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설거지하는 게 너무 싫어서, 진짜 너무너무너무!!! 그래서 냄비째로 먹었다.
나의 아주 솔직한 말인데,
설거지를 호흡하고 지시어 생각하면서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하다.
드라마 보고 싶으면 본다. 그러면 설거지하기 전이랑 후랑 몸이 같다. ㅎㅎㅎㅎ
설거지를 참 좋아한다.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하니까. ^^
지인들 놀러와도 내가 다한다. 그들에게 일거리지만 나한테는 몸을 다시 잡는 시간이기 때문에 ㅋ
그렇게 되니까, 그릇과 수저를 마음껏 사용하게 된다.
예전에는 양념을 수저 하나로 소중한 순으로 덜거나, 아슬아슬하게 붓거나 ㅋㅋㅋ, 요즘은 하나당 하나씩 마구 씀.
김치를 덜어서 먹고 남으면 작은 반찬통에 옮겨 담아두는 수고를 더 한다.
그릇이 쌓이는 거 괜찮음. 설거지할 거니까.
라면도 매번 양에 맞는 그릇에 옮겨 담아서 먹게 되었다.
어제는 아주 오랫만에 살짝 불은 라면이 먹고 싶어서 냄비째로 갖다 먹는데,
우와, 내가 냄비에 라면을 먹은 게 얼마만인가 싶고, 살짝 어색하면서 재밌었다.
참 웃긴다.
나의 빈 아즈나에 되새김질 해대던 것들 대신에 지시어를 밀어 넣어버리는 거 참 유용하다.
누워서 호흡을 하다보면 나의 천골이 원하는 것을 또랑또랑하게 알려준다.
손절도 맘편히 잘하고, 넙죽넙죽 받는 것도 잘한다.
멍키는 가능태의 모습이다.
몸의 가능태를 넓혀가다 보니
내 삶의 가능태 역시 넓어져 간다.
나의 필요에 의한 선택들이 이어져 간다.
냉장고에 계란이 한 알 남으면, 한 알이 뭐야, 5개? 10개? 아유 채우러 마트 가야지 ㅋㅋㅋ
계란 한 가지 정도는 가득해야 나의 비장 센터가 안도했었는데,
한 알 남은 계란을 보면서, 참 많이도 먹었다. 한동안은 다른 거 먹고살아도 되겠다 싶다.
비장이 공간인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붙들고 있는 많은 것들이
평온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놓아지고 있다. 아직 쥐고 있는게 많기는 많음. ㅋㅋㅋ
호흡하는 몸이 되면서 내 정신도 숨 쉬고 살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