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의 부모와 교사는 정상아동의 부모와 교사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협조하며 함께 노력하는 관계여야 아동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 성인집단의 대화와 협력이 항상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애아동 부모의 이해
특수한 문제나 장애를 지닌 아동의 부모는 심리적으로 불편한 상태에 있게 마련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자녀의 문제에 대한 분노와 부인하고 싶은 마음, 거듭되는 문제해결의 실패나 부모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자녀의 변화에 대한 실망과 좌절, 부모로서의 자신에 대한 회의와 수치심, 자녀에 대한 죄책감과 당혹감, 주변 인물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 등 갖가지 감정들로 힘들고 불편한 상태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에게 문제가 보이면 그것이 어떤 의미로든 자신이 부모로서 부족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이 부모를 그런 눈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다.
이러한 장애아동 부모의 불편한 심기는 부모로 하여금 방어적 태도를 갖게 함으로써 교사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방어적 태도를 가진 사람일수록 상대방의 언행에 의해 공격받는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컨대, 교사가 '가정에서 아동에게 이러저러하게 해주시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고 하자. 이때 부모가 방어적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그러한 교사의 제안을 부모에게 향한 공격('아이에게 지금까지 부모가 하던 방식으로 하면 좋지 않다. 부모가 잘못하고 있었다')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방어적 태도를 가진 사람이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 주로 보이는 두 가지 반응은 1) 맞받아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혹은 2) 마음의 문을 닫고 그 관계로부터 자신을 철수해 버리는 것이다. 즉, 부모는 자녀의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 것에 대해 교사를 비난하게 될 수도 있으며, 교사와의 관계를 협조적으로 유지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닫아 버리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반응은 모두 장애아동의 발전을 위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교사에게 '충분히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가져야만, 부모의 방어적 태도가 누그러지고 교사와 정서적 연결감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진정한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교사는 특수아동의 장애와 관련하여 부모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세심하게 파악하여, 부모가 수용과 극복의 마지막 단계로 순조로이 이행함으로써 자녀를 도울 수 있는 준비가 될 수 있게 배려하여야 한다.
부모의 교사에 대한 탐색과 의문
장애아동의 부모는 교사가 자기 자녀를 도울 수 있는 자격과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또 자기 자녀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자기 자녀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지를 탐색하려 한다. 교사의 신뢰도를 탐색하려는 부모의 의도는 많은 부분 부모의 불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즉, 자기 자녀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하기도 어렵고 지도하기도 어렵다는 것임을 알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장애아동을 지도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교사의 신뢰도를 탐색하려는 시도나 의도가 그리 달갑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상 교사들의 능력이나 태도가 상당히 다양한 것도 사실이므로, 교사는 부모와의 만남 과정을 자신의 신뢰도를 전달하고 높이는 좋은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는 교사가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성급히 '나는 당신 자녀를 도울 수 있다'고 증명하려 하기보다는, 교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가지는 부모의 마음까지 공감적으로 이해하는 여유 있는 자세를 먼저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연후에 교사가 아동의 문제를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열의와 긍적적 태도, 또 실제로 도울 수 있음을 나타낼 수 있는 구체적 사항들을 보여줄 때 교사에 대한 부모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의문을 가지는 부모의 마음까지 공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교사가 여유 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상담자는 교사가 장애아동을 돕기 위한 자신의 자질과 강점들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기여한다.
출처: 김동일 외/ 특수아동상담/ 학지사(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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