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IS’ 보코하람, 조만간 세계
안보 위협세력 부상”
지난 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보코하람의 동영상.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700만명도 아닌 고작 7000명을 파견했느냐"며 서아프리카 지도자들을 조롱했다.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이 아프리카 연합국의 대응에도 위축되지 않고 계속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조만간 중동을 넘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유사하게 아프리카 전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코하람의 근거지인 나이지리아 보르노 주에서는 12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졌다.
테러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나이지리아 북동부 비우의 한 시장에서 일어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번 자살폭탄테러 용의자 역시 여성이다. 목격자인 아흐마두 살레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히잡을 쓴 여성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며 "폭발음이 들린 후에야 그가 테러범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테러로 인해 현재까지 7명이 숨졌으며 20여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상당수는 중상자로 알려졌다.
현지 부족장인 알리 마이 비우와 보안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 외에도 2명의 다른 여성이 현장에서 이번 테러를 돕거나 또 다른 테러를 저지르려던 혐의로 체포됐다.
아직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조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보코 하람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코하람은 그간 어린 소녀를 비롯한 다수의 여성들을 자살폭탄 테러에 가담시켜왔다.
보르노 주는 보코하람의 근거지 중 한 곳으로 비우는 주도인 마이두구리에서 남쪽으로 180㎞ 가량 떨어진 곳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앞서 지난 9일 밤에도 요베 주 카남마의 한 경찰서를 습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대원 수를 넘어서는 보코하람 조직원들이 경찰서를 공격해 경찰 다수를 사살하고 불을 질렀다"며 "이들은 경찰 1명도 납치했는데 피랍 대원의 시신은 이후 인근 숲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 소식은 피격 경찰서가 워낙 외딴 곳에 위치한 탓에 늦게 전해졌다.
지난 2002년 만들어진 보코하람은 2004년 근거지를 카남마로 옮기면서 강경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나이지리아 보르노 주와 요베 주, 아다마와 주 등에서 납치와 폭탄테러, 정부군 공격을 감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웃 나라들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마티아스 마이어 국제구조위원회(IRC) 니제르 담당 국장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와 닿아있는 니제르 남부 국경지역 주민들 15만명이 최근 보코하람의 공격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다.
니제르 제2의 도시 진데르에는 지난주에만 이 같은 피난민 7000여명이 유입됐으며 급증한 피난민으로 인해 진데르로 들어가는 시외버스 요금이 3배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에 보코하람이 활동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차드, 니제르, 베냉 등 5개국과 아프리카연합(AU)은 당초 3000명이던 보코하람 대응군 규모를 7500명으로 늘리는 등 적극적인 소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기세는 꺾이고 있지 않다.
보코하람의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지난 9일 유튜브를 통해 "700만명도 아닌 고작 7000명을 파견하느냐. 이런 적은 병력은 한 명씩 다 사로잡을 수 있다"며 "서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구축한 다국적군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조롱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같은 영향력 확대에 현지 지도자들은 보코하람이 IS처럼 아프리카 전역을 위협하고 전 세계의 이목을 끌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칼리프국가 수립을 제창한 보코하람은 같은 목적인 IS와 연계를 선언했다.
나이지리아 가톨릭교회 주교회의 의장인 이그나시우스 카이가마 대주교는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사람들은 보코하람의 점진적인 활동 증가가 나이지리아 전체는 물론 나아가 아프리카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아프리카가 불안정해지면 서방은 그제야 그 열기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가마 대주교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코하람이 활동하더라고 놀랍지 않을 것이다. 늦기 전에 즉시 대응에 나서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아프리카는 물론 서방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