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로 설명하자면..
저의 가장 절친한 베스트 프렌드.
제게 있어서 무엇하고도 바꿀수 없는
소중하고도 소중한, 저하고 가장 가깝다고 할수 있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은데다가
성적까지 좋아서 학교에서는 학교 1대 퀸카라고 불릴정도로
교내에서는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서는 다른 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칠정도로
그녀는 유명했어요.
그녀와 제가 친구가 된건 제가 중학교 일학년때
전학을 오게 되면서 부터 였습니다.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인 저에게
먼저 다가와 웃으면서 만나서 반갑다고 한것이 시작이었어요.
"안녕. 난 지연희라고 해. 넌 이름이..?"
"아, 난.. 하나인이라고 해."
"헤에. 이름 특이하고 예쁘다. 너랑 잘 어울리는것 같아."
처음에 봤을때부터 그 아이는 무척이나 밝았고
웃을때가 빛났으며 그때도 어지간히 예뻤어요.
햇살에 비치는 그 아이의 모습은 너무나도 눈이 부셨었어요.
너무나도 눈이 부시고 아름다워서 주위 여자애들에게
부러움을 살만큼.
그녀는 그녀의 주위에 있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아이돌로 통했었어요. 그도 그렇듯이 그녀는 패션(fashion)에 있어서는
선두주자라고 할 정도로 민감했거든요. 잡지에 새로 나오는
옷들은 그녀가 학교에 입고오는 옷들을 통해서 알수 있었구요.
머리 스타일과 악세사리등 모두 유행을 따라갔어요.
저는 제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늘 그래왔듯 똑같이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재미없는
하나인으로 살아갈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들이 하나 둘씩
연희 덕분에 바뀌어 가면서 제 자신을 좀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있어서는 좋은 변화였죠.
저랑은 다를거라고, 마치 다른 세계의 사는것 같은 그녀는
알고보니 다른 아이들과 다를것 없는 평범한 소녀였어요.
그리고 은근히 엉뚱한 구석도 있어서 또다른 놀라움을 선사할때도
종종 있었어요.
우리의 우정으로 말할것 같으면
단단하고 끊어질래야 끊어질수 없는 끈이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가장 힘들때엔 제일 많이 힘이 되어주고.
우리의 우정을 깨뜨릴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어요.
설령 그게 힘 있는자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서든, 남자문제로든.
우리는 모든것을 공유했어요.
서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나 가장 치명적인 약점
또는 커서 무엇이 되고싶은지 등등.
함부로 누구에게나 말 할수 없는 크나큰 상처따위도
연희에게만은 말할수 있었으며 연희도 그럴거라고 믿었어요.
연희또한 저한테 그럴거라고.. 믿었는데..
.
.
.
.
"연희야, 오늘 미스 콜링(Ms.Colling)이 내준 수학숙제가 뭐지?"
"187쪽 12번에서 48번 짝수만."
"고마워! 아까 적어둔다는걸 깜빡했어."
"어짜피 우리집에서 같이 할거니까 상관없잖아?"
"헤헤. 그런가.."
연희와 저는 학교가 끝나기만 하면
연희네 집으로 향해 하루 종일 같이 시간을 보냅니다.
연희와 친구가 되면서 거의 매일같이 하는것이 있다면
그건 연희네 집에가서 숙제를 하고 놀던지 아니면
그 반대인 저희 집에서 하는것이었습니다.
늘상 이렇게 반복된다면 지루할만도 하지만
연희와 있을땐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때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야, 우리 이제 막 새학기 시작한것 뿐인데
선생들 너무 숙제를 많이 내준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쩔수 없잖아. 주니어(Junior 고2)때가 가장
중요한 해 니까. 이때 잘 해야 대학 갈때도 좋고."
"그래도.. 우린 아직 노는걸 만끽할 나이라고!!"
"하하하. 하긴, 그렇긴 하지?"
연희와 저는 늘상 함께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따로 떨어져 있을땐 무척이나 혼자 있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정도였고 옆에서 같이 웃으며 농담섞인 말을
주고받는 그 아이의 모습이 쉽게 그려질 정도였습니다.
"나인아, 우리 이번 할로윈(Halloween)때는 어떤걸로 할까?"
"음.. 글쎄."
"작년엔 나는 빨간 악마, 너는 검은 악마를 했었고.
제작년엔 피터팬(연희)과 팅커벨(나인). 그리고 또 제작년엔.."
"아!! 이번엔 마녀 어때?"
"마녀? 음.. 메두사는 어떨까?"
"푸하하하. 메두사? 머리가 뱀인 여신?"
"큭큭큭.. 웃기겠다 그치?"
앞으로 이번 행사땐 무엇을 할까.
다음 댄스엔 무슨 드레스를 입을까, 누구랑 갈까.
주된 얘기는 남자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친구들과의 그날그날 했었던 시시콜콜한 수다등이었지만
연희와 보낸 시간은 아깝지 않았어요. 즐거웠어요.
"아! 나인아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바보. 금요일이잖아. 후아~ 내일하고 내일모래
학교 않오니까 너무 좋아. 늘상 그렇지만 금요일만 오면
너무 좋아."
"......"
"그냥 365일 전부 학교 않갔으면 좋겠지만. .. ? 연희야?"
"어? 아.. 저기 나인아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면 안될까?
예전에 니가 보고싶어하던 영화가 비디오로 나왔다면서
이웃집에 사는 흑인친구 알지? 죠지(George)가 빌려줬거든."
"당연한 얘길 구지 그렇게 빙빙 돌려서 하냐?
매주마다 주말이 되면 니네 집이나 우리집에서 같이 자잖아."
조금 어색하게 웃는 연희의 얼굴을 보고도
눈치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버린 제가 바보였습니다.
그렇게 웃을때 제 눈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땅으로 숙이며
눈동자가 심하게 몇초간 떨렸다는걸 저는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때에 저는 그렇게 정말 바보같이 심하게 떨린 그녀의 눈동자에
공포와 슬픔이 서려 있었다는걸 모르고 넘겨버렸습니다.
카페 게시글
인소닷단편소설
[단편]
[나띠] ※※G O N E [上]※※
나띠
추천 0
조회 127
05.04.19 19:02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