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파업. 노트7 리콜. 한진해운 '3대악재'... 이달 실적 악화
반등 기미를 보이던 우리 수출이 예상치 못한 '3대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현대.기아차 파업, 한진해운발 물류 대란 등 '삼각 파도'가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 연속 역대 최장 마이너스 기록을 세웠던 수출은 8월에야 겨우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달 들어 3대 악재가 쏟아지면서 이미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기 악화 등 각종 해외 악재들은 여전해 하반기 수출 전선 전체에 먹구름이 이어지고있다.
◆이달 1~10일 이미 3.6% 감소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3대 악재'가 제대로 반영되기 전 수치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 2일 전량 리콜 방침을 밝히면서 문제가 수습되는 듯 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항공청이 8일 제품의 항공기 내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9일에는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가 나서 "사용을 중단하라"고 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수출은 이달 1~10일 작년 같은 기간보다 이미 21.3% 감소했다. 수출용 갤럭시노트7의 경우 전략 제품 초도물량이라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미국에 수출한 갤럭시노트7 100만대 가운데 40만대가 경북 구미 공장에서 생산한 것이다. 더욱이 갤럭시노트7이 글로벌 판매에서 타격을 입게 되면 완제품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수출도 연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파업 악재도 진행형이다. 현대.기아차 노사 간 임금협상은 추석 연휴를 넘기면서 파업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기아차가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9월 첫 일주일간 1억 5000만달러 규모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향후 수출 감소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의 경우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6만5700대 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 수출이 9억2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수출 차질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을 대체할 선박을 찾지 못해 수출을 못 하거나 납기를 지키지 못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13일까지 한국무역협회 수출 화물 물류 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수출 차질액은 1억2700만달러에 달한다. 수출 업체의 신고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9월은 추석 연휴가 있어 작년 조업 일수가 0.5(토요일)일 적은 것도 9월 수출 실적에 악재다. 수출 감소폭을 키울 전망이다. 조업 일수가 0.5일 줄면 수출 감소액은 대략 10억달러 일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수출 단기 반등 힘들면 내수 진작 대책도 고민해야
정부는 당초 8월부터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 초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40달러대까지 올라가면서 수출 단가가 상승하고, 전 세계적인 철강. 석유화학 분야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면서 수출 단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악재가 줄줄이 나오면서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9월 수출은 마이너스가 확실시된다."면서 "악재가 빨리 수습되지 않을 경우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수출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내수를 진작, 수출 부진을 만회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