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미술시간. 미술시간 가까와지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태균이에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기다리고, 너무 즐겨합니다. 수업마치고 선생님의 친절한 코멘트까지 감사한 노릇입니다.
오늘 수업은 뱀의 해를 맞아 뱀을 그려보았습니다
알록달록 색칠도하고 뱀과 알도 화면으로 보여주었어요~
서준이가 손의 힘이 약해서 물감을 줬더니 태균이도 물감으로 칠하고 싶다고해서 중간에 물감으로 바꿔서 칠했어요~^^
서진이는 색의 밀착도가 제일 강합니다.
화요일 오전은 도예수업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미술수업까지, 바쁜 하루입니다. 진이에게는 마지막 수업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계속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래야 합니다. 촉각자극 욕구가 충만한 진이에게 적성으로 충분히 전환될 수 있는 훌륭한 활동입니다.
진이에게는 이번 겨울방학 기간 중 제주민속촌 방문도 마지막이기에 마침 화창하게 바뀐 날씨를 감사해하며 다양한 활동도 즐겨봅니다. 투호던지기도 반복하니 막대를 좁은 통에 제법 꽂아넣는 성과도... 진이에게는 경험의 질과 횟수가 더욱 빛을 발하는 시기인 것만은 맞습니다.
미술수업 전 즐거운 자장면 타임! 곱배기를 시키고 짬뽕을 덜어주고 해도 바닥까지 다 긁어먹는 먹성의 녀석들! 준이의 근육마비증은 씹고 삼키는 근육가동에 까지 영향을 미쳐서 뭐를 먹는 내내 얼굴근육을 자꾸 눌러댑니다. 아침에 맛난 김밥을 했는데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더니 그래도 짬뽕 자장면은 다 비우고...
오랫동안 제한해 왔던 휴대폰보기를 제주도 내려오면서부터 저녁마다 허용했더니 준이의 근육가동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듯 해서 다시 제한모드가 필요한가싶습니다. 눈각도가 더 좁아지면서 신체가동 범위도 줄고 의욕도 줄고...
어제 카톡알림에 무심히 뜨는 생일친구 목록에 준이아버님 이름이 있습니다. 왜 이리 마음이 아리는지... 자발적 근육가동을 동물적 생존행위와 휴대폰보기 외에는 쓰려하지 않는 준이를 돌봐주는 것은 어떤 이유를 떠나 멀지않아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치 루게릭환자처럼 자발적 움직임에 대한 의지를 모두 의존형태로 가고 있는 행태는 더 강해지는 것 같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호하게 하면 바로 분노로 맞받아치는 성정이 도사리고 있으니 준이에게서 준이어머님의 모습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좋지않은 것은 바꿔보려는 실천의지가 강한 편인 저에게 그래서 준이는 늘 어렵고, 태균이나 진이는 찰떡궁합입니다. 태균이와 진이는 이끄는대로 뭐든 해내니까요.
어제 오후 미술시간에서도 그런 모습들은 여실히 나타납니다.
2월 25일 수업은 어제 그린 뱀을 반입체로 꾸며 보았습니다
오늘은 웃음보 터진 서진이 때문에 저도 따라 웃고 태군이도 중간중간 서진이 웃음소리때문에 웃을일이 많았던 날입니다
서진이가 웃느라 작품에 집중 못한 티가 나네요~ㅎㅎ
서준이는 오늘도 저와 짝꿍이 되어 번갈아가며 작품을 꾸몄습니다~
태군이는 뱅글뱅글 그린 뱀을 오리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멋지게 해냅니다👍
오늘도 즐거운 수업이었습니다~ 🐍
그나마 매일 꾸준히 하는 운동이 바로 카페건물에서 집까지 1.5키로 정도 해안도로 따라서 걸어가는 것인데 이 걷기를 준이는 너무 잘합니다. 진이도 아주 훌륭히 잘 하고 있었는데, 늘 중도에 멈추고 때로 길거리에 주저앉아 엄마를 기다리는 꾀돌이 태균이때문에 중단되어야 할 처지입니다. 길거리에 퍼질러앉아있던 태균이를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월요일 밤 웃기는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늘 해안도로 중간에서 튀어나와야 하는 태균이가 몇 번을 돌아도 보이질 않습니다. 집에 가봐도 두 녀석만 있을 뿐 태균이는 없고... 애를 태우다가 112에 신고했다가 알게 된 사실. 누군가의 신고로 태균이가 성산일출봉 지구대에 실려간 것입니다. 아이들 걸려보낸지가 벌써 6개월째인데 새삼 어떤 오지랖 넓은 인간이...
하는 수 없이 화요일 저녁에는 태균이가 멈췄을 시간에 맞춰 차를 가지고 갔더니 앞서 걷던 두 녀석까지 이게 왠 횡재인가 싶어 차에 후다닥 오릅니다. 아, 준이는 이거라도 매일 해야 하는데...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걸어가는데... 제발 우리를 못 본 척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태균이 덩치를 줄일 수도 없으니, 지구대에서 녀석을 찾아오면서 막 잔소리를 퍼붓습니다.
"그러니까 집까지 쭉 걸어가야지, 아니면 니가 누군지 말을 하던지!" 제스츄어섞어서 잔소리를 해대니 너무 미안한지 태균이가 열심히 말하듯 입술로만 따라합니다. "나는 송태균입니다. XX에 삽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고, 언제 세상의 부당함에 항변할 수 있을까요!
첫댓글 툭하면 속 상한 일이 생깁니다.
오늘도 3 청년의 작품을 찬찬히 감상해 봅니다.
세 청년이 헤어질 날이 오네요.
진이는 형님 만날려면 다음 방학을 기대해 봐야겠네요.
준이가 걷기라도 열심히 했음 하고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