림 듬뿍 얹힌 조각 케익과 머핀, 과일 등 놓인 쟁반 놓아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예쁜 스몰 사이즈 옷 클릭 하는 혜리.
-거울 앞에서 절대 맞지 않을 위의 옷 대보고 옷장에 거는 혜리... 위 몽타주 위로...
애자(E) : 대학만 가면 니 인생 장미빛이야, 참아 무조건 참아.
상태(E) : (허세 섞인) 법대만 가면 백화점 통째로 사준다!
애자(E) : 먹어 먹어, 대학 가면 다 빼줄 테니까.
상태(E) : 법대 가, 무조건 법대야!
애자(E) : 공부만 해, 다른 건 아무 신경 쓰지 마.
S#8. 모 대학교 외경
‘축!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 합니다’ 플래카드 붙여있다.
S#9. 법대 앞
상기된 표정으로 법대 향해 가고 있는 혜리, 치마(청치마 정도)에 블라우스나 셔츠 등 나름 여성스런 차림새로 꾸몄다.
뚱뚱하면서 꾸민 모습에 오가는 학생들 우습다는 시선 쏠린다.
그 비웃는 시선 느끼고 움츠러드는 혜리, 여고 때 보다 더 냉정하고 살벌한 느낌에 기죽는다.
주머니에서 따로 포장된 초컬릿 하나 꺼내 슬쩍 입에 넣고 마음 달랜다.
S#10. 법대 강의실
아직 수업 시작 전의 강의실. 혜리, 무심코 앞문으로 들어오려다 아차, 얼른 사라진다.
맨 앞 줄에 앉아 있다가 그런 혜리 보는 서영.
잠시... 뒷문으로 들어오는 혜리, 시선 쏠릴까봐 중간 통로로 못 오고
뒤로 쭉 가서 가장자리로 한바퀴 빙 돌아서 창가로 해서 앞줄로 와서 앉는다. 서영 옆 자리다.
좀 전의 혜리 봤던 서영, 의아하지만 먼저 웃고 목례하고. 혜리도 어색하게 웃고 자리에 앉는다.
S#11. 화장실 (상상)
혜리 뒷담화 하고 있는 여직원들.
여2 : (호기심) 근데 근데 어떻게 지금처럼 된 거래?
여1 : 어떻게 한 거긴? 부자 집 딸이니까 돈으로 싹 갈아엎은 거지. 그 영화 봤지? 미녀는 괴로워, 전신 성형.
혜리 : (문 벌컥 열고 나오며) 야!-
셋 : (돌아보는)
혜리 : (2회처럼 당당하게) 아니거든? 나 칼 댄 데 없어, 이것들아!
셋 : (믿기지 않는다는 듯 흥! 비웃으며 보는)
S#12. 화장실 (현재)
문 열고 살짝 눈치 보며 나오는 혜리, 아무도 없다.
이미 나간건지 원래 없었던 건지... 자격지심으로 인한 환청이었는지 모른다.
이미 그 전과 다르게 자신감 상실한 혜리, 기죽은 얼굴로 가서 손 씻는다.
S#13. 인우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다른 재판 관련 답변서 읽고 있는 인우, 문득 멈춘다.
[5회 61씬 중에서.. ‘혜리와 윤검 바라보다 갑자기 시동 걸고 헤드라이트 상향 등으로 올리던 자신’]
인우 : (그랬던 자기 행동이 계속 걸렸었다. 스스로 비난하는) 뭐하는 짓이야!.. (벌떡 일어선다. 책상 짚은 채로 생각에 잠기는)
[프래쉬 컷]
5회 27씬에서.. ‘혜리 자체를 예쁘게 보던 자기 눈빛’
5회 29씬 중에서... ‘자고 있던 혜리 얼굴 보면서 흔들리던 자신’
인우 : (혜리에게 흔들리는 마음이다. 그런 자신이 어처구니없는 듯 하!... 하는데)
제니 : (들어오려다 문 밖에서 그런 인우 보는)
인우 : (제니와 눈 마주친다. 흠칫 정신 차리는)
제니 : (들어오는) 뭐해?
인우 : 어 아냐. 왜?
제니 : (마혜리한테) 내일 가?
인우 : (멈칫 제니 보는)
제니 : (흔들림 느끼지만 모른 척) 확실히 갈 거면, 한회장 아들 접견 다른 날로 미룰려고.
인우 : (당연히) 내일 간다고 했는데, 그걸 왜 확인해?
제니 : ...맘에 걸려하는 거 같아서.
인우 : (마음 다지듯) 해야 하는 일이야, 하기로 한 일이구. 몰라?
제니 : 그럼 됐구...
인우 : (핸드폰 울린다. 집어서 보면 ‘마혜리’ 떠있다)
S#14. 중국집 룸
회전 원형 테이블 위에 깐풍기와 유산슬, 탕수육, 짜장면 등 놓여있고
혜리, 회전판 돌려가며 앞 접시에 덜지도 않고 마구 먹는다. 잘 먹는다.
맞은편에 앉아서 혜리 보고 있는 인우, 놀라지도 않고 아무 것도 묻지도 않는다.
윤검과의 일을 듣고 본 터라 윤검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인우다.
혜리 : (먹다가 멈칫 보는, 아무리 충격 상태지만 인우 반응 이상하다)
인우 : (왜? 보는)
혜리 : (괜히 시비조) 왜? 뭐 이상해요? 사람 먹는 거 처음 보나?
(2회 인우 말 흉내 내는) 스트레스 쌓여서 먹고 토하더라도 일단 끝장 보게 먹고 싶을 때, 전화해요. 그랬잖아요?
인우 : (대답 대신 호출 벨 누르는)
혜리 : (뭐 반응이 저래? 보는)
종업원 : (들어오면)
인우 : (혜리가 좋아하는) 칠리 새우 주세요.
종업원 : 네. (나가는)
혜리 : (황당한 듯 보면)
인우 : 이번 스트레스는 핵폭탄 급인 거 같아서.
혜리 : (원망, 어느새 인우에게는 억지도 쓰게 된다) 이게 다 서변 때문이야. 그냥 비행기 타버렸음 이런 꼴도 안 당했는데,
왜 나 못 떠나게 잡았어요!
[5회 61씬에서... 시무룩하게 들어가던 혜리]
인우 : (자기감정 탓에 지레짐작) 멜로가 잘 안 되는구나?
혜리 : (자조적인) 멜로만 안 되나? 다 안 되지...
인우 : (마음 편치 않은 터라) 또 무슨 일인데!
혜리 : (인우 보는, 과거 얘기하기 싫다. 대답 없이 우적우적 먹는)
S#15. 혜리 방 (밤)
1층에서 올라오는 혜리. 애자,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따라 올라온다.
애자 : (킁킁대며) 이 냄새가 뭐지?... 기름 냄새... 너 뭐 먹었어? (하다) 중국음식 먹었어?
혜리 : 아니, (하다) 어... (소파에 가서 힘없이 앉는)
애자 : (기겁) 제 정신이야? (방에 걸린 액자 확 걷으며) 정신 차려!
혜리 : (액자 보는)
애자 : 잊었어? 이 꼴로 살 때 어떤 취급 받았는지? 그때하고 지금하고 니가 받는 대우를 생각해 봐?
이런 꼴 또 사람들한테 보이고 싶어?
혜리 : (눈물 어려) 아니? 아니? 아니!
애자 : (놀라) 너 왜 그래?
혜리 : 엄마... (엄마 끌어안다가 올라온다) 욱! (화장실로 뛰어가는)
애자 : (놀라 따라가며) 갑자기 기름 들어가니까 위가 놀래지?
[시간경과]
혼자서 체중계에 올라가는 혜리, 몸무게 늘은 듯 헉! 놀란다.
체중계에서 내려와 티셔츠 벗고 양말 벗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바지까지 벗고 슈미즈 차림으로 다시 올라가서 몸무게 잰다.
그래도 늘어난 듯 흐... 한숨 소리 들리고 이어서 손목시계 벗어놓은 옷들 위에 톡 떨어진다.
S#16. 검찰청 앞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혜리, 자기는 전처럼 한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고개는 약간 숙이고 어깨도 처지고 몸도 약간 웅크리고 걷는다.
한눈에 봐도 기죽은 뒷모습이다.
차에서 내리던 윤검과 진검, 저만치 앞에 가는 혜리 본다, 그 위로...
혜리(E) : 난 소중하니까요.
[프래쉬 백-5회 61씬 중에서]
혜리 : 남이 뭐라든, 남이 어떻게 보든 그 따위 꺼, 개나 물어가라 그래요...
윤검 : (현재, 그래서 그런 말을 했구나... 맘에 걸려 뒷모습 보는데)
이검 : (다른 쪽에서 오다 혜리 보고 윤, 진검 향해 다가오는) 저거 마검사죠?
진검 : 기가 많이 죽었네요.
이검 : (찔려서 이크... 하는)
진검 : (이검에게) 게시판에 마검 사진 올린 이성실 검사, 선배 고등학교 동창 아니에요?
이검 : 어, 맞어...
윤검 : (비난 섞인, 들어가며) 뭐하는 짓이래? 할 일이 그렇게 없대?
이검 : (찔끔해서 혼잣말) 아 미치겠네...
S#17. 검찰청 로비
걸어 들어오는 혜리, 엘리베이터로 가기까지 마주치는 사람들 혜리 힐끔거린다.
그 위로 삽시간에 살 붙어 퍼져나가는 소문들...
여1(E) : 지방 흡입 했대.
남1(E) : 위절제술 했다는데?
여2(E) : 위 잘라내고 전신 지방 흡입 수술했대.
여3(E) : 지방 흡입하고 늘어진 살을 쫙 잘라내서 수영복을 못 입는대...
엘리베이터에 타는 혜리, 타자마자 고개 숙이고 구석에 가서 선다.
뒤이어 타는 윤검과 진검, 이검. 엘리베이터 문 닫히면 막 로비 들어서는 인우와 송미연 보인다.
S#18. 엘리베이터 안
혜리가 먼저 타서 제일 뒤에 서있고 그 앞에 이검, 채검, 윤검, 진검 등 포함 사람 들 꽉 차있다.
지레 찔려서 불안한 얼굴로 앞사람들 등 바라보는 혜리, 모두 등 보이고 서있지만
그 등들이 다 자기 의식하면서 ‘킥킥’ 웃는 것처럼 느껴진다.
S#19. 혜리 검사실
혜리 책상 앞에 서서 변명하고 있는 이민석.
어떻게 된 건지 보다 그런 얘기 듣는 게 더 당혹스런 혜리, 애써 표정 관리하며 듣고 있다.
[프래쉬 컷]
-고서영 메일로 온 사진 클릭 하는 이검, 열린 사진 속 혜리 보고 헉 놀라고.
-중부지검 사이트 내 커뮤니티 중 ‘정수 고등학교’ 까페에 사진 올리는 이검.
이검 : 고서영이한테 메일을 받았는데, 내 눈에는 절대 마검사가 아닌 거야.
그래서 그냥 반 장난삼아 고등학교 동문 까페에 올렸는데, 그 자식이 장난 기가 심해서 게시판으로 퍼갔나 봐.
차, 정임 : (일하는 척하면서 힐끔 보고 있고)
혜리 : (둘 의식, 쿨 한 척 한다는 게) 알겠습니다.
이검 : (예상과 다른 반응에 벙해서 보는)
혜리 : (얼른) 아 그러셨어요? 알겠습니다.
이검 : 진짜 내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다, 마검. (나가며) 아- 근데 놀랍긴 하드라.
혜리 : (으... 쪽팔려 죽겠고)
S#20. 복도
이민석, 긁적이며 나와서 자기 방 쪽으로 가는데 인우와 송미연, 엘리베이터 쪽에서 온다.
막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다 인우 낯익은 듯 돌아보는 이검사.
S#21. 혜리 검사실
차계장과 정임 보기 쪽팔려 죽겠는 혜리,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기록 펼쳐든다.
혜리 : (기록 뒤적이며) 우리 카푸치노 한잔 마실까요?
차계 : 녹차 드세요.
혜리 : 네?
차계 : 카푸치노 살찝니다, 전으로 회기하시면 어쩔려구요.
정임 : (애써 웃음 참는)
혜리 : (무안하지만 대꾸할 말 생각 안나 머뭇거리는데)
인우 : (들어온다) 실례합니다-
혜리 : (인우 보는, 쪽팔린 상황에서 내 편 같은 인우 등장 반갑다. 밝아져서 일어서는) 연락도 없이, (하는데)
송미연 : (뒤이어 들어온다)
혜리 : (멈칫하는, 누구지?)
인우 : (가볍게 목례하며, 사무적인) 신동하 피의자 일로 왔습니다.
혜리 : 신동하? (영문 몰라) 그건 구속기소해서 법원에 있잖아요.
인우 : 예, 그런데... 사정 변경이 생겨서요.
혜리 : 사정 변경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인우 : 신동하 주장을 증명해 줄 증인을 찾았습니다. (송미연 보며) 이웅철에게 성추행 당했던 피해자입니다.
혜리 : 네? (깜짝 놀라서 송미연 보는)
[시간 경과]
혜리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인우와 송미연. 혜리, 사색돼서 앉아있다.
송미연 : 신동하씨 아니었으면 저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혜리 : 이분은 어떻게 찾았어요?
인우 : (비닐 봉지에 담긴 안경 꺼내 보이며) 신동하 진술을 토대로 이분이 썼던 안경을 사건 현장 부근을 뒤져서 찾았습니다.
중천구 일대 모든 안경점에 이 도수로 사건 발생 후에 안경 맞춘 20대 여자를 수소문 했구요.
혜리 : (아득해지는, 인우 보면)
인우 : (사무적으로 혜리 보고 있다)
S#22. 휴게실
잠깐 짬 내서 얘기하는 분위기인 듯 마주 서서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인우.
혜리, 가뜩이나 안 좋은 자기 상황에 일로도 문제 생기게 만든 인우 서운하다.
혜리 : (서운한) 정말 이렇게 추행 당사자 찾아낼 확신 있었으면, 나한테 다시 한번 말할 수도 있었던 거 아니에요?
인우 : (바로)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혜리 : (뜻밖의 반응에 멈칫하는)
인우 : 검사님이야 말로, 별거 아닌 상해 사건인데 구속기간 연장해 달라는 변호사 말을 예사롭게 듣지 말았어야죠.
혜리 : (약간 화나서) 어떤 검사도 그 상황에서 구속 기간 연장할 순 없어요.
인우 : 그럼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요? 설마 목격자 찾고도 모른 척 해주길 바란 거에요?
혜리 : (기겁해) 누가 그렇대요?
인우 : (근데 왜?) 난 변호사로서 내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한 거고, 검사님은 검사님 직분에 맞는 선택을 하셨을 뿐이죠.
혜리 : (완전히 사무적으로 냉랭한 인우 거리감에 굳어서 보는)
인우 : 안 그래요? 마혜리 검사님.
혜리 : (굳어서) 맞아요, 서인우 변호사님. (돌아서려다 다시 돌아보며) 근데 왜 하필 오늘이에요?
(인우에 대한 심리적 배신감) 내가 지금 얼마나 그런데, 더 그렇게 만드냐구요...
인우 : (맘 불편하지만 모른 척 담담히 보는)
혜리 : (돌아서는, 혼잣말로) 내 편인 척 하드니... (나가는)
인우 : (마음 불편하다. 보고 섰고) ...
S#23. 부장실
회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회의하는 형사 5부 검사들. 혜리, 기죽어서 앉아있다.
부장 : (좋게 가르치는) 변호사가 구속 기간 연장해 달라고 무조건 해줄 것도 아니지만,
사정이 있다면야 다시 한 번 검토했어야지.
혜리 : ... 죄송합니다...
부장 : 뭐 죄송할 일은 아니고.
윤검 : 상해사건으로 구속 기간 연장하긴 어렵죠.
진검 : 이번 사건은 좀 그래요. 경찰에서도 증거, 목격자 전혀 못 찾았고, 신동하가 주장하는 내용도 상식적이지 않잖아요.
채검 : 하긴. 성추행범이 순식간에 친구들까지 몰고 쫓아와? 이해 안 되지.
이검 : 더구나 기소 후에 안경 조각으로 피해자 찾아낼지 누가 알았겠어요. 살인 사건도 아니고 상해사건에.
윤검 :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해 봤어?
혜리 : 그건 아직...
부장 : 우선 오늘 온 그 여자가 진짜 피해 당사잔지, 그거부터 확인해 봐. 진짜면 이웅철이 혼내 줘야지.
혜리 : 송미연씨, 이웅철 고소 안한대요. 저한테 오기 전에 합의했대요.
진검 : (황당한) 안 해? 혹시 성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 받는다는 거 모르는 거 아냐?
혜리 : 알고 있어요.
채검 : 그런데 왜 안 한대?
이검 : (뻔하다는) 뻔하죠. 합의금 때문이지 뭐.
진검 : (기막힌) 아니 그럼 이웅철은 성추행 들키니까 합의하고, 신동하 고소는 취소하고 쏙 빠지는 거잖아. 신동하만 재판받네?
혜리 : 네...
이검 : 변호사가 보석청구 하면 풀려날 거고.
윤검 : 여자 도와주다 그렇게 된 거 밝혀졌으니까 재판 가도 정상참작은 되지.
부장 : 나도 왕년에는 정의감 넘치는 남자였는데 말야...
S#24. 복도
부장실에서 나오는 검사들.
혜리, 제일 뒤에 나오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지민 어머니’ 떠있다.
혜리 : (받는) 네, 마혜리 검삽니다.
지민(휠) : 언니... 지민이에요.
혜리 : (뜻밖인) 지민이?
S#25. 지민 분식집 방
야끼만두와 김말이, 찐계란 등 넣은 떡볶이와 과일 접시 놓인 상에 마주 앉아있는 지민모와 혜리.
지민, 한쪽에서 부시럭거리고 있다.
지민모 : 드세요, 지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특제 떡볶이에요.
혜리 : 와... (젓가락 집으며) 김말이, 만두! 중학교 때 엄청 먹었는데... (먹는) 맛있다...
지민모 : 안된다고 했는데, 정말 죄송해요, 지민이가 검사님한테 전화해서 오시라고 할줄 몰랐어요.
혜리 : 지민아, 언니한테 줄게 뭔데?
지민 : (와서 뿌듯한 얼굴로 선물 쿠폰 세장 내미는)
혜리 : 뭐야? (보면... 손바닥만한 종이 세장에 ‘심심할 때 놀아주기’ ‘바이얼린 연주 한번’ ‘심부름’등 써있다)
지민 : 선물 쿠폰이에요... 이거 내면, 내가 해줄거에요...
지민모 : 고마운 사람한테는 꼭 감사 인사를 하라고 가르쳤더니...
혜리 : 아... (뭉클하다) 고마워...
지민 : (부끄러운 듯 살짝 웃고 인형들 자리로 가는)
지민모 : 정말 감사합니다...
혜리 : (신기한 듯 쿠폰 보면서) 아직 판결 남았는데요.
지민모 : 저희는 그날 판결 받았어요.
혜리 : (? 무슨 말인가? 보면)
지민모 : 지민이가 많이 편해졌어요. 검사 언니가 나쁜 사람 혼내줬다고 생각해요.
혜리 : (쑥쓰러운) 제가요?...
지민모 : (지민 물끄러미 보며) ...잊어 버리겠죠?
혜리 : 뭘요?
지민모 : 저 참 많이 망설였어요. 그 놈... 나쁜 놈! 죽일 놈! 그러고 지나가면 지민이가 잊어버릴 수도 있는데,
재판까지 가면서 되려 평생 잊혀지지 않는 고통이 될까봐요...
혜리 : (생각도 못했던) 아... 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지민모 : 그런데 재판 가길 잘했어요... 안했으면 우리 지민이가 평생 억울했을 거 같애요. 한으로 남았을 거에요.
혜리 : (끄덕이는) ...
지민모 : (눈물 어려) 그래두... 잊어버리겠죠?
혜리 : (이럴 때 위로를 해본 적이 없다. 뭐라고 할지 당황해서) 아 그게요... (하다) 당연하죠!
지민모 : (보면)
혜리 : (익숙하진 않지만 열심히 말하는)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다 잊혀져요.
아니 그 전에 기억은 잊겠지만, 상처도 없어질 거에요. 그런 말 있잖아요? 사랑 만이 마음의 상처를 없애줄 수 있다...
네, 제가 분명히 어디서 들었거든요... 봤나? (갸웃하는)
S#26. 지민 분식집 앞
차 쪽으로 걸어오는 혜리, 혼잣말한다.
혜리 : 억울하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E) 나유미 아줌마는 억울했었고 신동하는 억울할 뻔했고, 지민이는... 평생 억울했을지도 모른다...
휴... 다행히 나 때문에 정말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은... 아직 없지만...
윤검(E) : 한 사람 인생이 내 손에 있다는 거야!
혜리(E) : 무섭다...
윤검(E) : 사건의 운명은, 어느 검사 손에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
혜리(E) : 겁난다...
S#27. 검찰청 (다음날)
S#28. 부장실
부장 앞에 서있는 혜리.
혜리 : 신동하 사건, 단순상해로 바꾸고 선고유예로 공소장 변경하겠습니다. 그리고 구속 취소하겠습니다.
부장 : 구속 취소까지?
혜리 : 네. 그쪽에서 보석청구 하기 전에 구속 취소해주고 싶어서요.
부장 : 그래. 여자 도와주다가 당한 건데, 늦게라도 억울함 풀게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줘야지. (선선히) 오케이, 알았어...
혜리 : (인사하고 나가는)
부장 : 짜식... (제법이네 미소 짓는)
S#29. 구치소 앞 (다른 날)
초조하게 기다리고 서있는 신정남. 인우, 옆에 서있다.
구치소에서 나오는 신동하. 신정남, 아들에게 달려가 끌어안는다.
그런 신정남 의미심장하게 보는 인우.
S#30. 식당
신정남, 신동하와 마주 앉아있는 인우와 제니.
인우 : 불구속으로 재판은 받겠지만 선고유예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아드님 교직 발령 받는데 어려움 없을 거에요.
신정남 : 정말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신동하 : (꾸벅) 감사합니다.
인우 : 인사는 재판 다 끝나고 받죠.
신정남 : 아닙니다, 변호사님이 목격자 찾아내지 않았으면 이 놈 어쩔 뻔 했는데요? 아들 놈 잘못되면 어찌 사나...
제초제 먹고 죽어야 하나까지 생각했습니다.
인우 : 억울하다는 게 그런 거죠. 멀쩡한 사람 숨통도 끊을 수 있는 거죠...
신정남 :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인우 : (의미 있는) 살다보면 저도 동하 아버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
신정남 : 아니 변호사님 같은 분이 제 도움이 필요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인우 : (진중하게) 있게 된다면... 도와주시겠어요?
신정남 : 아 그럼요? 제 아들 놈 앞에서 약속드립니다. (아들 손잡는) 뭐든지 부탁만 하세요.
인우 : (의미 있게 보는) ...
S#31. 식당 앞
신정남과 신동하 배웅하는 인우와 제니. 신정남과 신동하, 가다가 돌아보며 연신 고개 숙여 감사 인사하고 간다.
제니 : 서인우 보는 눈이 있긴 있구나.
인우 : (미소와 함께 둘 향해 목례로 마지막 인사하고 돌아보는) ?
제니 : 마검사, 뜻밖이야. 공소장 변경에 구속취소까지 해주고.
인우 : (제니 어깨 탁 치며) 어차피 보석으로 나올 거였어.
제니 : 왜 이래?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게 서인운데! 마혜리 입장에서는 운 나쁜 사건이었어!
인우 : (웃으며) 내가 사람 잘못 보진 않았다고 했잖아.
제니 : (인우 가벼운 반응에) 이럴 줄 알았으면 말 할 걸 괜히 안했네? 꽤 재밌었는데.
인우 : 뭘?
제니 : 그동안 마혜리 근황에 대해서 보고 안한 게 하나 있어, 너 좀 심란해하는 거 같아서.
인우 : (바로 흔들리는) 뭔데? 뭘 안했는데? 왜 안했는데?
제니 : (멈칫하는)
인우 : (약간 다급한) 말해 봐,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제니 : (당혹스럽게 보는)
S#32. 혜리 검사실
12시 05분 가리키는 벽시계. 차계장과 정임, 막 나가고 있다.
멍한 표정으로 점심 도시락 꺼내는 혜리, 뚜껑 열고 보면 메론 담겨있다.
먹기 싫은 혜리, 바로 뚜껑 닫고 일어나서 쿠키 간식 쪽으로 간다. 스트레스 극이라 망설이지도 않고 쿠키 집어서 뜯는다.
S#33. 엘리베이터 앞
점심 먹으러 가기 위해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부장과 형사부 검사들.
부장 : (힐긋 혜리 방 쪽 보며) 마검은 요새도 혼자 토마토 먹나?
채검 : 토검 사건 이후로 토마토는 절대 안 먹구요, 메론 먹는답니다.
부장 : (툭) 데려와 봐.
이검 : (?) 점심요? 같이 안 갈 걸요?
윤검 : (혜리 검사실 쪽 쳐다보는)
S#34. 혜리 검사실
껍질 깐 쿠키 들고 망설이고 있는 혜리, 막 입에 넣으려다 꾹 참고 막 내리는데 윤검, 들어온다. 꼭 먹다가 들킨 꼴이다.
얼른 내려놓는 혜리.
윤검 : (못 본 척) 점심 먹으러 가지.
혜리 : (얼른) 저 점심 싸가지고 다니는데요?
윤검 : 부장님이, (하다 바로 다가와서 잡아끌고 나가는)
혜리 : (핸드폰이며 아무 것도 못 들고 끌려 나가는)
S#35. 순두부 집
일행 앞에 놓여지는 순두부 그릇들. 혜리,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고 있지만 어색해서 침만 꼴깍 넘어간다.
검사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혜리 혼자 자격지심에 과민해 있는 심리상태다.
부장 : 순두부 좋지? 내가 마검사 생각해서 칼로리 낮은 걸로 고른 거야.
혜리 : (괜히 찔리는) 아... 그러셨어요...
채검 : (혜리 밥공기 집으며 당연히) 밥 많지? (반 덜어가는)
혜리 : 네? 네 네 드세요... (자격지심에 화끈거리는)
이검 : (수저로 순두부 덜며) 이건 내가 도와 주께.
혜리 : (자기 놀리는 것 같다) ...
진검 : 오늘 원래 두루치기집 예약했는데 마검사 때문에 일루 온 거야.
혜리 : (얼른) 아- 두루치기!로 하시죠. 저 사실은 순두부 알러지 있거든요.
(일어서며) 그럼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후다닥 나가는)
모두 : (벙해서 보는)
채검 : 순두부 알러지도 있어?
윤검 : (혜리 자격지심 느낀다) ...
S#36. 형사 5부 복도
의아한 얼굴로 잠긴 혜리 검사실 문 움직여보는 인우, 초밥 도시락 쇼핑백 들고 있다.
인우 : (의아한, 다시 핸드폰 단축 버튼 누르며) 핸드폰도 안 받고...
[인서트- 빈 혜리 검사실 책상 위에서 울리는 혜리 핸드폰]
인우 : (핸드폰 내리는)
S#37. 검찰청 앞
걸어 나오는 인우, 그 위로...
제니(E) : (인우는 알고 있었다) 마혜리 예전 모습이 그랬었다는 거 알고 있었어?
[6회 13씬에서]
혜리 : (자조적인) 멜로만 안 되나? 다 안 되지...
인우 : (마음 편치 않은 터라) 또 무슨 일인데!
혜리 : (인우 보는, 과거 얘기하기 싫다. 대답 없이 우적우적 먹는)
인우 : (현재, 자조적인, E) 아직 나는 니 친구도 못 됐구나...
S#38. 검찰청 일각
벤치 오가는 사람들 드문 후미진 건물 옆쪽 벤치 정도에 혼자 앉아있는 혜리.
저만치 뒤에서 베이커리 종이 봉지 들고 다가오는 윤검 보인다.
혜리 : 사람들이 은근히 잔인하냐?... 웃으면서 놀리구... (하다 윤검 보는, 놀라 벌떡 일어서는)
윤검 : 여기서 뭐해?
혜리 : 아- 햇볕이 좋아서요...
윤검 : (봉지 내밀며) 이게 제일 뭐 그런거라드라. 칼로리 낮은 거, 살 안 찌는 거.
혜리 : (기막혀 윤검 보는)
윤검 : (눈치 못 채는, 봉지에서 바게트 샌드위치와 과일 주스 병 꺼내놓고) 먹어. (돌아서 가려면)
혜리 : 선배님까지... 정말 너무하세요...
윤검 : (돌아보는)
혜리 : 저 비웃고 놀리는 게 그렇게 재밌으세요? (확 가려면)
윤검 : (탁 잡으며) 재미없어!
혜리 : (멈칫 보면)
윤검 : 아주 아주 재미없으니까 그만 못 나게 굴어. (팔 놓으며 혜리 황당하다는. 일부러 별일 아닌 것처럼, 타박하듯)
야 임마, 사람들은 너한테 별로 관심 없어. 잠깐 수근대면 그 뿐이야. 왜 혼자 난리야?
혜리 : (아니라는) 잠깐 수근댄다구요?
인우 : (저만치서 혜리 찾아 두리번거리며 오고 있다)
윤검 : 남들이 뒤에서 뭐라든 왜 신경 써?
혜리 :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세요?
윤검 : (야단치는) 문제는 사람들 시선이 아니라 너야. 뭐가 창피한 건데?
과거에 뚱뚱했던 니가 창피한거야, 그걸 들킨 지금 니가 창피한거야?
혜리 : 둘 다 챙피해요!
윤검 : (멈칫 보면)
혜리 : 뚱뚱했던 나도 챙피하고, 그거 들킨 지금 나는 더 챙피해요. 죽을 만큼 창피해요...
윤검 : 왜!
혜리 : (눈물 글썽해서 윤검 보는)
S#39. 대학 도서관 (회상)
서영과 공부하는 혜리.
S#40. 도서관 일각 서가
메모지에 적힌 책이름 한번 보고 서가에 꽂힌 책 찾는 혜리의 퉁퉁한 손.
어디 쯤에서 책 발견하고 뽑으려고 하는데 동시에 책 뽑으려는 길쭉한 남자 손, 혜리 손끝에 닿는다.
놀라서 쳐다보는 혜리 눈에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 등지고 선 동근의 잘생긴 얼굴 보인다.
혜리 : (눈부신 오후 햇빛 속의 동근 분위기에 한눈에 압도 되는데)
동근 : (책 뽑아서 주는) 자.
혜리 : (움츠러드는) 아니에요...
동근 : 후배라 양보해 주는 거야.
혜리 : 네?
동근 : (도서관이라 작게 말하느라 얼굴 가까이하고) 법학과 마혜리, 맞지?
혜리 : (놀라 눈 커지는, E, 믿기지 않는) 날 알고 있어...
동근 : 반갑다, 난 99학번 진동근이야. (부드럽게 씩 웃는)
S#41. 도서관
오픈 테이블에 서영과 나란히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혜리, 문득 시선에 고개 들어보면
동근, 혜리 보고 있던 듯 얼른 미소 짓던 표정 그대로 책으로 시선 향한다.
(동근은 서영을 보다가 혜리가 쳐다보는 찰나에 고개 숙인 것. 서로 시선 절묘하게 교차하게)
두근두근해서 동근 보는 혜리. 옆에 서영 앉아서 책 보고 있다.
설레는 눈빛으로 서영에게 속닥속닥하는 혜리.
S#42. 교정 (5회 마지막 씬에서의 셋이 사진 찍은 장소)
서있는 혜리와 서영 사진 찰칵 찍어주는 동근.
동근 : 한번 더 찍자.
혜리 : (동근하고 찍고 싶은) 오빠도.. 같이 찍어요. (동근에게 카메라 뺏어 지나가는 학생에게 카메라 내밀며)
저기요.. 사진 좀 찍어주세요.
혜리, 동근 데리고 가는데 동근, 슬쩍 혜리와 서영 사이에 선다.
이윽고 찰칵 사진 찍히는 순간 혜리는 수줍은 듯 동근을 바라보고 동근은 혜리 모르게 서영의 허리를 감싸고 있다.
S#43. 카페
테이블에 생일 케이크 놓인 야외 테이블. 한여름 옷차림으로 마주 앉아있는 혜리와 동근.
놀란 얼굴로 열려진 시계 케이스 안의 시계 보고 있는 동근.
혜리 : 생일 축하해요, 오빠...
동근 : (당혹스런) 이런 명품 시계를...
서영 : (긴장한 얼굴로 다가오는)
혜리 : (서영 보고 놀라) 서영아? 여기 웬일이야?
서영 : 오빠 먼저 나가있어.
동근 : (일어서며) 어 그래... (후다닥 나가는)
혜리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동근 보고 서영 보는)
[시간 경과]
경악한 얼굴로 서영 보고 있는 혜리.
혜리 : 둘이... 사귀고 있었다구?
서영 : (담담히) 어.
혜리 : (도저히 이해 안 된다, 버벅대는) 어떻게... 넌 내 제일 친한 친군데...
서영 : (미안한) 동근 오빠, 나 때문에 너한테 잘해 준 거야...
혜리 : (당황해) 근데 왜 말 안했어? 내가 동근 오빠 좋아하는 거 알면서...
서영 : (난처한 듯) 우린 그냥 너 혼자 그러다 말 줄 알았지...
혜리 : (굳어지는)
서영 : (진심으로 물어보는 듯) 근데 너, 정말 동근 오빠가 널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 아니지?
혜리 : (친구에게까지 외모로 평가 당한 충격과 모멸에 눈물 어리는)
S#44. 거리
주룩주룩 비 오는 거리.
혜리, 으.. 흐... 울지도 못하고 미어져 올라오는 울음 신음처럼 내뱉으며 걷고 있는데 지나가는 자동차, 고인 물 확 튀긴다.
졸지에 물벼락 맞고 놀라 ‘엄마야’ 하다가 발 삐끗하면서 차도로 털썩 주저앉는 혜리.
혜리 옆으로 지나가던 커플은 남자가 여자 감싸서 물 막아준다.
혜리, 주저앉은 채 커플 멍하니 보는데 다른 차 지나가다 빵빵하며 멈춰 선다.
운전자 : (차창 열고) 야! 차 길 다 막고 있냐! (가는)
남녀 : (서로 끌어 안 듯 서서 혜리 불쌍한 듯 쳐다본다)
혜리 : (그 시선에 누르고 눌렀던 울음 터진다... 펑펑... 몸 자체에 대한 설움으로 우는)
S#45. 혜리 방
머핀과 화이트 조각 뿌려진 코코아잔, 각종 과자, 초코바와 바나나 우유 등 기타 먹을 거 쌓아놓고 먹는 혜리.
밥도 먹고... 눈물을 삼키듯이 먹는다.
[시간 경과]
앞에 수북이 쌓인 빈 껍질들... 그 껍질들 바람에 날려가다 멈추다 한다. 먹다 잠든 혜리의 콧김이다...
입가에 빵 부스러기와 코코아 자국 말라붙어 있다.
그런 딸 모습 기막힌 심정으로 보고 있던 애자, 울 듯 말 듯 실룩거린다.
처참한 딸 모습에 결단 내린 듯 표정 그로테스크하게 변해서 혜리 본다.
S#46. 지하실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환한 햇빛에 눈부신 듯 잠에서 깨는 혜리, 가늘게 눈뜬다.
흰 벽에 혜리가 사다 놓고 입지 못한 66사이즈 원피스 전시품처럼 걸려있다.
그 외 혜리가 누워있는 작은 철제 침대와 목욕탕에 있는 큰 체중계와 런닝머신과 자전거,
그 외 간단한 근육 운동 기계 등 놓여있고, 천정 모서리에 CCTV와 스피커 달려있다.
출입문, 위에서 안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창문과 중간에 식판만 드나들 수 있는 구멍 뚫린 교도소 문처럼 되어있다.
혜리, 뭔가 달라진 풍경에 놀라는데...
애자(E) : (교도관 같은 목소리) 마혜리!
혜리 :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
애자(E) : 일어나라 마혜리! 식사 시간이다!
혜리 : (이게 무슨 일이야? 끙... 침대에서 어렵게 내려와서 문으로 가는데)
문 가운데 식판 구멍 철컥 열린다.
혜리, 놀라 멈칫 서서 보면 애자, 식판 구멍으로 차갑고 매정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사라지더니
구운 고기 두 점에 야채샐러드와 생수, 영양제 몇 알 담긴 식판 탁 들어온다.
혜리 : (놀라 한걸음 다가가며) 엄마!... (아무 반응 없고 조용하다. 식판 집어 들고 보는, 아직 어리벙한데)
애자(E) : (비장한) 마혜리, 넌 구속 수감됐다.
혜리 : (스피커 쳐다보며) 엄마 지금 뭐하는 거야? (식판 놓고 문 열려하지만 안 열린다. 놀라) 엄마!-
애자(E) : (비장한) 엄마 말 잘 들어? 이번 다이어트 성공하면, 법대 때려 치게 해주께.
너 좋아하는 일 하면서 신나게 살게 해주께, 엄마가!
혜리 : 다이어트? (생각지도 못한 말에 벙한데)
문 열리고 덩치 큰 보디가드 두 명과 근육질의 여자 트레이너 들어온다.
혜리, 놀라 뒤로 물러서는데 트레이너 눈짓 받은 보디가드 둘, 혜리 팔 탁 잡아끌고 체중계로 간다.
어어 끌려서 체중계에 올라서는 혜리, 체중계 99.9키로 나타낸다.
S#47. 몽타주
-경사 가파르지 않은 약수터길. 계단 하나씩 힘겹게 오르는 혜리.
트레이너, 계단 끝에서 혜리 무섭게 내려다보고 있고 아래 쪽에서는 보디가드가 지키고 있다.
-지하실. 런닝 머신에서 걷는 혜리, 낮은 레벨인데도 숨이 턱에 차 힘겹게 걷는다.
무서운 표정으로 보고 있는 트레이너.
-지하실. 앉아서 두 다리 올리는 혜리, 배에 눌려 다리 조금 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탁 떨어지는 다리.
트레이너, ‘다시!’ 소리치고.
- 지하실. 접시에 조금씩 담긴 야채 위주 음식 순식간에 먹는 혜리.
S#48. 지하실
밥 구멍 열고 입 들이대고 애걸하고 있는 혜리.
혜리 : (간절, 절박) 엄마- 밥 좀 주세요- 빵 좀 주세요오- (기다려도 기척 없다. 얼굴 떼내며) 배고파요, 엄마...
(기운 없는 듯 문에 기대 닭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며) 배고파...
S#49. 지하실 문 앞 / 지하실 문 옆
벽에 등 기대고 서서 혜리와 똑같이 닭똥 같은 눈물 흘리는 애자. 안에서 들리는 딸의 간청에 마음 찢어진다.
혜리(소리) : 배고파... 이러다 나 죽어 엄마... 배고파 죽어...
애자 : (갑자기 휙 몸 돌려 창문 열고 안에 대고) 죽어!...
혜리 : (흠칫 놀라 뚝 굳어지는)
애자 : (문에 이마대는, 절절한) 세상엔.. 두 종류의 여자가 있어. 날씬한 여자와 뚱뚱한 여자, 능력있는 여자와 능력없는 여자..
남편한테 사랑받는 여자와 무시 받는 여자... 어떤 여자로 살고 싶어?... 너는 셋 다 가진 여자가 될 수 있어, 살만 빼면.
(애원처럼) 엄마처럼 살지 말고... 다시 태어나 혜리야...
혜리 : (애자처럼 문에 이마 대고 눈물 흘리며 듣고 있다)
모녀 : (연인처럼 문을 사이에 두고 이마 맞댄 채 서로를 가슴 아파하고 서있다)
S#50. 몽타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동작 운동하는 혜리 모습들... 점차... 몸집 줄어든다...
S#51. 혜리 집 대문 앞 (다른 날)
햇살 화사한 날... 대문 열리고 그 햇살 눈부신 듯 손으로 가리고 올려다보는 혜리의 마스카라까지 마무리한 눈...
잠시, 한걸음 대문 밖으로 내딛는데 늘씬한 종아리다.
뚱뚱이 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할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대문 나와서 걸어가는 혜리.
S#52. 검찰청 일각 (회상 끝나고)
벤치에 앉아있는 둘. 얘기 다 듣고 뜻밖의 사연에 약간 놀라서 혜리 쳐다보는 윤검.
혜리 : (눈물 어려) 그때 결심했어요. 다시는 내 몸 때문에 무시 받지 않겠다구... 죽지 않을 만큼 힘들게 했어요.
윤검 : (보다가) 멋있네.
혜리 : 네?
윤검 : 자기를 아끼고 노력하고, 이뤄내고... 대단해.
혜리 : (울컥 감동하는) 선배님...
S#53. 검찰청 일각
건물 모퉁이 돌아서나 혜리 쪽에서 안 보이는 벤치 정도에 앉아있는 인우, 혜리가 윤검으로 인해 풀리는 순간을 들었다.
아릿한 미소 짓는 인우.
S#54. 검찰청 일각
얘기하는 둘.
윤검 : 근데 뭐가 창피해? 지난 번에 뭐랬지? 남들 시선 따위 그 따위 꺼, (갸웃하는) 뭐나 물어가라?
혜리 : (수없이 혼자 했던 말이라) 개요...
윤검 : (일어서며) 그래 개나 물어가라, 그럼 됐네!
혜리 : (눈물 어려 따라 일어서는)
윤검 : (힐긋 돌아보며) 과거를 놔줘야 그 자리에 미래가 오는 거야. (가는)
혜리 : (가는 윤검 뒷모습 보며, 혼잣말로) 과거를 놔줘야... 미래가 오는 거야...
S#55. 검찰청 일각
혼자 걸어가는 윤검.
윤검(E) : 윤세준... 니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어?...
S#56. 검찰청 일각
벤치에 혼자 앉아서 윤검이 사다준 샌드위치 보고 있는 혜리, 막 한입 베어 먹으려다 ‘스톱! 스톱!’ 소리에 놀라 멈춘다.
막 지금 오는 것처럼 아래쪽에서 뛰어오는 인우.
혜리 : (어? 보면)
인우 : 하마터면 늦을 뻔 했네. 그거 두고, (초밥 도시락 꺼내들며) 이거 같이 먹읍시다! 초밥. (마지막 억지 같은 심정)
혜리 : (벙해서 보는)
인우 : 밀가루 음식 끊었잖아? (뺏으려는) 일루 줘요.
혜리 : (얼른 피하며) 안돼요오!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신동하 사건 이후 처음이다. 아직 삐진, 황당한)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서변호사님.
인우 :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아직 화 안 풀렸을 줄 알았어. (달래듯) 그건 업무상 일이었고, 그래서 좋아하는 초밥 사왔잖아요.
혜리 : 병 주고 약 줘요? 됐어요, 앞으론 확실히 변호사로만 대할 거니까, 가지고 가세요.
인우 : 야... (반은 진심) 여기까지 밥 싸온 사람 성의를 이렇게 무시하나?
혜리 : 사왔지, 싸온 건가?
인우 : 그것도 산 거구만, 그건 누가 사다준 건데?
혜리 : (말하기 싫은, 얼른 한입 베어 먹으려면)
인우 : (못 먹게 혜리 손잡는, 자격 없는 질투) 안돼!
혜리 : (뭐야? 보면)
인우 : (뻗대듯) 이거 먹어요! 내가 내기에서 이겼잖아?
혜리 : (너무 황당해서 보면)
인우 : (정색하고) 내기에서 이기면 소원 들어주기로 하지 않았나?
[시간경과]
나란히 앉아있는 혜리와 인우. 혜리, 바게트 샌드위치 먹고 인우는 초밥 먹는다.
인우 : 초밥 좋아하면서 하나를 안 먹냐? 하나라도 먹지 좀.
혜리 : 서변 진짜 이상한 사람인 거 알아요?
인우 : (타박처럼) 뭐가요?
혜리 : 자기가 자기가 하는 짓을, 나한테 하는 행동을 생각해 봐요? 좀 되게... 그래요, 부담도 되고 그래요.
인우 : (이렇게 작정하고 온 터라, 바로) 앞으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혜리 : (먹다가 ? 보면)
인우 : 편한 사람 돼주께요.
혜리 : 편한 사람?
인우 : 모른 척 내 갈길 가자니, 당신이 좀 엉성해야지. 그래서 그냥 친구 해줄려구, (틈 안주고) 친구 좋죠? 괜찮지?
혜리 : (친구면 좋지? 솔깃해서 보는)
인우 : (그렇다는 듯 끄덕이며 초밥 몇 개 한꺼번에 집어 먹는)
S#57. 검찰청 일각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가는 혜리 뒷모습 바라보고 섰는 인우.
인우 : (씁쓸한) 한발 늦는 거... 참 별루네...
S#58. 부장실 (다른 날)
심각한 얼굴로 검사들 죽 쳐다보는 부장. 혜리를 제외한 검사들, 큰일 났다... 하는 얼굴로 앉아있다.
부장 : 그래서 할 수 없이 재배당 폭탄 투하하겠으니 각오하시길.
채검 : (죽을 맛) 아니 왜 갑자기 폭탄으로 투하를 하세요?
부장 : 왜는 왜야? 우리 부 미제가 제일 많으니까 그렇지!
검사들 : (동시에 혜리 쳐다보는)
혜리 : (이크, 고개 숙이는)
S#59. 윤 검사실
김동석 관련 자료들 책상 한쪽에 쌓여있고 윤검, 임은애 사진 손에 들고 우현과 얘기 중이다.
윤검 : 그럼 임은애가 판매책을 담당 하는 건가?
우현 :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애요, 분명 지오베르니 카피였다고 하드라구요.
윤검 : (답답한) 어디서 작업을 한단 얘긴데...
혜리 : (읽던 기록 하나 들고 들어오며) 선배님, 선배님!
윤검, 우현 : (쳐다보면)
혜리 : 여기서 좀 이상한 게 있어 가지구요.
윤검 : (예민한 터라) 나중에, 아니 진검한테 물어 봐.
혜리 : 아주 간단한 건데 선배님이,
윤검 : (임은애 사진 탁 놓으며) 마검.
혜리 : (무심히 임은애 사진 보는, 얼른) 예! 알겠슴다! (돌아서는)
우현 : 김동석 이름만 들어도 징그럽네요. 하도 빠져나가서.
혜리 : (막 나가려다 멈칫 서는)
[프래쉬 컷-1회 27씬에서... 옆에 앉았던 임은애]
혜리 : (아! 기억났다. 얼른 돌아서며) 선배님, 선배님! 저 그 여자 알아요, 알아요.
윤검 : (무슨 소리야? 보는)
혜리 : (얼른 와서 기록 사진 가리키며) 이 여자요! 근데 이 여자가 누구에요?
윤검 : (놀라) 임은앨 알아? 어떻게 알아?
혜리 : 스키장에서 봤어요. (하다) 왜 거기요? 지오베르니 경매쇼장에 선배님 있었잖아요. 거기 제 옆에 있던 여자에요.
우현 : (김새는) 거기 있었다는 건 저희도 알거든요?
혜리 : 그 여자 핸드폰 빌려서 엄마 핸드폰에 한번, 우리 집에 한번 했어요.
윤검 : (뜻밖인) 정말이야?
혜리 : (검사로서 머리 돌아가는) 그러니까 우리 집하고, 엄마 핸드폰 발신자 조회 해 보면, 임은애 번호 알아낼 수 있어요.
근데 이 여자가 누군데요?
우현 : 김동석 애인에 동업자요.
혜리 : (눈 커지는) 김동석?
윤검 : (바로 일어서며) 부장님한테 보고하고 올 테니까 통화 내역 조회 준비 해줘.
우현 : 옛 썰!
혜리 : 어머 어머 그럼 이제 그 김동석 잡는 거에요?
윤검 : (나가는)
혜리 : (윤검 뒤 따라 나가며) 그럼 내 덕에 잡는거죠? 그쵸?
S#60. 혜리 검사실
여섯시 알리는 음악 소리 들리는데... 혜리, 퇴근할 생각 없이 여전히 기록 읽고 있다.
그런 혜리 이상한 듯 보고 있는 차계장과 정임.
차계 : 검사님, 퇴근 안 하십니까? (이후 퇴근 준비하면서)
혜리 : 먼저 들어가세요.
차계 : 왜 그러십니까? 어제도 야근을 하시더니 오늘도 야근을 하시네요?
혜리 : 아시면서 그러세요? 야근 안 하곤 도-저히 배당 받은 사건 처리 할 수가 없으니까, 할 수 없이 하는 거거든요.
정임 : 다른 목적도 조금은 있으신 거 같은데요.
혜리 : (탁 보며) 뭐요?
S#61. 진검 방 (밤)
옆에 보던 만화책 펼쳐있고 미옥, 외출복 차림으로 잔소리하는 중이다.
미옥 : 이제는 다들 검사면 뭐하냐 그러더라. 솔직히 검사 일 잘하면 누가 너한테 남편을 줘, 노후를 책임져 줘, 자식을 줘!
진검 : 노후는 책임져 주지? 공무원연금 나오잖아.
미옥 : (꽥) 이러다 나 죽으면 어떡할 거야? 천하에 너 혼자야!
진검 : 엄마, 본론 얘기하지, 그냥?
미옥 : 어떡할 거냐고!
진검 : 엄마 몇 번을 말해? 윤선배는, 아직 상처한 상처에서 못 벗어났어. 시간을 줘야 해.
미옥 : (기막혀) 마누라 죽으면 뒷간 가서 웃는 게 남자라는데 상처한지 3년이야.
그 빈이 그 때 쿠키 만들어다 준 여자는 여자 아니래냐?
진검 : 아... 마검사? 아냐아. 선배한테 안돼.
미옥 : 빈이 말로는 지 아빠 좋아하는 거 같다는데!
진검 : 혼자 좋아하는 거야.
미옥 : (타박) 너도 혼자 좋아하잖아!
진검 : (멈칫, 당황해서 더 이상 대꾸 못하는) ...
S#62. 윤 검사실 (다른 날)
한 쪽에 있는 회의 테이블에서 얘기하고 있는 윤검과 우현.
우현 : (주소 적힌 종이 내밀며) 김동석이 공장 주소랍니다.
윤검 : (종이 받는) 수고했어.
우현 : 잠복 들어가야겠죠?
윤검 : (끄덕이며) 수사 인원 보충부터 해야겠네.
혜리 : (들어오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윤검 : 마검, 우리 방 사건에는 신경 쓰지 말랬지.
혜리 : (뿌해서) 제가 알아다 준 거잖아요... 궁금해 죽겠는데...
우현 : 마검사님 오신 김에 차계장님 협조 부탁하죠 검사님.
윤검 : (그제야 혜리 보고) 차계장이 이번 일 좀 도와 줬음 좋겠는데. 괜찮겠어?
혜리 : 우리 방 수사관님요?... (잠시 생각하다) 조건이 하나 있는데요?
S#63. 휴게실
황당한 얼굴로 혜리 쳐다보고 있는 윤검.
윤검 : 슈퍼맨 1회 이용권?
혜리 : 아무 때나 제가 필요할 때 한번, 딱 한번, 무조건으로 달려와 달라구요.
윤검 : (황당한) 장난 해?
혜리 : 장난 아니고 협상인데요?
[시간 경과]
‘본인 윤세준은 마혜리가 원할시 꼭 1번은 소원을 들어주겠음!’ 적혀있는 종이 위에
혜리에게 손 잡혀 거의 반 강제로 윤검 검지 손가락 지장 억지로 받아내는 혜리, 흐뭇하고.
윤검, 혜리 못 당해내고 어처구니없는 표정.
S#64. 몽타주
-윤 검사실. 김동석 공장 부근 지도 펼쳐놓고 우현, 차계장과 심각하게 숙덕숙덕 회의하는 윤검.
혜리, 막 테이크 아웃 커피 몇잔 들고 들어오는데 진검, 이미 자판 기 커피 돌리고 있다. 김새서 샐쭉하는 혜리.
-윤 검사실. 저녁 6시 35분 가리키는 시계. 저녁 먹으러 들어오는 혜리,
테이블에 짜장면 두 그릇과 울면 한그릇 놓여있고 진검, 이미 앉아서 짜장면 그릇 뜯고 있다. 김새는 혜리.
(다른 날) 다른 음식으로 저녁 먹고 있는 혜리, 윤검, 진검.
-혜리 검사실. 혜리 야근하다가 시계 보면 8시 35분, 후다닥 일어선다.
복도. 막 윤 검사실 들어가려는데 퇴근 차림으로 진검과 함께 나오는 윤 검사.
-주차장 (밤). 보조석에 진검 태우고 떠나는 윤검 차, 속상한 얼굴로 바라보는 혜리.
S#65. 혜리방 (밤)
옷 입은채 침대에 푹 쓰러져 ‘힘들어 힘들어..’ 하는 혜리. 바로 눈 감는다.
[프래쉬 컷- ‘윤검 차 타고 같이 가는 진검’]
혜리 : (눈 번쩍 뜨는)
S#66. 혜리 방 (다음날, 아침)
화장대 앞에서 화장 안 지운 얼굴로 경악해서 거울 쳐다보는 혜리.
혜리 : 으아- 클렌징 안하고 잤어? 어떡해 어떡해! 이거 뭐야? (얼른 거울 가까이 얼굴 들이대는)
어떡해, 어떡해, 다크가 턱까지 내려왔어... (큰일 났다)
S#67. 혜리집 거실
놀란 얼굴로 혜리 쳐다보고 있는 마상태.
상태 : 독립? 독립이라니?
혜리 : 제대로 검사 일 하려면 야근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중부지검에서 우리 집 까지 왕복 4시간 걸리잖아요.
힘들어 죽을 거 같애, (눈 밑 가리키며) 아빠 딸 팬더 됐다니까요?
상태 : 그래서?
혜리 : 검찰청 가까운 데다 집 구해서 거기서 출퇴근하고 주말에 집에 오고,
상태, 애자 : (동시에 버럭) 안돼!!!
혜리 : (찔끔해서 보면)
상태 : 어디 양가집 규수가 시집도 가기 전에 부모 슬하를 떠나!
애자 : 내말이!
혜리 : (낭패스러운)
S#68. 인우 방 / 혜리 방
운동복 차림으로 나가려던 인우, 핸드폰 울리자 꺼내든다.
인우 : (‘마혜리’ 보는, 일순 반갑다) 서인웁니다.
혜리 : 주말인데 뭐해요?
인우 : 그건 보통 만나자고 하기 전에 묻는 질문인데?
혜리 : 어떻게 알았어요?
인우 : (? 뜻밖인)
S#69. 카페 혹은 공원
영문 모르겠다는 얼굴로 혜리 쳐다보는 인우.
인우 : 독립을 도와 달라니? 독립 했잖아요.
혜리 : 검사실 독립 말구요, 집에서 독립해 나와야 되는데 아빠가 허락을 안 해줘요. 그래서 그러는데 서변이 좀 도와줘요.
인우 : (갑작스런 독립 얘기 황당해서 툭) 뭐 방값 빌려줘요?
혜리 : 엄마 아빠 허락 없이 나오면 그게 가출이지 독립이에요?
인우 : 아니 근데 그 독립은 왜 갑자기 할려는 건데요?
혜리 : (각오 다진 듯) 나, 윤선배 동네로 이사 가야 돼요.
인우 : (놀라) 윤검사 동네?
혜리 : (고자질하듯) 진정선 검사라구, 윤선배하고 같은 동네 사는 우리 부 선배가 있는데, 윤선배하고 카풀을 하고 다녀요.
아침 저녁 날-마다! 도저히 내가 윤선배한테 뭘 어떻게 할 틈이 없어요.
인우 : (기막혀) 그래서 당신이 그 동네로 이사 간다구?
혜리 : 그렇지 않음 도저히 방법이 없다니까?
인우 : (속 쓰다)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도와달래나? 내가 뭘 어떻게 할수 있어서.
혜리 : 이런 부탁 할 사람이 서변 밖에 없으니까, (하다) 친구라며요!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좀 도와줘요오- 우리 아빠 맘 돌릴 방법 좀 생각해줘요, 같은 남자 입장에서, 에?
인우 : (불쑥) 윤세준이 왜 좋아요?
혜리 : 멋있잖아요.
인우 : 멋있어서?...
혜리 : (끄덕이며) 왜 있죠? 안 흔들리는 큰 나무... 그늘도 많고 그런 나무 같애요, 윤선배는.
인우 : (물끄러미 보는)
S#70. 거리 + 혜리 차 안 + 인우 차 안 (밤)
오가는 차들 거의 없는 한적한 도로. 차 안 시계 밤 10시 17분 가리키고 있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운전대 잡고 있는 혜리. 앞에 인우 차 가고 있다. 둘 다 핸즈프리로 통화 중.
인우 : 자 이제 준비하고,
혜리 : 하고!
인우 : 왼쪽, 왼쪽 범퍼 쪽으로,
혜리 : 왼쪽 알아요, 알아...
인우 : (백미러로 혜리 보며) 지금... 밟아!
혜리 : (울상) 어떡해, 떨려...
인우 : (얼른) 브레이크 밟고, 차 세워!
혜리 : (긴장해서 얼른 차 세우면)
인우 : (차에서 내려 혜리 차로 다가와 혜리 끌어내는) 안 되겠어, 내려요.
혜리 : 왜 왜요오? 아냐 나 이거 해야 돼요?
인우 : 잘못하다 다칠 거 같아 그래, 거기 있어요.
(얼른 혜리 차로 가서 타는, 오가는 차 없는 것 확인하고 순식간에 자기 차로 붕- 향하는)
긴장해서 눈 커져 보는 혜리, 눈 질끈 감는다. 동시에 쾅!- 차 부딪히는 소리.
S#71. 혜리 집 안방 (밤)
잠옷 차림으로 집 전화 받고 있는 마상태.
마상태 : (놀라) 뭐? 어디라구?
S#72. 거리 (밤)
헐레벌떡 오는 마상태.
차도에 혜리 차, 인우 차 받은 상태로 세워져 있고 혜리 앞 범퍼 찌그러진 자신의 차 앞에서 동동거리고 있다.
마상태 : 이게 무슨 일이야? 어쩌다 사고가 난 거야?
혜리 : 졸다가 모르고 앞차 박았어요...
마상태 : (혜리 몸 살피며) 어디 다친 덴 없고?
혜리 : (불쌍하게 고개 끄덕끄덕) 난 괜찮은데...
마상태 : 앞 차 사람이 다쳤어? 앞 차는 어디 갔어?
혜리 : 그 사람은 병원 갔고, 차는 견인돼 갔어요...
마상태 : (난감하게 혜리 보는)
S#73. 혜리집 거실 (밤)
얘기하고 있는 마상태와 애자. 애자, 상태 조르고 있다.
애자 : 그럼 우리가 집 팔고 이사 가요. 앞으로 2년을 더 중부지검으로 출퇴근 해야 하는데,
상태 : 이 집이 어떤 집인데 이 집을 팔아?
애자 : 20년 전에 풍수지리 전문가 동원해서 집터 잡아 지은 집인 거 몰라요?
상태 : 요즘 경기 안 좋아서 회사도 어려워. 이럴 때 집까지 잘못 옮겼다 부정 타면 당신이 책임 질 거야?
애자 : 그럼 우리 혜리 과로사하면 당신이 책임 질 거에요?
상태 : 과, 과로사?
S#74. 인우 방 / 혜리 방(밤)
자려다 일어나 앉은 듯 침대에 앉아서 전화 받고 있는 인우.
혜리 : 성공 성공! 아빠가 집 구하래요!
인우 : 축하해요.
혜리 : 서변 덕이에요, 고마워요?
인우 : 집 얻으러 다니는데도 같이 다녀줘요?
혜리 : (펄쩍) 그건 안돼요? 오다가다 윤선배가 보면 무슨 오해 받을라구. 이제부턴 내가 알아서 할께요.
인우 : 그래요, 그럼... (끊는, 씁쓸하고) ...
S#75. 혜리 빌라 앞 (다른 날)
부동산 중개인과 빌라 둘러보고 있는 혜리.
중개인 : 얼마 전부터 입주 시작한 빌라라 오늘이라도 이사할 수 있어요.
혜리 : 근데 여기가 16번지하고 얼마나 떨어져 있어요?
S#76. 몽타주
-혜리 집 앞. 옷 짐 박스들 들고 내려오는 인부들.
-혜리 새집. 이사짐 들어오는 혜리 집.
S#77. 혜리 집 테라스 (저녁)
짐 정리 다 끝난 듯 옷 갈아입고 와인병과 잔 들고 나오는 혜리, 기분 좋은 얼굴로 테라스 끝에 와서 밖 내다본다.
앞날이 기대되는 얼굴로 잔에 와인 따르는 혜리.
[이후 상상]
잔에 따라지는 와인... 와인 잔 잡은 손, 남자 손이다. 다 따른 잔 혜리에게 건네주는 윤검. 혜리, 받아서 윤검 잔과 건배한다.
한팔 윤검 팔짱 끼고 나란히 서서 와인 마시는 혜리, 행복하게 윤검에게 기대는데
어디선가 그 분위기에 꼭 맞는 음악 소리 들린다. 음악 소리에 분위기에 더 빠져 흐뭇한 미소 짓는데... 핸드폰 울린다.
[현재]
퍼뜩 상상에서 깨나는 혜리, 얼른 울리는 핸드폰 본다. ‘친절한 인우씨’ 떠있다.
혜리 : 이거 바꿔야겠다... (받는) 여보세요?
인우(휠) : 이사 잘 했나?
혜리 : 아주 잘 했죠.
인우(휠) : 윤검님이 오셔서 도와줬나? 윤검님은 잘 만났나?
혜리 : 왜 자꾸 윤검님, 윤검님 그래요? 놀리는 것처럼.
인우(소리) : 하하하- 재밌잖아요.
혜리 : (뭔가 이상한) 이상하다? 웃는 소리가... 꼭 옆에 있는 거 같애요?
막연히 둘러보듯 뒤돌아보다 멈칫하는 혜리, 윗 층 테라스에 등 기대고 서서 핸드폰하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 꼭 인우 같다.
인우 : (휠, 소리 함께 들리는) 그럴 리가 있나? 난 지금 테라스에서 혼자 조용히 (돌아서며) 바람 쐬고 있는데...
혜리 : (인우다) !
인우 : (천연덕, 시선 먼 곳 보며) 여보세요? 왜 말이 없지? 자나?
혜리 : (놀라) 서변...
인우 : 아니 왜 그렇게 느끼하게 불러요? (하다 혜리 보는) 어?
혜리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보는)
인우 : (역시 놀란 듯 혜리 보는)
혜리 : (핸드폰 귀에 댄 채 다가가는, 올려다보며) 왜, 왜 거기 있어요?
인우 : (어떻게 이런 일이? 기막힌 듯 허! 웃고) 우리 집이니까.
혜리 : 에? (놀라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