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는 국내 1호 정크아티스트 오대호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작가가 20여 년 동안 제작한 작품 6000여 점 가운데 1300여 점을 전시한다. 1950년대 미국 화가 로버트 라우션버그의 ‘컴바인 페인팅’에서 시작된 정크아트는 쓰레기와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을 합친 말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폐품을 활용해 만드는 미술을 가리킨다.
아이들이 뛰놀았을 옛 능암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기린 모양 미끄럼틀
지난 5월 개관한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는 폐교된 능암초등학교를 2013년부터 지켜온 충주어머니
상상학교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앙성 권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담도담(옛 능암초) 관광 사업자
공모’를 통해서다.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가 구원 등판하면서 충주시 북쪽 끝에 자리한 앙성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우리나라 온천 가운데 원수(原水)의 탄산 비율이 가장 높은 앙성온천과 1980년대 중부지방 대표 우시장의 맥을 잇는 참한우마을 등 앙성의 숨겨진 관광지가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것. 8개월 동안 시범 운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는 개관과 동시에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선정한 ‘강소형 잠재 관광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정크아트의 정수를 보여주는 로봇들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는 능암초등학교의 새 주인으로서 그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흉물스럽던 교사(校舍)는 동화에서 튀어나온 건물처럼 알록달록 예쁜 옷을 입었고, 잡초가 무성하던 운동장은 멋진 정크아트 작품으로 가득하다. 시골 마을 작은 학교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린다. 정크아트와 폐교, 쓸모가 다해 버려진 것들의 유쾌한 반란이다.
재생 골판지로 제작한 에코봇 만들기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 관람은 매표소가 있는 카페 미야우에서 시작한다. 병풍처럼 길게 늘어진 단층 건물 왼쪽 끝이다. 파스텔 톤으로 차분하게 마감한 인테리어와 가을빛을 닮은 은은한 조명이 매력적인 이곳에서 아이들은 에코봇을 만들고, 부모는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누린다. 재생 골판지로 제작한 에코봇은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를 대표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도안에서 뜯어낸 각 부위를 볼트와 너트로 고정하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오대호 작가가 추구하는 감성적 정크아트를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다. 정크아트 작품에 색을 칠하는 아트 컬러링도 특별한 체험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움직여보는 모션 갤러리의 작품
고양이로 변신한 소화기
카페 옆으로 긴 복도를 따라 모션 갤러리와 키즈 갤러리가 이어진다. 모션 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으로 작품을 움직여보는 공간이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폐품을 이용한 작품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테마 공원 놀이 기구처럼 의자에 앉아 작동하는 작품도 있다. 코코몽, 둘리, 미키마우스, 뽀로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는 키즈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고양이와 펭귄으로 변신한 소화기도 재미나다.
오토바이 연료통으로 사람 얼굴을 표현한 작품
라디에이터를 이용한 인체 모형
정크아트라고 해서 흥미 위주로 만든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오대호 작가의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도 자주 눈에 띈다. 오토바이 연료통으로 사람 얼굴을 표현한 작품과 라디에이터의 겹친 선을
이용해 인체를 형상화한 작품은 오 작가의 독보적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고철과 폐타이어를 이용해 만든 작품들
운동장을 활용해 꾸민 실외 전시장에는 키가 족히 3m는 되는 로봇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루돌프, 영화 속 히어로 스파이더맨까지 정크아트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 많다. 녹슨 자동차 휠은 멋진 무사로 변신했고, 구부러진 쇠 파이프는 문어를 닮은 외계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실외 전시장에 재미난 자전거 20여 대가 있다.
기상천외한 자전거 20여 대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선물이다. ‘자전거가 특별해봐야 자전거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바람개비가 달린 세발자전거는 얌전한 편이다. 뒷바퀴 축을 옮겨 바퀴가 돌 때마다
말 타는 것처럼 덜컹거리며 앞으로 가는 자전거가 있는가 하면, 스포츠카처럼 완전히 드러누워야
발이 간신히 페달에 닿는 자전거도 있다.
나란히 앉아 페달을 밟으면 게처럼 옆으로 이동하는 자전거는 아이보다 어른이 좋아한다. 20여 대
자전거가 모두 다르니, 이것저것 골라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페달 대신 아빠와 엄마의 사랑으로 달리는 자전거는 온 가족이 꼭 한번 타봐야 한다.
《흥부와 놀부》 장면을 정크아트로 재현한 디오라마
기린 모양 미끄럼틀과 개미 모양 흔들의자, 《흥부와 놀부》 《해님달님》 같은 전래 동화 속 장면을
매력적이다. 볏짚을 이고 앉은 모습이 시골 외갓집에서 본 것과 꼭 닮았다.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간식을 먹으며 쉬기에도, 운동장 이곳저곳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감시(?)하기에도 그만이다.
종댕이길 심항산 정상에서 본 충주호
충주 여행에서 충주호가 빠지면 섭섭하다. 충주호를 좀 더 가깝게 만나려면 종댕이길과 충주댐물문화관은 꼭 찾아야 한다. 종댕이길은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등산처럼 무턱대고 걷는 길이 아니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정자, 조망대에서 충주호 풍경을 즐기며 최대한 천천히 걸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3개 코스로 구성된 종댕이길 가운데 마즈막재주차장에서 출발해 심항산둘레길을 따라 원점으로 돌아오는 2코스(8.3km)가 인기다. 심항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충주호도 아름답다.
충주댐물문화관에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물에 관련된 동시와 동요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충주댐물문화관은 충주다목적댐의 역사와 댐의 작동 원리를 알리기 위해 조성했다. 대형 스크린을 갖춘 홍보관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1시와 3시에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물에 관련된 동시와 동요를 소개하는 코너도 흥미롭다. 충주댐물문화관을 돌아본 뒤에는 충주댐 위를 걸어도 좋다. 충주댐 보조여수로 건설 공사 때문에 현재 전망 엘리베이터 이용은 불가하다.
샤부샤부, 육회, 탕수, 튀김, 불고기, 만두를 모두 맛보는 꿩 코스 요리
꿩 요리는 충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다. 꿩 뼈로 낸 국물에 꿩고기를 데쳐 먹는 샤부샤부, 육회,
탕수, 튀김, 불고기, 만두를 모두 맛보는 코스 요리가 일반적이다. 꿩 한 마리로 이처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건 요리마다 다른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가슴살로 조리하는 샤부샤부나 육회와
달리 불고기에는 다리를, 튀김에는 다리와 날개를 사용한다. 탕수와 만두는 나머지 부위를 다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