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절에서 제사 지낸다-2
이번 시간에는 빔비사라왕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붓다께서 깨달음을 얻은 곳은
붓다가야Buddha Gaya라는 곳입니다.
그 이전에는 그냥 가야라고 불리었던 곳입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 깨달았던 것이라 하여 붓다를 붙여
붓다가야라고 부르게 되었던 곳입니다.
그곳에는 왕의 신심이
아주 돈독했던 밤비사라가 왕이 있었습니다.
이 왕은 15세에 왕위에 올라
25년간 예수재를 59차례나 지냈다고 합니다.
이 분이 이처럼 예수재를
여러 차례 지는 데에는 그 까닭이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이었습니다.
왕은 비몽사몽간에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왕은 꼼짝도 못하고 저승사자에게 끌려갔습니다.
저승에 당도하자
귀족들이 달려들어 왕을 한 옥사에 가두었습니다.
그러나 왕은 자신이 어떤 잘못으로
그곳에 끌려가게 되었는지 몰라 억울해 하며
옥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임금이 된 후로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악업을 짓지 않고
선업을 지으려고 애썼는데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고통을 주시는 겁니까?”
그러자 귀족은
“왕이 평소에 명부시왕과
그 종관 권속들을 공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왕은 “
자신은 시왕과 권속들이 이름을 몰라 그렇게 되었으니
돌려보내주면 그들을 극진히 봉향하겠다.”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겨우 죽음을 면하고
이 세상에 되돌아오게 된 빔비사라왕은 그가 약속한대로
시왕을 비롯한 명부와 권속들을 지극정성으로 공양하면서
전생의 죄업과 현생의 죄업을 참회했다고 합니다.
왕은 이처럼 지극정성으로
예수재를 지낸 공덕으로 모든 죄 업을 소멸하고 죽은 후에도
도솔천에 태어나
지장대성을 친견하고 수다원과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후 49재는 죽은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오직 유족들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지만
생전예수재는 스스로 자신이나
살아있는 다른 친척들을 위해 지내는 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 재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즉 내생에 대비하는 길은 살아 있을 때
선한 공덕을 쌓는 일과 모든 중생의 삶은 더불어 산다는
이치와 무상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 정진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시작된 예수재는
양나라 무제 당사자사 처음이라 보고 있습니다.
양나라 무제는 황후를 일찍 여의고
그 슬픔에 젖어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무제의 외로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신하들이 간청하여 무제는 새 장가를 들게 되었습니다.
새 황후를 맞아 혼례를 올린 뒤
첫날밤을 맞이하고자 죽은 황후가 살던 방에 새 황후가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천정 대들보에
갑자기 큰 구렁이가 한 마리 떨어져
잠자리에 들려서는 새 왕후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사라졌습니다.
이에 혼비백산한 무제는 신하들과 상의 끝에
죽은 왕후를 위해 특별한 재례를 베풀고
천도재를 지내도록 명령했습니다.
천도재가 끝나자
그날 밤 꿈에 죽은 황후가 나타나서 말하기를
"저는 폐하와 새 왕비의 극진한 정성에 감화되고
또 스님들의 어산·범패·동경소리에 어리석음은 마음을 깨닫게 되어,
어리석음· 욕심· 성냄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하곤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무제는 그 뒤로도 매년 영가 천도를 위해 이 재례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재의 유래라는 것이며
지금까지도 전승되며 업장 소멸을 위해 재를 드리게 되었다고 한다.
예수재는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의 줄임말로
생전예수生前豫修라고 하며,
살아 있으면서 죽은 뒤의 49재를 거꾸로 지낸다고 하여
역수逆修라고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살아서
스스로 자신을 닦는다고 하여 자수自修라고도 합니다.
이 예수재는 해마다 하는 것이 아니라
윤달이 든 해 즉, 윤년에 주로 행하여지고 있으며
사찰에 따라 하루 만에 지내거나
3ㆍ7일 곧 21일간 지내기도 하지만,
사람이 죽으면 다음 생을 받기 전까지
49일간 중음계中陰界에 머문다고 보아
7일마다 일곱 번에 걸쳐 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생전예수재란, 살아 있는 동안 49재를 미리 지냄으로서
사후 심판받게 될 죄업을 소멸하며 스스로 참회하는 기도입니다.
49재나 천도재가 죽은 뒤에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것과 달리
예수재는 스스로 기도를 통해
공덕을 쌓고 사후를 대비한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생전예수재는
형식보다는 그 내용이 더욱 알차야 합니다.
사후 49재는 죽은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오직 유족들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이지만
생전예수재는 스스로 자신이나
살아있는 다른 친족들을 위해서 지내는 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 재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에 보면
예수재를 지내는 사람은
여덟 가지의 방법과 열두 가지의 마음으로
이를 실천하면 한량없는 복을 받게 되고
또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는 복전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일이다.
2024년 08월 01일 오전 07:00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