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 당진에 있는 교회에서 감리사 협의회가 있었습니다. 한 번 가본 교회지만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던 추억이 있는 교회입니다. 그래도 네비가 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갔을 때 주차장이 좁은 기억이 있어서 나름 일찍 갔습니다. 거의 도착할 무렵에 방심을 했는지 주의해서 네비를 봤는데 길이 좀 이상했습니다. 그래도 네비가 안내를 하기에 계속 믿고 갔는데 전혀 기억이 없는 곳으로 가더니 비포장 산속 길을 가게 됐습니다. 그제야 뭐가 잘못됐구나 싶어서 아찔했습니다. 후진해서 나가야 하나 그래도 가는 길이 있으니 앞으로 가야하나 고민하다 앞으로 갔습니다. 다시 좁은 포장도로가 나와서 안내하는 데로 가니 드디어 교회가 보였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가니 어떤 감리사님은 헤매다 거의 끝날 무렵에 도착하셔서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식사를 위해 주차장에서 출발하는데 네비는 왼쪽을 가리키고 몇 대가 그리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갈림길에서 가만히 보니 오른쪽으로 가도 만나는 길로 또 단순해 보여서 저는 오른쪽 길을 택해서 갔습니다. 200여 미터를 가다가 좌회전해야 하는데 각도도 그렇고 울타리가 있어서 한 번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문제는 저보다 늦게 출발한 차들도 제 차를 보고 따라왔다는 것을 좌회전하면서 알았습니다. 가면서 백미러로 뒤를 보니 10여대가 차례대로 서 있으면서 정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식당으로 가면서 내내 미안한 맘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뒤에 있던 차는 바로 저를 따라오지만 그 이후의 차가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안 보이는걸 보니 그 지점에서 다들 고생 좀 하셨지 싶었습니다.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도둑이 제 발 절인다고 처음 그 길을 간 사람이 저라는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면서 선도 차,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그 때 떠오른 말이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입니다. 네비가 문제인지 제가 문제인지 모르지만 앞 서 간다는 것 그리고 새 길을 간다는 것에는 더 신중해야지 싶습니다. 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