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1976년부터 2008년까지 독일연방자연보호청(한국의 환경부에 해당함)에 재직하며 독일 하천에 건설된 보가 자연과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고, 이 조사결과는 독일 정부가 강에서 보 계획을 취소하고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하천정책을 채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박사는 한국의 ‘운하반대교수모임’과 ‘4대강 사업 위헌·위법 국민소송단’초청으로 2010년 9월 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4대강 공사현장을 조사하고, 그 결과와 한국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비교한 후,“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낙동강 재판에 제출된 <전문가 감정서>에서 “한 나라의 안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여러가지 이유에서 공사의 즉각적인 중단이 요구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독일의 선례로 보아 한국의 4대강공사는 ‘돌이킬 수 없는’ 수질의 악화와 홍수의 증가, 그리고 농경지의 폐해를 일으키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전문가 감정서>는 한강 사업 소송에 제출되었으나, 2월 3일 행정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번역연대>에서는 헨리히프라이제 박사가 읽을 방대한 한국 자료를 독일어로 번역하고, 독일어로 된 헨리히프라이제 박사의 <전문가 감정서>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번역연대>는 이 귀중한 문서를 법원의 서류 더미에 갇혀 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근본적인 허점: 13가지 예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전문가 감정서>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쾌히 동의해주신 헨리히프라이제 박사와 ‘국민소송단’에게 감사드린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라인강, 다뉴브강, 엘베강, 오데르강, 잘레강 등 독일의 4대강에 해당하는 대형하천 및 그 지류의 하천공사를 다루는 독일 법정에서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최고 권위의 하천전문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법정에 증인으로 설 기회를 박탈당한 후, 한국의 강을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쓴 <전문가 감정서> 는 다름 아닌‘한국 국민에게 고하는 글’이다.
150년의 하천공사 경험이 축적된 독일에서 신뢰받는 하천전문가의 경고가 4대강 공사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에게는 신념을 더해주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번역연대. 이하 국민소송단이 한강소송에 제출한 헨리히프라이제 박사 감정서 번역 전문)
<전문가 감정서>
대한민국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근본적인 허점: 13가지 예를 중심으로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
2010년 11월 20일
본(Bonn)
목차
1 감정서 작성의 동기
2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근본적인 허점의 예
2.1 수질 부분
2.2 수리학 및 생물학적 관점을 고려한 하천 종단면과 횡단면의 상세도면 부재
2.3 공사 구간 대축척도면의 부재
2.4 부정확한 고도 정보 (함안보 물막이 구간의 예)
2.5 하천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변동에 대한 평가 부실
2.6 하천 본류와 지류 인근지역 지하수와 관련하여 특히 높은 위험성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
2.7 지하수위가 상승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정의 부재
2.8 4대강 사업 구역에 지하수 관측소가 너무 부족한 점
2.9 건설사업에 따른 지하수위의 변동을 공인 고도체계에 기반하여 작성한 대축척도면의 부재
2.10 수위변동이 식생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부실
2.11 강변 지대에서 상승하는 지하수가 보 하류로 흘러갈 수 있는 배수조치의 부재
2.12 기후변화의 상황에서 보로 인해 심해질 물부족 현상에 대한 평가 부실
2.13 보로 인해 높아질 홍수위험에 대한 평가 부실
3 최종적인 해석과 평가
4 요약과 결론
5 참고문헌
6 첨부
1 감정서 작성의 동기
본 서명인(필자)은 독일연방정부 기관의 범람원 전문가이자 감정인으로서 하천개발로 인한 각종 후유증에 대하여 수십 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은 전문적으로 많은 의문점을 야기하고 있어, 이에 필자는 한강과 낙동강의 실제적인 건설작업에 대한 전문가적인 의견을 집중적으로 교환하기 위해 ‘운하반대교수모임’과 ‘4대강 사업 위헌·위법 국민소송단’의 초청으로 2010년 9월 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을 방문하였다.
수리공학 엔지니어와·생물학자 등 여러 전문가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한강과 낙동강 현장을 직접 찾아가 조사하고, 4대강 개발 계획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본 결과, 단 몇 달만에 만들어진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수질악화와 홍수위험, 그리고 농경지의 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좀더 깊이 있고 전문적인 계획이 필수적이므로 4대강 공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유럽의 몇 가지 유사한 사례에 비추어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이하 <환경영향평가서>) 상에 나타난 수많은 허점 가운데 시간 관계상 13가지만을 아래에 열거한다.
2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근본적인 허점의 예
2.1. 수질 부분
낙동강과 한강의 수질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볼 때 영구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아래에 나열하는 하천공사가 그 원인이다.
-a) 강바닥의 자갈과 모래를 육지로 퍼냄으로써 수심을 키우는 준설공사(예: GAUMERT, ARGE ELBE 2008; 표 17)
-b) 기존의 보를 높이거나 새로운 보를 설치하는 공사. 보를 연달아 설치하여 물을 막아 놓으면 유속은 장시간에 걸쳐 느려지고 수심이 매우 깊어진다(예: 하천수질표 2000).
a)유형의 공사에는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는 경우(사례 1)가 있고, 현상유지되는 경우(사례 2)가 있다. (그림 1)
사례 1: 강에서 퍼올린 토사를 강 바깥으로 옮기는 경우 수심이 깊어지고 물의 양이 증가하므로 산소공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량 대비 수표면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에 수심이 평균적으로 깊어지고 물의 산소공급이 나빠진다. (사례: 긴 구간에 걸쳐 깊은 준설을 하는 한국의 4대강 사업)
사례 2: 강에서 한쪽에서 퍼올린 토사를 강물 안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 토사를 옮겨 쌓는 곳에는 산소공급에 중요한 낮은 수심 구역이 새로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강 전체의 평균 수심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수로가 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산소공급은 예전 상태로 유지되거나 더 좋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강바닥의 구성요소와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준설방식은 독일연방 수로 공사 때 실행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배가 다니는 부분만 조금 파낸다.
그림1: 수로준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공사 방법에 따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남사례1: 강의 토사를 강 밖으로 퍼내는 경우: 수질 악화 (한국 4대강 사업의 예)사례2: 준설한 토사를 강 속 다른 곳에 두는 경우: 수질 유지 (독일연방수로 중 자유로이 흐르는 구간의 예)
수심이 1m까지 얕거나 2m까지인 구역은 물살과 바람을 통해 대기로부터 산소를 공급받는다. 수심이 얕은 구역(주로 수심 1m까지, 빛이 충분히 공급된다면 수심1-2m 사이)에서는 수초를 통해 산소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 수심을 낮추는 모래섬은 강변과 마찬가지로 물의 산소공급에 도움이 된다.
b)유형의 공사는 물이 보로 막혀 수질악화가 일어난다(그림2)
보로 막힌 곳에서는 수심이 깊어지고 수표면적에 비해 수량이 늘어난다. 수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심이 얕은 구간은 준설 공사와 보 공사를 하기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 대기 중의 산소는 연중 내내 강물로 흡수되지만 단지 수표면에서만 흡수된다. 수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유속이 떨어져 거의 고여 있다시피 하거나 물갈이가 거의 안 되는 경우 공급되는 산소량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로 경미해진다.
또한, 보로 인해 막힌 구간에는 자유롭게 흐르는 강물에 비해 수초가 생산하는 산소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수심이 1m보다 더 깊어지면 물 속으로 투과되는 빛이 감소하여 그 안에 사는 수초의 산소생산량은 산소소모량보다 적어진다. 따라서 높은 보로 인해 수심이 불균형적으로 깊어지게 되면 수중 산소는 만성적인 부족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보의 건설, 특히 보 여러 개를 연달아 설치하는 일은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그림 2: 1)바람과 2)보 없는 하천구간에서의 자유스러운 물살과 3)빛의 유입이 수심 2m 이내의 얕은 물과 하천 깊은 곳의 산소유입에 미치는 영향
도나우 강의 바이에른 주 구간인 레겐스부르그와 스트라우빙 사이에 보 설치 후 수질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독일 공인지도 <2000년도 생물학적 지표·수질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다. 이 지도는 서명인(필자)이 “2010년 9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국회간담회 및 기자회견”에서 참고자료로 소개하였다.
2.2 수리학 및 생물학적 관점을 고려한 하천 종단면과 횡단면의 상세도면 부재
강의 수리적·형태적 변화가 서로 연관성을 띠면서 세밀하게 묘사된 대축척도면은 하천공사 내용을 개괄하고 분석하는데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자료이다. 수위 변화의 영향을 받는 식생계가 공사 후에 그 분포와 발육상태에 있어 어떻게 변하는 지는, 이런 상세한 지형도면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다. 각 식생구간의 고도를 현장에서 직접 측정하여 표준고도(m EL)로 환산한 값이 기재된 상세 지형도면은 건설사업 계획을 분석하는 작업의 전제조건이다.
그 외에도 지면높이가 하천공사 전후로 변화하는 상황과, 식물뿌리가 뻗어내리는 이토·점토의 토양층이 하천공사 전후로 변동하는 상황도 제시되어서, 하천공사가 농업생산력에 미치는 영향을 학술적·공학적으로 해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바이에른 주 도나우강의 보 설치 계획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때, 적어도 이런 수준을 갖춘 도면이 찬성측과 반대측에 모두 공개되었다.
시간 관계상 한국 4대강 사업의 전문성 결여 문제는 소수의 선별된 예로써 짧게 설명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것만으로도 환경영향평가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은 확연히 드러난다.
2.3 공사 구간 대축척도면의 부재
피해농민의 경작지에 미치게 될 4대강 공사의 영향을 위치별로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예측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대축척도면(축척 1:2,500 에서 1:10,000 사이)이 필요불가결하다. 보 설치 후에 토지에 생기는 변화는 소유지 경계선 단위로 포괄적으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각 소유지 내에서도 실제 변화가 있는 부분이 정확한 표준고도(m EL)와 함께 자세하게 표시되어야 한다.
2.4 부정확한 고도 정보 (함안보 물막이 구간의 예)
<환경영향평가서> 낙동강 제1권역 462쪽의 표 7.2.2–37에는 몇 가지 고도가 나오는데, 각 마을당 단 하나의 지표 고도만 적혀 있다(2번째 열). 그러나 이것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인지, 중간 지대인지, 아니면 가장 낮은 곳의 고도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다. 등고선이 1m 단위로 올라가는 여느 지도와는 달리, 이룡 지구에서는 특이하게도 소수점 한자리 수로 표시된 미터 단위로 표준고도가 기재되어 있다(18.3 m EL). 그러므로 이 수치는 여러 곳의 고도를 집계한 평균수치임을 알 수 있다. 1:5,000 지형도에서 서명인(필자)이 등고선을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이룡 지구는 높고 낮은 곳이 다양하게 분포된 지역이고(표준고도 10 m EL부터 30 m EL 이상까지), 그 중 몇몇 거리에 위치한 건물들은 18.3 m EL보다 확실히 낮은 곳, 즉 10~15 m EL 사이에 위치한다. 표 7.2.2–37에 나오는 정체가 불분명한 고도를 기초로 해서는 공사계획을 세울 수 없다. 이 표에는 저지대의 실제 모습을 나타내야 할 여러 고도가 빠져 있고, 등고선은 적어도 0.5m 단위로 매겨져야 하지만 그 역시 빠져 있다.
함안보를 높게 쌓아서 보 상류부분은 침수되고 보 하류부분의 지표수와 지하수위가 하강하는 현상이 일어날 때, 어느 높이의 경작지·주택지·농공업단지에 위치한 지하실에서 피해가 날 수 있는지, 그 수리학적 경계고도를 미리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다.
함암보 상류 쪽 강에서 매우 가까운 도심발달 지역인 남지읍(이격거리 7.2km)의 경우, “보 설치로 인해 영향을 받지않는 것으로 검토되었다”(462쪽 제 3 문단, 마지막 행)라고만 언급되었는 바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한다. 또 표 7.2.2-37(462쪽)의 첫 행 지하수위에서 공사 전후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즉 강을 끼고 나란히 자리하는 남지읍의 지하수위가 공사 이전에도 3.4m(표 3열), 공사 후 낙동강의 수위가 상승해도 여전히 3.4m(표 4열)로 기재되어 있다.
<환경영향평가서>에서 “하천 인근으로 소규모 취락시설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462쪽 제2 문단, 마지막 행)라는 문장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공식지도(1:5,000과 1:25,000)에 의하면 단지 소규모 취락시설이 아니라 작은 다수와 마을과 많은 건물군이 영향권에 있기 때문이다.
수위가 7.5 m EL 상승하는 것으로 계획된 함안보 상류지역에는 상당히 넓은 땅이 고도 10 m EL 미만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 이후 상승된 하천수위로 인해 몰려들 지하수를 빠지게 할 배수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다. 매립을 통해 저지대 경작지의 고도를 높이는 것은 자연의 수문균형면에서나 토질면에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경작지의 고도를 높이고 나면-아주 오랜 기간 동안-현재의 비옥한 토질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또한 함안보 영향권에 있는, 길고 경사가 대단히 완만한 계곡 3개의 정확한 고도가 빠져 있다(471쪽, 표 7.2.2–24). 계곡의 경사가 완만할수록 보로 강물을 막아서 영향을 미치는 지역은 넓어진다.
2.5 하천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변동에 대한 평가 부실
하천공사의 영향권에 있는 경작지 이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사 후 지하수위의 변동이다. 지하수는 지표수보다 더 너른 면적에서 장기간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예로 <낙동강 1권역 환경영향평가> 7장 수리수문의 462쪽과 463쪽에서는 불분명한 수치가 등장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유발시킨다.
(1) 지하수위의 변동폭이 몇 m이길래 어째서 단 하나씩의 지하수위만(표의 3번째와 4번째 행) 기재되어 있는가?
(2) 이 정체불명의 지하수위는 어떤 시기의 값인가? 갈수위, 평수위, 홍수위? 이 세 시기의 지하수위는 매우 다르므로 보 건설이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를 모두 알아야 한다.
(3) 이 조사에서는 평균수치만 사용되었는가?
보 건설에 따른 휴유증을 예측하는 작업에서 지표고도와 수위를 기록할 때, 이미 평균한 여러 개의 값으로부터 다시 평균값을 얻어 사용하거나 실제 대표값이 아닌 수치를 선택하여 대표값으로 사용하면 실제적 위험에 대한 예측결과가 왜곡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범람원 조사에서는 절대로 평균수치를 사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범람원에서는 지표의 높낮이가 다양하고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층의 두께가 장소마다 제각각이며 수위변동이 수 m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를 전제로 한 영향조사에서는 이를 명심해야 한다(HENRICHFREISE 2003).
2.6 하천 본류와 지류 인근지역 지하수와 관련하여 특히 높은 위험성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
그림 7.2.2-16은 합천보 상류 및 하류 부분에서 공사 후 지하수위 변동을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등고선 단위가 1m 간격일 뿐 아니라 척도표시조차 없는 작은 조망도에 불과하다. 적어도 이런 용도의 도면이라면 대축척으로 상세하게 기재되어야 하고 등고선 단위도 0.5m 혹은 그 이하여야만 한다.
게다가 지하수위 등고선의 바탕이 되었을 지하수 관측소 위치에 대한 정보 조차 없다.
경험상 강에 인접한 지역은 장기간 넓은 면적에서 지하수위가 상승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서(낙동강 1권역)>는 이렇게 보 건설 후 강물을 막아 발생하는 지하수위의 변동을 가장 심하게 받게될 지역마져도 그저 대략적이고 불분명하게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저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하천 인근에 위치한 일부 저지대 농경지에서는 지하수위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예상된다.” (462쪽 4.문단의 마지막 문장).
이것은 공사계획을 하는데 필요한 정확한 환경영향평가의 조사결과가 빠져 있다는 표시다. 이렇게 빈약한 자료로는 지하수의 현재상태도 제대로 알 수 없고 공사 후 상태를 정확히 예측하거나 그 대안 혹은 보완조치를 계획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지하수 현재상태의 파악이 이렇게 심각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사실은, 이를 바탕으로 계획된 모든 공사과정이 허용할 수 없는 수준임을 반영한다.
또한 지하수위 변동은 경사가 심한 상류구간에만 표시되어 있을 뿐(그림 7.2.2-16, 463쪽), 경사가 완만한 하류구간, 즉 지표면에 가까우며 그 영향이 훨씬 심각한 구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2.7 지하수위가 상승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정의 부재
지하수위가 상승한다는 것은:
그 두 상태 모두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어야 한다.
-강에 직접 면한 암반구간 때문에 그 일대 지하수가 홍수방지용 둑 뒷편에서 흘러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합천보 구간처럼 그렇게 중요한 구간에서 왜 언급되지 않는가?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은 2.11 참고)
MODFLOW 프로그램(지하수 유동 모델링 프로그램: 역자주)에서는 우선 공간을 세분한 후 각 공간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 중요한 물리적 경계 조건을 입력해야 한다. 오직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현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필수적 공간분화작업을 아예 생략했거나, 아니면 이행하고도 <환경영향평가서>에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 건설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수위가 토양와 식생에 미치는 영향은 세분화된 공간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를 기록하여 제시한 예를 휘긴&헨리히프라이제(1992)가 작성한 라인강 상류 지도에서 찾을 수 있다(첨부 자료 1.1 에서 1.4). 이 지도는 물리적으로 각각 상이한 지역들을 1:5,000 축척으로 나타냈다. 이와 같은 자료수집이 4대강 사업 계획의 타당성 검토에서도 필수적이다.
2.8 4대강 사업 구역에 지하수 관측소가 너무 부족한 점
더구나 하천계곡에서 직접·간접적으로 4대강 사업의 영향을 받을 지역에 있는 지하수위 관측소의 수가 너무 부족하여 지하수의 변화에 관한 현실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공사 계획을 위해서는ㅡ특히 계획된 보 건설과 관련하여ㅡ수많은 관측소에서 지하수위를 기록해야만 한다. 그리고 여러 해에 걸쳐 관측한 지하수위의 홍수위·갈수위·평수위를 제시해야 한다.
지하수는 식물생장을 위한 최적조건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따라서 계곡의 농림업 생산성 확보에 결정적이다.
따라서 보를 건설하여 크게 달라지고 급격해질 수위변동이 끼칠 영향이 더 심도있게 조사되어야 하며, 아주 중대한 실제적 변화들은 상세한 대축척지도에 자세하게 표시되어야만 한다.
독일 사례와 비교 :
-엘베강의 주요 지류인 잘레강 하류의 보 건설 계획구간 11km에 대해 지하수 수위변동이 측정되었다. 이를 위해 50개 이상의 공식 관측소와 본류 이외의 지표수에 약 30개 관측소가 설치되었다. 이와 같은 장기적 조사결과는 지하수와 지표수의 균형 및 총체적 수자원 균형의 평가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보 건설로 인해 국민경제가 받을 피해를 방지하는데 기여했다.
-지하수위 관측소 약 830개소 및 부차적인 지표수 관측소 225개소를 도나우강 외곽에 설치했고, 거의 수십년에 걸쳐 수위변동을 기록하는데 이용했다. 독일연방의회가 스트라우빙(Straubing)으로부터 필스호펜(Vilshofen)에 이르는 도나우강 69km 지점에 예정되었던 보 건설을 거부한 것도, 이 관측소에서 수집된 자료에 의거한 판단이었다.
이와 같은 관측소의 설치는 도나우강, 라인강 상류, 엘베강에서도 경제적으로 귀중한 그 일대 지하수 및 지표수와 관련된 수자원의 균형과 관리에 중대한 손상을 막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9 건설사업에 따른 지하수위의 변동을 공인 고도체계에 기반하여 작성한 대축척도면의 부재
공사와 관련해서는 또한, 지면 상승 및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층과 관련된 추적 가능한 지하수 수위변동에 관한 정보들이 공공기관에서 통용되는 절대적인 고도체계(m EL)로 표시되야 하는데 이것이 누락되어 있다. 미터로 표기된 표고(m EL)가 없는 상대적인 정보만 있을 뿐 아니라 그 축척단위도 지나치게 협소하다(<환경영향평가서> 그림 7.2.2-15 및 그림 7.2.2-16, 463쪽).
4대강 사업 한강 구간의 <환경영향평가서>(한강 본안)에서도 공사에 따르는 지하수위 변동을 소축척지도 몇 장에 표시해 놓았을 뿐이다.(본안, 7.2.2 수리수문. 그림 7.2.2-19 와 7.2.2-30 (쪽수 표시 없음))
그림 7.2.2-19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 두 개 지도는 원래 색깔이 있는 도면이기 때문에 천연색 인쇄를 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평가서에는 흑백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왼쪽 그림에서 “Head” 밑에 첫 색깔(숫자 30, 오른쪽의 회색 직사각형)과 마지막 색깔(같은 농도의 회색 직사각형, 숫자 300)의 차이가 구분되지 않는다. 두 그림 모두 회색의 농도차가 거의 없어서 지도로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없으며, 보기 쉽게 크게 써 놓은 숫자들은 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어느 선을 가리키는 것인지 알아볼 도리가 없다. 게다가 왼쪽 그림에는 축척단위와 위치정보도 빠져 있다. 양쪽 그림 모두에서 “Head” 밑에 숫자들의 단위가 표시되지 않다.
그림 7.2.2-20에도 축척정보가 없고 그림이 너무 작다. 따라서 지하수 관측소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모든 관측소가 강에 가까이 있다는 말인가? 어디에도 강이 흐르는 방향과 직각으로 나란히 서 있는 관측소의 표시가 없다. 하지만 강 주변 대지에서 일어나는 공사 전후의 지하수위 변동을 알기 위해서는 강에서 직각 방향으로 위치하면서, 규칙적인 간격으로 강에서 점점 멀어지는 관측소를 통한 측정이 필요하다. 이 영향평가서에서 수위를 구분하는 단 한 가지 표기는, 보 상류쪽으로 수위가 1m까지 높아진 것과 보 하류쪽으로 1m까지 낮아진 것의 표기 뿐이다.
범례의 표기도 불완전하다: 만약 A-1에서 A-6이 지하수 관측소를 칭하는 것이라면, 그 숫자가 너무 적다. 이렇게 적은 수의 관측소로는 지하수 변동에 관하여 요구되는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고, 공사 전 상태의 지하수위를 측정해서 공사 후 상태를 예측하는 지하수 모델을 사용할 수도 없다 이렇게 정보들이 부실한 것을 볼 때 이 자료들은 전문가적 지식 없이 급하게 작성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충분한 자료들을 가지고는 제대로 된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다.
<환경영향평가서>의 자료가 매우 서둘러 준비되어 부실하고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서>(한강 본안)에서 쪽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법원에서는 해당 내용을 다시 찾아보고 확인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가끔 그림이나 도면이 빠져 있다. 예를 들어 <환경영향평가서>(한강 본안) ‘제7장 환경현황조사, 예측·분석, 저감방안’의 ‘7.2.2 수리수문’에서 그림 7.2.2-13, 그림 7.2.2-21, 그림 7.2.2-22, 그림 7.2.2-23에는 빈칸만 있을 뿐 내용이 빠졌고 쪽 수 표시도 안 되어 있다.
기술적·학술적으로 탄탄한 사업계획을 세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독일에서는 이처럼 하천수위·지하수위의 하락 및 보 건설이 식생과 성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유용한 정보를 담은 지도가 프라이부르그 지역위원회 수자원부와 독일연방 환경청이 합동으로 실측조사하여 출간되어 있다(HÜGIN & HENRICHFREISE 1992, 본 보고서의 부록으로 첨부, 1.1~1.4).
이 지도는 독일 및 기타 국가에서 유사한 공사계획을 세울 때 작성하는 지도의 척도가 되고 있다.
2.10 수위변동이 식생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부실
아래 그림 3은 도나우강의 지류인 이자르강 하구언(도나우강 하구로부터 2,282.5km 지점)에서 보로 인해 물이 지속적으로 막혔을 때 식생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도면이다. 도나우강에 보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2002년 연방의회에서 거부당함으로써 수포로 돌아갔다. 그림에서 왼쪽 칼럼은 오늘날 자연 상태인 범람원의 전형을 보여주고, 오른쪽 칼럼은 심하게 손상된 잡종범람원(hybrid floodplain)을 보여준다. 잡종범람원은 너무 높은 지하수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범람 빈도가 너무 낮거나 범람 시간이 너무 짧은 경우에 생긴다. 잡종범람원이 이렇게 심각하게 손상되는 이유는, 보로 강물을 막으면 범람원 저지대에서는 지하수위가 기존(푸른 점선)에 비해 월등하게 매우 다양한 형식으로 상승(중간 화살표 세 개로 표시)했고, 고지대에서는 지하수위가 기존에 비해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 그림의 왼쪽과 오른쪽 칼럼을 비교해 보면, 물을 막은 지역(308m에서 309.1m로 수위가 1.1m 상승)에서만 식생 피해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강변 전 지역에 걸쳐 모든 수위가 근본적으로 변동됨에 따라 고지대의 참나무•느릅나무 숲까지 말라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가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도나우강 하구로부터 2,282.5km 지점에 위치한) 이자르 강 합류점에서 보로 강물을 막았을 때 그 구간에서 발생하는 최저 갈수위로부터 1.1m 상승이라는 수위의 비교적 작은 상승폭에도 불구하고 물을 막은 곳의 강바닥에 불투수층이 형성된다. 그 결과 범람원 숲 지대보다 낮은 저지대에서는 범람원 고유의 생태계가 거의 말살되고, 범람원 특유의 버들나무 숲을 변질시켜 버드나무가 거의 몰살된 잡종범람원 상태가 되게 하고, 참나무•느릅나무 숲을 심각하게 손상시켜 숲의 경제적 가치를 떨어뜨린다.
한강과 낙동강의 보 건설 및 준설작업이 주변 식생에 끼치는 영향은 상기한 사례에서보다 더 클 것이다. 왜냐하면 4대강 사업이 대체로 많은 물을 막는 공사인데다 하천수위와 지하수위의 본질적인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대규모 고지대의 건조현상이 도나우 유역에서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기 소개된 그래픽처럼 여러 지점에서 조사한 수치를 표준고도(m EL) 기준으로 전환한 단면도를 많이 작성하여 하천공사의 영향 정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있어야만 계획된 공사가 가져올 득과 실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고 계획을 조절해나갈 수 있다.
그림 3: 도나우 강(본류)에 세운 보가 이자르 강(지류) 하구에 미치는 영향
2.11 강변 지대에서 상승하는 지하수가 보 하류로 흘러갈 수 있는 배수조치의 부재
4대강에 설치되는 보 가운데 일부는 암벽으로 이루어진 강변에 직접 연결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류에 모여지는 물이 하류로 흘러갈 수 있는 길이 막히거나 불충분해지므로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처럼 물길이 막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로 보가 설치되어 부작용을 일으키게 될 한 예가 낙동강 합천보이다.
낙동강 하구로부터 181.15km 떨어진 합천 부근에 건설 중인 보는 강변을 막는 바위절벽 바로 아래 세워 상류쪽 강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그곳에서는 다음 여러 방향에서 오는 물이 막히게 된다.
-산 쪽에서 내려오는 일반 지하수
-합천보 관리수위인 10.50m EL 높이로 막아 놓은 물의 강한 수압 때문에 강 옆 토양으로 밀려 나오는 물
-오른쪽(하류쪽을 보고 섰을 때)지류들의 강물
-장마철의 집중호우
보로 인해 지하수와 지표수가 정체되는 현상은 강변 오른쪽의 보 구간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 이렇게 잘못 설계된 보를 비롯해 유사하게 잘못 설계된 보들의 존재는 장기적으로 생산성 높은 농업중심 경작지대를 파괴할 것이고 이렇게 훼손된 지역의 토질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거나 가까운 장래에 복원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덕곡을 비롯한 다른 상류 지역의 마을들과 농경지의 고도를 (매립 등의 방법을 통해) 대폭 높여 준다 해도, 심한 물 정체 현상과 지표면의 습지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합천보 및 이와 유사한 보들의 건설을 막는 것이다.
서명인(필자)이 현장에서 직접 실측한 수치를 공기관의 수위 측정점 수치에 대입한 결과, 합천보가 관리수위 10.50m EL로 물을 막아 가두게 되면 다음 장소들이 영구적으로 침수될 것이다.
-수많은 동식물 종이 서식하고 있는 모래톱과 자갈밭
-버드나무 숲 전지역과 그 곳에 서식하는 생물군
-버드나무 숲과 범람원 관목림이 이어지는 구간
-범람원 관목림이 자라는 저지대
이 모든 범람원 지대는 비교적 얕은 물에 자주 혹은 가끔씩 장기간 잠겨서 물속에 산소를 생산하고 물리적·화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수질을 유지·개선하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보를 건설하면 강의 관리수위가 평수위에서 4.4m 높아지고 (또는 <환경영향평가서(낙동강 1권역)> 467쪽 그림 7.2.2–22에서 갈수위(파란선)보다 4.37m 상승) 그로서 범람원 지대가 모두 잠겨 위와 같은 자연의 이로운 작용을 대부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서명인(필자)은, 강바닥을 준설하여 낮아진 최고홍수위로부터 보 건설로 유지될 계획관리수위에 이르기까지 하천수위의 중대한 변동사항에 관한 모든 자료를 아직 다 구하지 못했다. 대홍수시 첨두홍수량의 저하 수치만을 입수했을 뿐이다. 더구나 시간상의 문제로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현재로서는 자제한다.
2.12 기후변화의 상황에서 보로 인해 심해질 물부족 현상에 대한 평가 부실
보로 물을 막은 뒤 첫 몇 년간, 강물은 보로 물을 막은 구간에서 강변을 따라 개간해 놓은 지대로 스며드는 물의 양이 심하게 증가할 것이다. 그 때문에 이 경작지들은 습해지고, 지대가 낮은 경우 물에 빈번히 잠기며 잠기는 기간도 길어진다. 그 후에는 다양한 물리적 현상(미세입자의 퇴적 등)과 화학적 작용(중금속 산화물·황화물의 박막 형성 등)에 의해 강바닥에서 점차 불투수층이 형성되어 간다. 이에 따라 지하수위 변동폭은 줄어들고 지하수위도 서서히 낮아진다(HÜGIN 1980, 그림 11). 이렇게 농업생산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지하수위 변동폭이 줄어들면서 높은 지대의 지표면은 지하수가 이르지 못해 점점 더 말라버린다.
이런 이유로 보를 세우면 지하수 확충에 어려움이 생기며, 기후변화가 진행중인 상황과 맞물려서 특히 건기로서 생물의 주요성장 시기인 초봄에 매우 해롭다. 이 시기에 강으로 흘러드는 물의 양이 적으면 식수 수급의 어려움과 함께 농업용수 공급량이 부족해진다.
또한 반대로 보는 지하수가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해하고 저수지 표면에서 물이 지속적으로 증발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을 촉진한다. 강이 보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그 일대로부터 강물보다 훨씬 더 수질이 좋은 지하수가 강에 풍부하게 공급된다.
보는 언뜻 보기에 물을 대량으로 저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저수지보다 훨씬 대규모의 물 저장고인 지하수를 손상시키고 질을 악화시킨다. 이 ‘지하 저수고’는 지표에서 증발로 사라지는 양보다 식물에 흡수되어 유용하게 쓰이는 양이 더 많으며, 강바닥을 침식해서 깊게 패이게 하는 일 없이 천천히 흘러 내려간다. 이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건조한 해에 수자원 불균형으로 인한 피해는 보를 건설하지 않은 경우가 건설했을 때보다 훨씬 작다.
2.13 보로 인해 높아질 홍수위험에 대한 평가 부실
보를 건설하면 홍수위를 저하하는 방류단면이 대단히, 효과적으로 확대된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래의 사항이 꼭 참작되어야 한다.
(1) 홍수위험을 좌우하는 몇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고려해야 한다.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설계의 계산에는 보 설치 후의 유속 뿐 아니라 보를 연속으로 세운 구간에 축적되는 물의 누가량, 매끄러운 강바닥 경사면으로 인해 빨라지는 유속, 준설과 보 설치가 동시에 실행됨으로 인해 현저하게 증가하는 유속 등등의 변수가 고려되어야 한다(BREZNIK 1992).
(2) 강바닥과 강변둔치 간에 벌어지는 높이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실측한 한강 오른편에 자리한 여주시의 강둑 지형을 보면, 강이 준설로 깊어진 외에도 강변 둔치가 돋우어져 높아져 있다. 이 경우 범람원 고유의 생물학적 다양성이 말살될 뿐 아니라, 그 일대가 자갈과 모래로 덮혀 홍수 시 범람되는 소중한 공간이 상실된다. 자연 상태에서 낮고 너르게 형성된 곳을 자갈과 모래로 덮어 무려 3m나 높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조성된 강변 상단 부분은 자연상태로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둑보다 70cm 이상까지 높아져 있다. 이것은 홍수 위험을 도리어 높이는 조치이다. 이보다는 강변 지대를 부분적으로 낮추고 강바닥을 높이는 것이 원래 목적에 부합한다. 실제로 중부유럽의 엘베·라인·도나우 강에서는 강과 범람원의 높이차를 적당하게 유지하여 편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을 막고 있는데, 이는 예전에 유사한 부작용을 경험한 뒤에 개선한 것이다.
(3) 강변과 범람원이 홍수를 머금는 작용 상실로 홍수의 위험이 증가함을 고려해야 한다.
강둑을 따라 지면이 홍수를 머금는 중요한 작용이 보 구간에서 불투수층이 형성되는 바람에 광범위하게 상실된다(BFG 1995). 1988년에 라인강에서 대홍수가 났을 때, 본과 쾰른 사이의 보 없이 자유로이 흐르는 30km 길이의 강변과 범람원이 8,000만m³ 이상의 홍수물을 머금는 작용을 하지 않았다면 쾰른의 홍수위는 15cm 더 상승했을 것이다. 백만 명 이상의 주민과 대규모 화학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라인 강 쾰른-레버쿠젠 구간에서는 홍수위 몇 cm 차이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자연적 강변과 범람원이 홍수를 머금어 줌으로써 쾰른과 라인강의 하류 지역은 이렇게 훨씬 심각할 뻔했던 피해를 모면할 수 있었다. 강변과 범람원이 홍수를 머금는 작용의 중요성은 라인 강 상류 및 중류에서도 연방수자원기구의 상세한 조사를 통해 확인되어 문서로 출간되었다.
(4) 결론
(1)에서 (3)까지 상술한 자세한 설명들을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큰 강에 보를 세워 물을 막으면 홍수가 났을 때 물 흐름에 가속이 붙어 본류의 홍수와 지류의 홍수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바로 가장 큰 홍수위험이다(VIESER 1979). 보, 특히 한국의 4대강 공사처럼 여러 보가 줄지어 설치되는 보는 지하수와 지표수 사이에 존재하는 중요한 균형인 유량대사에 손실을 입히고, 홍수방지에도 역시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비가 적게 오는 극단적 가뭄이 늘고 있다. 바싹 마른 땅은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갑자기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메마른 땅으로 잘 스며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더욱 더 지하수 형성을 방해하고 홍수 발생을 높이는 보 건설을 피해야 한다. 연달아 보를 설치하는 행위는 홍수위험을 추가로 야기한다. 보를 하나 더 지을 때마다 강 하류의 거대한 인구밀집지역의 홍수위험이 단순비례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이다(VIESER 1979).
중부유럽과 달리 한국처럼 강의 유량이 적을 때와 많을 때 차이가 매우 큰 나라에서는 앞으로 그런 극단적인 차이를 완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홍수를 방지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보를 일정 간격으로 연달아 설치해 놓으면 완화는커녕 양 극단의 차이를 더 심하게 벌여놓을 뿐이다.
3 최종적인 해석과 평가
본 감정서는 임시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빠르게 진행되는 4대강 공사로 인한 시간적 압박
–아직 작성 및 제출되지 않은 중요한 사업계획 자료의 부재(본문 2.1과 2.13 참조).
본 감정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4대강 사업의 엄청난 규모에 비해 너무 짧은 감정 기간, 허점 많은 정부측 사업계획 서류, 입수 불가능한 사업계획관련 자료 등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그러나 본 서명인(필자)은 2010년 9월에 대한민국 현장에 직접 가서 목격하고 측정한 자료의 분석 결과와 4대강 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중대한 전문적인 결함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사항에 끼칠 심각한 악영향에 대한 정확한 소견을 일차적으로 제시한다.
-수질에 미칠 악영향
-홍수예방에 미칠 악영향
-지하수 균형상태와 그에 따른 토지이용에 미칠 악영향
이런 폐해들이 예상되기 때문에 관할법원과 관련당국은 전문적이고 법률적인 형평성을 보장하는 독립적인 감정서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포괄적인 감정서 작성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제공되어야 한다.
독립적인 감정서의 필요성은 4대강 사업의 중요성에서 도출된다. 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의 주요 하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수심을 높이고 연달아 보를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문제는 이런 중요한 공사에서 하천과 토양에 끼치는 물리적·화학적 영향 및 상관관계에 관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전문지식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 확립된 지식을 참고함으로써 쉽게 피할 수 있는 피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땅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않는 공사일정만 선택해도 설계와 진행의 개선은 가능하다
4 요약 및 결론
<환경영향평가서>가 수질·지하수 균형·토지이용·홍수방지 등과 같은 중대한 평가부문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은 그 허가를 위한 전문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한 나라의 주요 하천을 이렇게 대규모로 한꺼번에 공사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로서, 이 사업은 지하수의 균형상태와 지하수에 의존하는 토지이용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식수확보 및 수질을 위협하고, 홍수위험을 증가시키며, 지역경제상 의미 있는 생물적 다양성을 손상하는 등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4대강 사업(‚종합개발계획’으로 하려면 전부 다 고쳐야 될 듯)은 그 다양한 공사목적 내에 여러가지 심각하고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보는 지표수를 고여 있게 하기 때문에 특히 여러 개가 연달아 설치되었을 때 수질을 증명할 수 있을 만큼 명백하게 악화시키고, 지하수량을 감소시키며 홍수위험을 높인다. 그뿐 아니라 계획된 보 건설은 기존의 매우 비옥한 토지나 계곡의 농업생산성에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이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유익한 다목적 댐이라는 기대는 국제적 수준의 학술적, 공학적 기준으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물과 땅 사이의 기능적인 연관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4대강 사업의 구상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피해만을 초래할 것이다
한 나라의 안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공사의 즉각적인 중단이 요구된다.
(서명)
그림 및 첨부자료 목록:
그림1: 수로준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공사 방법에 따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남
사례1: 강의 토사를 강 밖으로 퍼내는 경우: 수질 악화 (한국 4대강 사업의 예)
사례2: 준설한 토사를 강 속 다른 곳에 두는 경우: 수질 유지 (독일연방수로 중 자유로이 흐르는 구간의 예)
그림 2: 1)바람과 2)보 없는 하천구간에서의 자유스러운 물살과 3)빛의 유입이 수심 2m 이내의 얕은 물과 하천 깊은 곳의 산소유입에 미치는 영향
그림3: 도나우강(본류)에 세운 보가 이자르강(지류) 하구언에 미치는 영향 (설명은 2.10에 있음)
첨부자료 1.1에서 1.4 까지 1:50 000 도면 “라인강변숲의 식생과 수문대사”(휘긴 & 헨리히프라이제 1992) 대표적인 지역.
첨부자료 1.1 부호해설
첨부자료 1.1 부호해설 2편
첨부자료 1.2: 이펜츠하임 보 하류쪽에 위치한 범람지역 (파란 바탕에 파란선)
첨부자료 1.3: 이페츠하임 보의 바로 상류에서 보가 연속적으로 세워진 구간 (1977년 보 가동)
첨부자료 1.4: 바젤 북부의 건조지대, 라인강 직강화 공사 이후로 강바닥이 저절로 침식하고 지하수가 하강하면서 토양이 메마르게 되었다.
참고문헌:
엘베강 연변국 및 연방 합동 연구회 (ARGE ELBE), 가우메르트, Th. 2008: 엘베강 하구 하천 수에서 지난 100년 간 생성되어진 산소 부족곡의 원인- 엘베강 하구 하천수의 산소 수요와 공급에 대한 워크숍, 2008년 4월 22일, 함부르크
수자원과학을 위한 연방기관 (BFG), 1995 : 본-쾰른 조사 지역에서의 라인강과 지하수 사이에 교환 관계, 제 2편 : 쾰른 관측소의 수위로 본 강변 저수 능력의 영향력. BfG 보고 0779
브레츠닉, M., 1992 : 도나우강과 그 지류에서 직강화 와 발전용 보로 인한 홍수 시 유량 상승 – 14권. 수리적 예측과 수리 수산업 원리에 대한 도나우 연변국 회의 – 유네스코 국제 수문 프로그램과 WMO의 작전 수문 프로그램을 위한 독일 연방 공화국 국가 참의회 편찬, 코블렌츠, S. 293-300
헨리히프라이제, A., 2001: 잘레강에서 특히 고려된 보설치로 인한 문제점에 관하여- Nova Acta Leopoldina NF 84, Nr. 319, S. 149-156, 할레 시
헨리히프라이제, A., 2003 : 현 시대에 맞는 하천- 유역 개발을 위한 평균치는 어떠한가? 자연과 지형, 총권 78권, 제4.권 160-162 쪽
휘긴, G., 1980 : 독일 남부 라인 상류 범람원림에서 라인강 조성사업을 통해 발생한 변화 – Colloques phytosociologiques IX, Les forets allluviales, 677-706쪽
휘긴, G. & 헨리히프라이제, A. 1992 : 라인강변림의 식생과 수문 균형 – 식생학을 위한 집필연대, 24권, 7 개 그림과 1:50000 총천연색 지도, 48쪽
비이저, H.-J., 1979 : 홍수 연구 위원회, a) 수문학 – 라인강 상류의 홍수 예방, 1979년 1월 18일 라슈타트의 보도 행사, MELUF 바덴-비템베르크 주, 수자원 경영 관리소- 슈투트가르트, 11-28
|
첫댓글 막으면 터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