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고교를 조기 졸업한 여학생이 하버드대 등 미국의 명문 10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주인공은 지난 2월 민족사관고를 2년만에 수석으로 졸업한 박원희(朴原希.17.대전시 유성구 장대동)양.
朴양은 지난해 12월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코넬 등 미국의 명문 11개 대학에 지원, 아직 최종합격자가 결정되지 않은 한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로부터 최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특히 UC 버클리대는 대학 4년간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까지 했다.
朴양은 지난해 10월 '제2기 삼성 이건희 해외 유학 장학생'으로 선발돼 연간 5만 달러씩 대학 4년간 장학금이 이미 보장된 상태다.
朴양은 "하버드나 프린스턴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오는 8월 입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교를 평균 평점 5.0(만점)으로 졸업한 朴양은 미국 대학의 교양과정을 미리 고교 때 이수하는 AP(Advanced Placement.대학 사전 학점 취득제) 11개 과목에서도 모두 5.0 만점을 받았다.
또 미국의 수능시험격인 대학진학적성검사(SATⅠ)에서 1600점 만점에 1560점을 받았다. 해외 거주 경험이 없으면서도 미국 현지 학생들도 어렵다는 'writing(논술)'과목에서 800점 만점을 받는 등 SAT Ⅱ(수학, 물리 등 7개 과목)도 거의 전 과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朴양은 검도로 체력을 다졌고, 특별활동으로 민족사관고 연극부장을 맡아 지난해 천안외국어대 주최 전국 고교생 영어연극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수상작인 창작극 '코리안 드림'은 외국인 근로자의 어려운 처지를 그린 연극으로 朴양은 대본, 연출을 맡고 내레이터로 직접 출연했다.
미국 대학들은 이런 과외활동을 입학생 선발에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朴양은 "평소 영문 소설을 즐겨 읽으며 문장력을 길렀던 게 논술 시험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9세기 영국 여류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고 한다. 일본 만화를 보기 위해 혼자 공부한 일본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朴양은 "미생물학을 전공해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고, 과학분야 노벨상을 받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과의사인 박영규(43)씨와 시인 이가희(42)씨 부부의 장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