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지금까지 상당히 독선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가족들 형제들 친척들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제가 하는 것만 옳다고 생각하면서 살다보니까
가정이 상당히 불행했습니다. 사는 것도 그렇고.. 그러다가 3년 전 쯤에
우연히 '즉문즉설' 스님 책을 읽고 나서 어느 한 구절에서 싹 바뀌어가지고..
지금은 제 집사람이나 주변 사람들, 형제들이 제가 180도 변했다고 좋아할 정도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결 못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 아들이 이제 마흔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직장도 없고, 사회 적응도 잘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건 어렸을 때부터 제가 그렇게 키웠고.. 그렇다고 집사람한테 많이 듣고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들한테는 아직 그 마음이 생기기 않습니다.
지금도 그냥 보기만 하면.. 목소리만 들어도 막 화가 나고.. 상면하고 싶지도 않은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대화가 단절되고, 거의 얼굴도 안 보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괴롭고.. 빨리 아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은데 영 안됩니다.
아들만 보면 신경질 나고.. 그래서 이게 너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답
그게 왜 그러냐 하면요.. 너무 자기만 옳다고 고집을 하다보니까
결혼 초기에 부인이 많이 힘들었겠어요 안 힘들었겠어요? (힘들었죠)
자기는 옳다고 주장했지만 부인이 보기엔 소통도 안 되고 힘들었겠죠? (네)
부인이 힘들었던 거 이해해요? (네, 요새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괴로워서 막 몸부림쳤을 거 아녜요? (네)
그렇게 애기 뱃 속에 있을 때도 힘들고, 낳고도 힘들고, 어린 애 안고 있으면서도
'아이구 죽겠다, 죽겠다, 니 아버지 때문에 죽겠다. 니 아버지 때문에 못살겠다'
그랬을 거 아녜요? (네)
그렇게 아기는 조그만 때부터 엄마의 그 마음을 통해서
'아빠 때문에 울 엄마가 저렇게 고생하는구나'
아빠가 미워지는 그런 감정이 쌓인 거예요.
그래서 아이는 이성적 판단 이전에, 심성에서 아버지하고는 원수야.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네)
아이는 엄마의 심성을 다운받아서.. 컴퓨터 프로그램 다운받듯이 다운받아서
애초에 아버지하고 이렇게 원수가 된 거예요.
그래서 이 둘 관계는 풀리기 어렵습니다.
(그럼 그냥 이렇게 살라는 말씀입니까?
계속 이렇게 아들하고 얼굴도 안 보고 살아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원수니까 뭐.. 어떡해?
아들은 아버지가 원수니까 보복하는 방법이 뭐겠어요?
아들만 보면 아버지가 화를 버럭버럭 내야.. 화 내다가 쓰러지든지 뇌진탕이 걸리든지 죽을 거 아녜요?
그럼 이제 보복이 되잖아요? 옛날에 엄마를 괴롭힌 원수를 갚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자기가 화를 벌컥벌컥 내줘야 원수가 갚히는 거지..
자기 이제 아들 보다가 곧 넘어지겠는데 ~ (아마 그럴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피하려면..
아들에 대해서 '아이구 저 놈이 벌써 40인데 직장도 못 구하고 어떻고 저떻고..
이렇게 애만 보면 화를 못 피하는 거예요. (네)
그런데 저런 아들을 누가 만들었다? 내가 직접 잘못 키워서 저래 된 건 아니고
내가 잘못 해서 마누라를 괴롭혔고, 마누라가 괴로워하면서 애를 키웠기 때문에 애가 저렇게 된 거예요.
이해하시겠어요? (네)
그럼 직접적인 원인은 누구다? (저 자신입니다)
마누라나 성인은, 내가 잘못했지만 뉘우치고 딱 생각을 바뀌니까 관계가 좋아지잖아요? (네)
이렇게 '잘못했다'고 반성하면 혜택이 금방 나오는데, 애는 그렇게 안 돼요.
애는 그런 심성으로 그렇게 형성돼버렸기 때문에 지금 내가 반성을 해도 안 되는 거예요.
애는 그걸로 커버렸기 때문에.
그래서 아이가 저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이다?
'나 때문에 저래 됐다' 이걸 본인이 확실히 깨달으면 해결이 돼요.
내가 30년 전에, 40년 전에 잘못 살은 인연의 과보다..
그래서 그 과보를 내가 책임져야 해요.
아이를 볼 때마다 '아이구 내가 잘못 살아서 쟤가 저렇게 고생을 하는구나'
애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애가 피해자예요.
내가 지은 인연의 과보로 애가 피해를 입고 있다..
이걸 내가 자각을 하면 애가 불쌍하죠.. 화가 나는 게 아니고.
자기가 지은 인연인 줄 몰라서 그래.
그러니까 부처님께 절을 하면서 '아이구 부처님..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더니 정말 그러네요.
제가 어리석어서 한때 지은 과보로 아이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저게 다 제가 지은 인연의 과보입니다. 제가 달게 받겠습니다'
이렇게 자꾸 절을 하면 아이를 볼 때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불쌍한 생각이 들죠.
그러면 이제.. 아이는 안 변해도 나는 편해요 안 편해요? 편해요..
애가 그래도 불쌍한 생각이 들면 나는 편해요.
내 마음에 안 드니까, 내 책임을 면하려고, 내 책임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애 탓을 하니까 내가 화가 나는 것이고
내 책임으로 돌리면 화가 안 납니다.
'내가 지은 인연의 과보.. 달게 받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 마지막 관문을 넘어설 수 있어요.
(그럼 아들 보고 '내가 잘못했다' 라고 하고..
오히려 아들한테 절이라도 하면서 그러면 어떨까요?)
아녜요. 아들한테 직접 할 필요 없고, 부처님한테 하세요.
'부처님, 제가 어리석어서.. 그 과보로 아이가 저렇게 됐으니
제가 과보를 달게 받겠습니다..' 이렇게 하세요.
내가 직접적으로 아이한테 잘못한 건 없어요.
내가 잘못한 것은.. 내가 어리석어서 그 결과로 누가 괴로웠다?
마누라가 괴로웠고.. 그래서 자라난 아이가 저렇게 된 겁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아들한테 잘못한 건 없고..
그러니까 아들 보면서 '저 인간이 왜 저래?' 하지 말고
'내 어리석음이 두 다리 건너 저 아이한테 가서 저렇게 됐구나..
안됐다, 불쌍하다.. 나 때문에 네가 고생한다..'
부처님한테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해보세요.
자꾸 그렇게 생각하면 아들을 봐도 괜찮을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좋은 아버지를 만들려면? <고혜경 박사> http://cafe.daum.net/santam/IQ3h/656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옴 산띠, 늘 평안하세요 ~~~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인형님 ^^
법문 고맙습니다. ()
댓글도 고맙습니다 ()
늘~ 감사합니다 ()
ㅎㅎ 저도요.. 산들바람님 ~~ ()
스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마음이 틀어집니다. 항시 저를 살피겠습니다.
요정님.. 오늘도 반갑습니다 ^^
고맙습니다 ()
예, 저도 고맙습니다 장우경님 ()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늘 생각마다.말할때 마다 부디치는 딸!!!... 늘 마음 아팟는데 ... 법문 감사합니다.가슴에 넣고 갑니다._()_
옴 산띠.. 늘 평안하소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