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지는데 ■
생각하기조차 싫은 여름이 녀석이 가고,
달래봉 아래 어디론가 달려가는
기차 소리가 애처롭게 들린다.
내 귀에서 들리는 이명소리인가?
베란다 풀들 어디에 숨어서 우는지,
귀뚜라미 합창소리도 처량하다.
여름내내 숨 죽이고있던 풀들이
밥 달라고 고개를 떨구기도하니
가히 가을이다.
가을이 녀석이 소리도 없이
슬쩍 밀려오더니,
새벽녘에는
이부자리를 움켜쥐게 만든다.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아도
금방 뜨거워지던 머리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따뜻한 샤워 물줄기를 찾게 된다.
그러면서 내장산 단풍은 언제 오나,
은근히 가을을 기다리며
게슴츠레 눈을 감는다.
어느새 길가의 청단풍은
빨갛게 물들어
하나둘 떨어져 바닥을 뒹굴고,
아이들의 옷은 어느새 길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감상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나에게도 밥을 주어야한다
곧 하얀 세상이 올 것이고,
내 머리에도 하얀 물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나이도 한 살 더 먹겠지.
낙엽이 지듯이
익으면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가 보다.
떨어진 낙엽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 속에서 나를 찾아본다.
가을이 괜히
‘남자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게 아닌가 보다.
괜스레 센티해진다.
시라도 한 줄 쓰고 싶어진다.
.
“가을아, 가지 마라.
나하고 오래 놀자.”
낙엽은 지는데……
나도 함께 물들어 가고 있다.
첫댓글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거리에 공원에 나뭇잎들이 떨어져 뒹글고 있습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도 소리없이 ~♡
어데로 갔습니다 ㅎ
아! 가을 오면 가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